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대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 재심을 이끈 박준영 변호사

KBS 지역국 2024. 1. 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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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앵커]

15년 전이죠.

순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50~60대 여성 2명이 새참으로 청산가리가 든 막걸리를 마시다 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사망자의 남편과 딸은 형이 확정됐습니다.

그런데 이 순천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에 대해 법원이 최근 재심 결정을 내렸습니다.

재심을 이끈 박준영 재심 전문 변호사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2009년에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입니다.

어떤 사건이었습니까?

[답변]

우리 지역에서 발생했던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새참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두 분은 사망했고요.

두 분은 뱉어내서 가까스로 화를 면한 사건입니다.

사망한 분 한 분의 가족 아버지와 딸이 범인으로 몰렸고요.

아버지는 무기징역 받았습니다.

딸은 20년 받았습니다.

그런데 15년 만에 당시 수사와 재판 과정에 문제가 많다는 게 법원을 통해서 확인됐고 지난 1월 4일날 형 집행정지로 석방이 된 사건입니다.

[앵커]

그럼 법원에서 결정적으로 이걸 재심의 이유, 재심을 확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변]

이 사건은 자백이 사실상 유일하고 결정적인 증거인 사건입니다.

그런데 당시 자백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검사와 수사관의 강압, 회유, 기만, 이간질 이런 온갖 불법이 다 동원된 사건으로 법원이 봤고요.

또 이제 막걸리를 구입했다는 정황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당시 경찰 수사에서 밝혀졌었는데 그런 증거들을 검사가 의도적으로 숨겼습니다.

무죄를 뒷받칠 만한 그러니까 법원에서 법원이 확인만 했다면 무죄를 선고할 수 있을 만한 증거들을 검사가 의도적으로 많이 숨겼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형이 확정되기 위해서….

[답변]

유죄를 받기 위해서죠.

[앵커]

유죄를 받기 위해서 무죄가 될 수도 있는 증거들은 숨겼다 이렇게 보면 되는….

[답변]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리고 법원의 재심 인정 근거도 그렇게 보고 있다는 걸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앵커]

변호사님께서 이 사건을 맡으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답변]

저도 몰랐던 사건이었는데요.

방송에서 여러 번 다뤄졌습니다.

그리고 또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던 한 작가분이 인터넷 언론을 통해서 기획기사를 내보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분을 통해서 사건을 맡았고요.

저도 한동안 방치해 놨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경에 한 방송사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시 다뤄보고 싶다라고 했고 그게 계기가 돼서 순천지청을 방문했는데 거기 가 보니까 당시 조사 과정이 담긴 영상이 상당히 많이 있었고 그리고 검사가 제출하지 않은 증거가 많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이거 문제가 많구나 재심을 2021년 1월에 청구했습니다.

[앵커]

3년 전에 지금 발견하신 영상이에요.

그 영상에는 어떤 것들이 담겨 있던가요?

[답변]

수사 과정이 녹화되어 있었습니다.

조사 과정이 그런데 조서를 보면 그 자백을 아주 구체적으로 자발적으로 합니다.

그런데 그 조서가 작성되는 과정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그 자백이 자발적이지 않았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강압적이었고 회유 기만 온갖 불법이 조사 과정에서 동원됐고요.

그리고 실제 진술이 아닌 아닌 진술들을 조서에 담아냈습니다.

[앵커]

그러면 수사 과정에서 불충분한 증거 진술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거나 편집했던 그런 흔적도 남아 있었습니까?

[답변]

있었습니다.

다 있었습니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많습니다.

[앵커]

이번에 재심 결정과 함께 형 집행정지도 동시에 됐습니다.

부녀 만나보셨을 겁니다.

어떤 말씀들 하시던가요?

[답변]

사실 제가 재심을 맡았지만 오랫동안 이분들을 여러 번 접견하긴 했지만 이분들과 30분 이상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습니다.

이분들은 본인들의 어떤 경험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십니다.

그래서 제가 대신해서 말씀드린다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앵커]

맞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검찰이 이러한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것을 일부 밝혀내신 건데요.

그러면 그 당시 수사했던 검찰에 대한 처벌은 가능한 겁니까?

[답변]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데 직권남용이나 허위공문서 작성 이런 범죄의 공소시효가 그때 당시를 기준으로 7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시간이 처벌할 수 있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앵커]

당시 수사검사에 대한 처벌은 현재….

[답변]

불가능합니다.

[앵커]

그러면 남은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답변]

앞으로 검찰이 이번 주 목요일이 항고 기한이거든요.

검찰이 불복을 하지 않으면 재심이 확정되고요.

그러면 봄부터 재심 절차가 진행될 것 같고 만약에 불복을 하게 된다면 또 진실을 밝히는 어떤 시간은 좀 더 길어질 것 같습니다.

[앵커]

그 약촌오거리도 그렇고 화성 8차 사건도 그렇고, 굉장히 약자이신 분들이 이렇게 억울함을 호소할 데가 없다가 그래도 무죄 판결을 이끌어내셨습니다.

그런데 이 사법부에 피해자들께서 보상금을 또 모으셔서 의미 있는 곳에 써달라는 그런 또 장학회를 만드셨다고요.

[답변]

장학회 만들었습니다.

'등대장학회'라고요.

기본 재산이 5억 원인 공익법인입니다.

갈수록 각박하고 살기 힘들다라고 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가정의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그런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인정이 곳곳에 많이 남아 있고 우리가 키워낼 수 있다라는 걸 얘기하고 싶습니다.

[앵커]

스스로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어야 또 이러한 무고한 사건들도 많이 없어지리라고 봅니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재심 전문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 얘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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