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손흥민→이강인' 韓 에이스 계보, AFC도 인정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김동윤 기자 2024. 1. 8. 19: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이강인(왼쪽)과 박지성. /사진=아시아축구연맹 공식 SNS
이강인(왼쪽)과 손흥민./사진=뉴시스
이강인. /사진=뉴시스
파리생제르맹(PSG)의 이강인(23)이 한국 축구의 전설 박지성(43)의 후계자로 인정받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1월 12일부터 열리는 2023 아시안컵을 빛낼 '영 스타(Young Star)' 5명을 꼽았다.

이강인은 이라크의 알리 자심(알 쿠와), 일본의 쿠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우즈베키스탄의 압보스베크 파이줄라에프(CSKA 모스크바), 말레이시아의 알리프 아이만(조호르) 등과 함께 이번 아시안컵에서 강렬한 활약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5인의 젊은 선수 중 하나로 꼽혔다. 그러면서 박지성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 눈길을 끈다. AFC는 지난달 26일 올렸던 공식 SNS 게시물을 끌어 올리면서 "이강인이 박지성의 후계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소개했다.

박지성은 명실상부 한국 축구 최고의 전설 중 하나다. 2000년 교토 퍼플상가에서 프로 데뷔해 2014년 PSV 아인트호번으로 임대 가 은퇴할 때까지 한국 축구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국가대표팀에서 존재감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룬 주축으로 활약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프랑스전 동점골,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 쐐기골로 세 대회 연속골에 성공했고, 주장으로 나선 2010년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최초 원정 16강의 위업을 이뤘다.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아시안컵과 인연도 상당했다. 박지성의 성인대표팀 데뷔전이 2000년 'AFC 아시안컵 레바논' 지역예선 라오스전이었고, 그의 마지막 국가대표 경기도 2011년 'AFC 아시안컵 카타르' 일본과 4강전이었다. 2000년 레바논, 2004년 중국, 2011년 카타르 등 세 번의 아시안컵에 참가했고 마지막 2011년 대회에서 주장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을 4강까지 이끌었다. 그렇게 2000년 태극마크를 처음 달고 2011년 반납할 때까지 100경기에 출전해 센추리 클럽에 가입, 총 13골을 넣었다.

박지성. /AFPBBNews=뉴스1
박지성(가운데). /AFPBBNews=뉴스1
박지성(왼쪽)./AFPBBNews=뉴스1

이강인은 그런 박지성의 후계자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AFC의 판단이다. AFC는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스타들이 즐비한 PSG와 계약한 후 출전 시간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를 떨쳐내고 핵심 멤버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킬리앙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등과 함께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으며, 국내와 유럽 무대에서 모두 우승을 도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PSG가 툴루즈를 2-0으로 꺾고 트로페 데 샹피온(프랑스 슈퍼컵)을 들어 올리는 데 기여했다"고 소개했다.

AFC가 소개한 2023 트로페 데 샹피온에서 이강인의 활약은 상당했다. 지난 4일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이강인은 4-3-3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뎀벨레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내준 패스를 이강인이 달려들어 왼발슛으로 마무리 지은 것이 그대로 결승골이 됐다. 이강인은 앞서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한 골씩 기록했고, 이날이 PSG에서의 시즌 3호골이었다. 이후에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시도하는가 하면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뿌리는 등 번뜩이는 활약을 한 덕분에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풋몹으로부터 8.3, 또 다른 소파스코어로부터 8.0의 평점을 받았다.

국가대표팀에 와서도 물오른 감각을 이어가고 있었다.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4골 3어시스트다. 지난해 10월 튀니지, 베트남과 친선경기에서 각각 2골과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4-0, 6-0 대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서도 싱가포르와 중국을 상대로 각각 1골 1어시스트와 1골로 한국의 5-0, 3-0 완승을 견인했다. 아시안컵 직전 평가전인 이라크전에서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필드 전체를 종횡무진하면서 한국 대표팀의 가장 강력한 득점 루트가 되고 있다.

이강인(맨 앞줄 가운데)이 2023~2024시즌 프랑스 슈퍼컵 우승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PSG 구단 공식 SNS
이강인이 2023~2024시즌 프랑스 슈퍼컵 우승 후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SG 구단 공식 SNS
손흥민. /사진=토트넘 홋스퍼 구단 공식 SNS

그로 인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AFC는 "이강인은 최근 국가대표 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는 1960년 이후 처음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클린스만 감독과 태극전사들에게 좋은 징조"라고 설명했다.

아시안컵 우승은 한국에 있어 2002 월드컵을 이끈 황금세대조차 해결하지 못한 오래 묵은 숙원이다. 1956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1, 2회 우승을 차지했으나, 1960년 이후 전혀 업데이트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깝게 우승을 놓친 것도 아니었다. 1964년 3위, 1972년 준우승, 1980년, 1988년 준우승 이후 한동안 결승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황금세대가 발돋움하기 시작한 2000년, 2007년, 2011년 대회에서조차 3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00년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했고, 2007년에는 이라크와 준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했다. 첫 아시안컵 결승이었던 이라크는 그 기세를 몰아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박지성의 마지막 대회였던 2011년 아시안컵 카타르였다.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1-2로 끌려가던 연장 후반 15분 극적으로 황재원의 동점골이 터져 승부차기에 진입했으나, 세 명의 키커가 모두 실패하면서 허무하게 결승 진출권을 내줬다. 일본은 그 기세를 몰아 호주에 리 타다나리의 연장 결승골로 4번째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고, 이것이 일본의 현재까지 마지막 우승이다.

박지성의 뒤를 이어 한국 축구 에이스 계보를 잇는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은 13년 만에 다시 찾은 카타르에서 선배들의 설욕을 하려 한다. 현재 FIFA 랭킹 23위의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경쟁한다. 오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이번 대회는 24개국이 출전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후 각 조 1, 2위 12개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남은 4자리는 각 조 3위 중에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에 합류한다.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손흥민(가운데). /사진=대한축구협회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