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만들고 채우기’ 동심으로 돌아가는 성수 이색 체험 2

박소예 여행플러스 인턴기자(gdau1888@naver.com) 2024. 1. 8.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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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주말에는 뭐할까. 약속을 잡을 때마다 최대 고민거리다. 평소와는 다른 장소를 가보려고 해봐도 멀리 훌쩍 떠나지 않는 이상 카페, 맛집, 영화관 정도만을 맴돌 뿐이다. 싫은 건 아니지만, 한 번씩은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잠시 반복되던 루틴을 깨줄 서울 시내 이색 체험을 할 수 있는 두 곳을 소개한다.

책상 위 작은 힐링 공간 아키리움 만들기 ‘38랩’
38랩 내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는 아키리움을 만들 수 있는 공방 38랩이 있다. 지도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따뜻한 조명이 채우고 있는 아늑한 공간이 반겨준다. 방문한 때가 크리스마스를 조금 비껴간 시점이었지만, 아직 공방 곳곳에는 트리와 연말 흔적이 남아 있었다.

아키리움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해 물어보니 38랩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어낸 단어라고 했다. 아키리움 만들기란 책상 위 작은 힐링 공간을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시멘트 모듈, 미니어처, 다육식물 등의 재료를 활용해 나만의 특별한 디자인 소품을 만들 수 있다.

38랩 내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다만 다른 체험 프로그램처럼 1부터 10까지 과정이나 진행 순서가 정해져 있지 않다. 꾸미는 과정은 완전히 개인의 자율에 맡긴다. 그렇다 보니 실제로 예시용으로 진열된 아키리움 모형들도 각기 다른 개성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가격도 마찬가지다. 시멘트 발판 가격이 기본비용으로 나오고 이 뒤로는 재료를 어떻게 추가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유동적으로 금액이 발생한다. 가장 작은 시멘트 기준 3만5000원이어서 기본비용만 나오기도 하고, 재료를 많이 추가할수록 비용은 올라간다.

시계 만들기와 크리스마스 한정으로 진행 중인 트리 만들기도 있었는데, 가장 기본형인 아키리움 만들기를 체험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시멘트 모듈을 고르는 일이다. 연필꽂이나 명함꽂이로 활용할 것인지, 관상용으로 식물을 장식하는 용도로 사용할 것인지 이후 용도를 생각해서 틀을 정하면 좋다.

아키리움 만들기 과정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석현진 피디
원하는 시멘트 모듈을 고르면 다음으로는 가로등을 고를 수 있다. 가로등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금액을 추가하면 가로등 개수를 추가할 수도 있다. 원하는 가로등을 골라 위치를 잡으면 사장님이 가로등의 위치를 고정하고 불을 연결해 준다. 여기까지 따라오면 기본적인 토대 잡기는 끝난다.

토대를 잡으면 이후로는 자유롭게 꾸미면 된다. 우선은 나무를 만들고 울타리를 깔기로 했다. 나무는 물감으로 뿌리를 칠하고 이끼로 잎을 만들었다. 울타리는 코너형과 연결형, 여러 가지 버전이 있어 원하는 모양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3D 프린터로 제작한 각종 동물 모형이나 식탁, 의자들도 있어 세부적으로 배치해 꾸밀 수 있다.

완성된 아키리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무엇보다 포인트가 되는 건 다육식물이다. 여러 종류의 식물 중 원하는 것을 고르면 사장님이 아키리움으로 옮겨 심어준다. 아기자기하고 귀엽던 아키리움에 녹색이 더해져 힐링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완성본은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포장해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38랩 내부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중에 아키리움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다. 아키리움 체험은 원래는 조명 가게를 운영하던 사장님들이 조명을 활용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아이디어라고 했다. 그렇다 보니 아키리움, 시계, 트리까지 모든 체험 활동에는 조명을 활용한다.

현재도 주중에는 사무실로 운영하고 주말에는 예약제로 공방으로 이용한다. 아키리움 체험에는 다양한 재료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12세 미만의 어린이의 경우, 보호자의 동반 아래 체험을 진행할 것을 권장한다.

트리체험 / 사진=박소예 인턴 기자
트리 체험은 11월 셋째 주부터 12월 말까지 진행했다. 올겨울의 트리 체험은 아쉽게도 마감했지만 약 1년 뒤에도 재오픈할 예정이니 그때를 기다려 보자.

나만의 작은 공간을 만들면서 주중에 쌓인 피로와 지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보는 체험은 꽤 흥미로웠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니 문을 두드려보길 추천한다.

직접 채워가는 나만의 캔버스 ‘성수 미술관’
성수 미술관 내부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어린 시절 한 번쯤 화가를 꿈꿔본 적 있는 당신에게 ‘이곳’은 제격이다. 드로잉 카페 성수 미술관이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 서른 곳 가까운 매장을 연 성수 미술관은 나만의 미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해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기본적으로 프린팅된 도안 위에 채색 작업을 하는 거라 소질이 없어도 부담 없이 도전할 수 있다.
성수 미술관 외관과 내부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자리한 성수 미술관 본점을 찾았다. 미술관의 표지판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비밀 철제문이 나온다. 문을 열자마자 숨겨진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온다. 내부 벽은 손님들의 낙서로 가득 차있는데 미술관의 감각적인 느낌을 한층 더했다.

사이즈는 캔버스 크기와 전지 크기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만약 기본 도안 작업이 아니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면, 4900원을 추가해 입체적인 질감과 색감 표현이 가능한 백드롭 페인팅으로도 진행 가능하다.

도안 종류는 산리오, 포켓몬, 디즈니 등의 캐릭터 도안부터 일반 풍경이나 정물화까지 다양하게 구비했다. 난이도도 천차만별인데 만약 그림이 익숙하지 않다면 배경이 많은 풍경화보다는 캐릭터 도안이나 정물화를 추천한다. 캐릭터 도안을 선택할 경우 라이센스 비용으로 2900원이 추가된다.

성수 미술관 앞치마 팔토시 모자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입구에는 앞치마와 팔토시를 구비해 뒀다. 물감이 옷에 묻으면 잘 안 지워지기 때문에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가능한 착용하는 것이 낫다. 함께 걸려 있는 화가 모자는 작업을 하는 중간 색다른 기념사진을 남기기 딱 좋다.
성수 미술관 도안 / 사진=석현진 피디
성수 미술관 공용키트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도안을 선택하고 옷을 착용하면 캔버스와 재료를 준비해 준다. 도안 구석에는 QR 코드가 있는데 스캔하면 선택한 도안의 그림 견본이 나와 참고할 수 있다. 물론 기존 도안 그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킬지는 본인의 자유다.

이미 그려진 그림 위로 물감을 채워 넣는 작업인데도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해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성수 미술관은 기본적으로는 이용 시간제한이 없지만 대기 손님이 있는 경우에는 120분으로 제한하는데, 부족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수 미술관 완성 작품 / 사진=박소예 인턴기자
완성을 한 작품은 캔버스에서 사진을 남기고 그대로 집에 가져갈 수 있다. 가까이서 보면 도안을 맞추지 못해 삐뚤빼뚤 하지만 멀리서 보면 제법 그럴듯하다. 자기 손으로 무언가를 완성했다는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어린 시절에는 스케치북 때로는 벽이나 바닥까지 크레파스로 그리고 색칠하면서도 마냥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그렇지만 어른이 될수록 어쩐지 붓을 들면 잘 그려야 된다는 압박에 그림과 잠시 멀어졌었다. 성수미술관에서는 잠시 멀어졌던 그림과 다시 한 번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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