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내리면 부동산은 '끝'?…2차 하락기 맞나요[송승현의 손바닥부동산]
(서울=뉴스1) 황보준엽 조윤형 기자 = 노원구는 일반적으로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떨어진다고 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보려면 노원구를 확인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최근 노원구의 집값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는 2차 하락 신호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죠.
뉴스1은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와 노원구 지역을 살펴보고 향후 집값 향방에 대해서 점검해 봤습니다.(촬영 기준일 지난해 12월18일)
◇ 영끌·빚투 성지…하락 가장 빨랐다
노원구는 '영끌·빚투 성지'로 통합니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아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인데요. 2021년 매수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2%가 2030세대였다는 점이 이를 증명하죠. 그래서일까요. 노원구는 시장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패턴이 있습니다. 남들보다 늦게 오르고, 하락은 가장 빠르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부터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상승세로 전환하며 집값을 회복하던 시기 노원구는 여전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이로부터 3개월이 지난 7월에서야 온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서 말했 듯 이 지역의 주요 매수자는 자금이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확실히 오를 분위기일 때 매수하고, 집값이 내릴 땐 버틸 여력이 부족해 빨리 매물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집은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하락세라고 해도 실거주 할 거면 사도 상관없지 않으냐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죠.
노원구 집값은 다시 하락을 시작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6일 기준) 노원구와 강북구 아파트값이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는데요. 노원구 하락은 지난 7월10일 조사 이후 17주 만이며, 강북구는 2주 만이었습니다. 서울의 25개 구 중 가장 빨랐습니다. 이를 두고 2차 하락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사례를 찾아볼까요. 12·16 대책과 함께 강력한 규제로 꼽히는 지난 2018년 9·13 대책 발표 이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강남3구가 5주간 하락세를 보일 때도 노·도·강은 상승세를 지속했고, 6주 차 들어 노원구가 하락 전환하고 도봉구가 보합을 기록하자 서울 집값 낙폭은 더욱 확대했습니다.
지금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게 현장의 분석입니다. 노원구 등의 집값은 가장 먼저 하락을 시작했고, 강남권 지역도 떨어졌죠.
◇재건축 중심지 이름값 안 통해…문의 끊긴 상계·중계동
노원구하면 많이 찾는 상계·중계동의 실제 분위기는 어떨까요. 매수 문의가 줄고 호가도 내려가는 추세라고 합니다. 노원구 거래량은 지난 10월 196건을 기록했는데, 200건 아래로 내려오기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여 만이었습니다. 11월에도 145건을 기록 중입니다.
가격을 보겠습니다. 노원구 상계동의 상계주공16단지 전용 59㎡는 지난달 13일 4억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해당 평형 신고가(7억3100만원) 대비 3억3100만원 하락한 금액입니다.
중계동 중계그린 전용 49㎡는 지난 4일 4억6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10월 거래가(7억2000만원)와 비교하면 하락률은 36%에 달합니다.
준공 40년 된 아파트가 몰려 '재건축 중심지'라 불리는 이름값도 통하질 않고 있습니다. 집값 수준의 분담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되면서입니다. 상계주공5단지 조합 집행부가 지난달 재건축 예상 공사비 등을 근거로 분담금을 추산한 결과 소유주가 전용면적 84㎡ 재건축 아파트를 배정받으려면 세대당 분담금이 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현재 이 단지 실거래 가격이 5억원 수준이죠.
결국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달 25일 소유주 전체 회의를 열고 GS건설의 시공사 선정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공사비 상승 압력의 가중으로 재건축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당분간은 오래된 아파트를 찾는 수요는 적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노원구에서 집 산다면 언제
노원구 아파트 매수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학군수요 등의 이점이 있는 만큼 수요가 꾸준할 테고, 가격도 어느 정도 내린 만큼 실수요가 접근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신중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조정기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재건축 단지의 경우 시장 상황의 침체와 공사비 인상 등으로 인해 단기간에는 상황이 개선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설명한 경우와 같이 집값과 비슷한 분담금이 부과될 텐데, 가격이 올라줄 것이라는 보장까지 없다면 사업을 추진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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