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글로컬대학을 찾아서③고창섭 충북대 총장 “한국교통대와 대학명 통합은 구성원 의견 최대한 반영…반도체 등 첨단산업 인재 양성”

마송은 2024. 1. 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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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한국교통대 구성원 참여하는 교명위원회 구성
바이오·이차전지·반도체·미래모빌리티 인재 양성
세계적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성장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과 비수도권 대학 경쟁률 격차가 매우 크게 벌어졌습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평균 경쟁률이 17.8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지만, 비수도권 대학의 경쟁률은 5.5대 1로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수시 지원 횟수가 6회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미달이나 다름없죠. 비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정원 미달 사태가 속출하면서 학과의 폐과 혹은 통폐합이 진행되고 종래에는 대학 소멸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현재 지방대에 놓인 현실을 이렇게 짚었다. 지금처럼 서울 소재 대학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이 가능한 생태계 구축을 시작하지 않으면 지방대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충북대는 한국교통대와 통합을 전제로 글로컬대학에 선정됐다. 에듀플러스는 고 총장에게 지방대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부터 한국교통대와 대학명 통합 과제, 글로컬대학 실행 계획, 한국 입시 문제점까지 다양한 교육 현안을 물었다. 다음은 고 총장과의 일문일답.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글로컬대학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컬대학 선정 이후 현재 어떤 준비를 시작했나.

- 현재 우리 대학은 한국교통대 통합과 본격적인 글로컬대학 사업 추진을 위해 '글로컬대학 추진위원회'와 '추진단'을 중심으로 실행 조직과 세부 실행 사항을 준비 중이다. △지역 주력산업 특성화 대학 △수요 기반 인재 육성 대학 △글로벌 연구 중심대학을 목표로 뒀다. 목표 달성을 위해 캠퍼스별 특성화와 지역을 넘어 국제사회와 함께하는 다양한 교육과 연구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전문가는 물론, 학내 구성원, 지역사회와 산업체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실행계획서를 2월까지 완성한다. 이후 양 대학이 함께 '글로컬대학 비전 선포식'을 갖는다. 이는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이 끝이 아니라, 두 대학이 하나가 돼 지역과 세계가 원하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다.

▲한국교통대와 대학명 통합 등 현안은 어떻게 풀어 나가나.

-통합이라는 과정은 매우 어려운 과정일 수밖에 없다. 양 대학이 통합이라는 공감대에는 동의했지만 행정조직 개편, 캠퍼스 재배치, 학사조직 통합 등 앞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구성원이 바라지 않는 통합 방식은 지속성이 없다. 양 대학은 교수·직원·학생 등 모든 구성원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통합 과정에도 구성원이 직접 참여해 함께 논의할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명과 관련해 양 대학의 교수·직원·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교명위원회(가칭)'와 같은 기구를 설립해 구성원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통합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유수업을 시작으로 유사 학과 상생발전 계획, 연합융합전공 등 공유 단계와 교원 겸직 강의, 캠퍼스 시설 공사, 연합융합전공 운영, 통합대학 학사계획 수립 등 연합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통합할 것이다.

▲충북대·한국교통대의 글로컬대학 강점과 차별점은.

-글로컬대학 사업은 지역 경쟁력을 글로벌 경쟁력으로 만드는 사업이다. 충북은 바이오(Bio), 이차전지(Battery), 반도체(semiConductor), 미래모빌리티(Mobility) 등 미래 첨단 산업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갖는다. 대규모 실증 시설 집적화를 위해 '비비씨엠 밸리(BBCM Valley)'를 양 대학이 함께 조성한다. 지역 주력산업 분야의 경쟁력 높은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지역적 강점을 갖는다.

2027년 청주 오창에 설치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의료·제약·소재·전자·기계·환경 분야 등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한다. 우수한 연구 및 산업 인력 양성과 국가 산업 혁신도 선도한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함께 준비하는 K-철도 글로벌 교육 모델, K-컬처 기반 융합국제대학 설치, 지역 근로 유학생 유치사업 등 국경을 허무는 '글로벌 K-교육 혁신 모델'은 타 대학과의 차별점이 될 것이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한국교통대와의 대학명 통합 등의 과제를 구성원의 목소리를 반영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컬대학이 본격화되면, 교육 과정 중 가장 큰 변화는.

-학생의 전공 선택권을 확대한다. 입학 후 다양한 전공 탐색 기회를 제공하고, 전공 탐색 기간을 거친 후 전공을 선택하는 '학생 수요맞춤형 무전공 입학제도'를 확대한다. 무전공 입학생과 자율전공 학생의 전공선택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학사 지도 업무를 '학생 성공지원본부(가칭)' 소속 전담 교수가 담당해 전문적인 진로 지도가 이뤄지도록 한다. 학생의 다양한 전공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무제한 전과 제도 도입, 수업 연한 폐지, 학과(전공) 간 벽 허물기 등을 실시한다.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 및 교수법을 개발해 융복합 인재 양성을 위한 학사제도도 도입한다.

