"2024년 1월 1일 영암초에서 만납시다"… 20년 전 담임교사와 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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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후 새해 첫날 교정에서 다시 만나자던 초등학교 담임교사와의 약속을 지킨 제자들 사연이 알려졌다.
2004년 전남 영암군 영암초 6학년 2반 담임교사였던 A씨는 졸업식 때 제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한 가지 약속을 했다.
영상을 올린 제자 B씨는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있자는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새해에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며 "20년 전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에 아직도 가슴이 벅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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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된 제자들, 이름 기억한 교사
"동화 같은 일" "난 행복한 선생"
20년 후 새해 첫날 교정에서 다시 만나자던 초등학교 담임교사와의 약속을 지킨 제자들 사연이 알려졌다.
7일 한 유튜브 채널에 '20년 전 약속, 다들 기억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2004년 전남 영암군 영암초 6학년 2반 담임교사였던 A씨는 졸업식 때 제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한 가지 약속을 했다. A씨는 제자들에게 건강을 당부하며 "2024년 1월 1일 오후 1시에 이곳 영암초 운동장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시간이 흘러 30대가 된 제자들은 A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일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한 제자는 "애들 진짜 올까? 많이 왔으면 좋겠다. 떨린다"며 영암으로 향했다. 당일 학교 운동장에는 1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A씨에게 건넬 '롤링 페이퍼'를 썼다.
약속 시간인 오후 1시가 될 무렵 A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자들은 박수를 치며 그를 맞았다. A씨는 만나자마자 기억 속 제자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인사를 나눴다. A씨는 손에 학창시절 사진이 담긴 학급신문을 꼭 쥐고 있었다.
A씨가 제자들에게 "잘 있었냐. 다 한가해서 이렇게 많이 왔냐"며 반가워하자, 제자들도 "20년 전 선약인데 와야죠" "보고 싶었어요"라며 호응했다. A씨는 "생각해보면 나도 30대 때 제일 바빴다. 챙길 사람도 많은데 그 때 만나자고 하면 누가 만나겠냐 (싶었다)"며 "(너희 만날 생각에) 잠이 안 오더라"고 먼 길 달려온 제자들을 반겼다.
이들은 인근 식당에서 추억과 근황을 나눴다. A씨는 "교사를 28년 동안 하다가 구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 공모 교장으로 갔다"며 "올해가 임기 마지막 해여서 3월부터는 다시 선생님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했다. 약속 장소에 나오지 못한 제자들과도 영상통화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제자들은 A씨에게 작은 선물과 카네이션을 건네며 감사를 표했다.
영상을 올린 제자 B씨는 "20년 후에 만나자, 그때까지 살아있자는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온 선생님과 친구들 덕분에 새해에 동화 같은 일을 경험했다"며 "20년 전 묻어뒀던 보물을 찾은 듯한 느낌에 아직도 가슴이 벅찬다"고 밝혔다. 이어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살아온 친구들아. 앞으로 큰 거 바라지 않을게. 이렇게 맑고 건강하게 살아만 있자"고 인사를 건넸다.
교사 A씨도 이날 만남 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소회를 전했다. 그는 "저마다의 20년을 어찌 늙은 스승이 다 헤아릴 수 있겠냐만 누구나 최선의 20년이었음을 의심치 않는다"며 "오늘이 새로운 20년을 견디며 나아가게 할 힘이 되어줄 것이다. 멋진 제자들! 와줘서 고마웠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음에 또 만날 때까지 건강하게 살자"며 "그때는 한 잔 하면 더 좋겠다. 난 행복한 선생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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