미래 DX(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를 대비하고 학생 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대학 교육을 시작한다. 인공지능(AI), 디지털리터러시, 경제, 금융 등 필수 교양교육을 개편한다. 현장실무형, 연구개발형, 융합형, 다양한 인재 육성을 위해 '진로 맞춤형 학생 설계 전공 및 트랙'과 '모듈식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새로운 학사조직 기반의 맞춤형 트랙 유형별 교육과정과 교수법, DX 시대의 미래형 교수법을 개발한다. 신임 교원을 위해 임용 학기에 교수법 정착 및 지원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운영한다.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충북대가 대안으로 마련한 교육은.

-산업구조 변화와 특화 분야에 관련된 교육수요 요구에 대응하고 우수 인재가 입학·졸업·취업·정주로 이어지도록 '지산학연 쿼드 헬릭스(Quad-Helix) 플랫폼'을 구축해 지역 경쟁력 강화와 고등교육 혁신에 앞장선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미래모빌리티 등 충북지역 주력산업 분야의 고급 인력 약 1000명을 양성하려 한다. 지역 산업 전문 연구 인력을 지역에 취업시키고 정주하게 해 지역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한다.

지자체와 산업체 등 교육 수요자와 공급자(대학) 간 상호작용 기반으로, 양방향의 다양한 융합 전공을 개설해 경계를 허무는 교육·연구·산학으로 혁신한다. 이를 통해 '사회 수요 맞춤형 융복합 오픈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지역 주력산업 분야의 고졸 신입 교육 캠프를 운영해 산업체 인력의 경쟁력 강화에도 힘쓴다.

▲글로컬 대학이 지방대와 교육 선순환 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은.

-글로컬대학의 성과를 충북 도내 17개 대학과 성과를 공유해 교육 혁신을 선도한다. 강의 공유, 학점 교류, 지산학연 쿼드 헬릭스 플랫폼을 개방해 우수 기술 공동 개발, 기업체 매칭 등 협업을 추진해 지방대와 동반성장을 추진한다.

▲우리나라 대학 입시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 대입 제도적 측면에서 보면, 수능 선택과목의 불공정으로 학생 적성·역량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을 저해하고, 내신 9등급제는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고 과잉 사교육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2028 대입제도 개편'이 확정됨에 따라, 대입의 핵심인 수능시험과 고교 내신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수능 선택과목의 불공정을 해소하고, 과도한 경쟁을 조장하는 현행 내신 9등급제를 5등급 체제로 선진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학마다 우수 인재 선발을 위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 입학전형의 변화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충북대는 한국교통대와 통합한 글로컬대학을 추진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현장 중심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양성해야 할 인재상은.

-빅데이터, AI 발달로 사회 및 산업은 급변한다. 다양한 지식을 통섭한 융복합 인재 양성 필요성이 급증하는 이유다. 사회의 변화를 읽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 우리 대학은 학과 간 경계를 허물어 학생, 산업, 사회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수요맞춤형 무전공제 도입, 전공 탐색 소양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의 전공 선택권 강화와 융복합 교육 및 학생 중심의 학사 시스템으로 혁신해 창의·융합형 사고를 가진 미래 인재를 육성하고자 한다.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에게 대학 선택에 대해 조언한다면.

-진취적인 자세로 진로를 탐색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진로를 설계하길 바란다. 현재 우리 대학은 진로·진학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학생이 진로를 탐색할 기회를 제공한다. 전공 심화 특강 및 오픈캠퍼스 전공체험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미래 세대는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 충북대와 한국교통대가 준비하는 글로컬대학은 학생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현장 중심형 인재로 성장하도록 교육 환경 개선을 최우선으로 준비한다. 졸업생 취업을 위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학생이 준비한 스펙이 일치할 수 있도록 자기 주도 취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마지막으로 인생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틱낫한 스님은 '행복이 오는 길은 여러 갈래다'라는 말을 남겼다. 시험에 실패했다고 해서 낙담하기보다 앞으로 나 자신이 하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깨닫고 그 길을 향하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컬대학의 성공적 출발을 위한 각오는.

-글로벌 수준의 연구 중심 대학으로 세계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지역 우수 연구기관과의 협력체계 구축, 연구 우수 교원지원 강화, 연구 우수신임 교수 확보, 대학원생의 장학 및 복지 증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글로컬대학은 대학의 노력과 염원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지자체와 산업체 그리고 연구기관 등 모두의 염원과 노력으로 이뤄진다. 우리 학생과 지역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인재 양성-취·창업-지역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구축해 우수 지역 인재가 지역에 정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충북대 전기공학부 교수로 부임했다. 충북대 기획처장, 전자정보대학장, 창업보육센터장, BK21충북정보기술교육연구단장 등을 거쳐 2023년부터 충북대 제22대 총장을 맡고 있다.

마송은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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