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감기약, 증상별로 맞춤 복용해야
[미니 인터뷰] 손민수 해운대바른약국 약사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의 몸은 외부의 기온변화에 따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다. 문제는 외부의 기온 차이가 너무 심하면 몸이 적응하지 못해 면역력이 저하되고 그로 인해 여러 질환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감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감기는 매우 흔한 증상으로 매년 약 2000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급성상기도감염의 총칭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겨울의 건조한 날씨 탓에 인후두,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바이러스 배출 기능이 감소한다.
단순 감기는 일반의약품을 통해 증상을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종합감기약을 먹으면 안 된다. 종합감기약은 콧물, 몸살, 인후통 등 복합증상을 완화하기 때문에 증상에 맞지 않는 약을 복용하면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종합감기약에는 ▲아세트아미노펜 ▲클로르페니라민 ▲슈도에페드린 ▲덱스트로메토르판 등 사용되는 성분이 다양하다. 또 감기약에는 어른이나 노인이 주의해야 하는 성분이 있어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이에 손민수 해운대바른약국 약사와 종합감기약 선택법에 관해 간단히 알아봤다.
- 해열진통제와 소염진통제 성분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대표적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해열, 진통효과가 있지만 염증완화효과는 없다.
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염진통제로는 ▲덱시부프로펜 ▲이부프로펜 ▲나프록센 등이 있다. 소염진통제는 해열·진통효과 이외에 염증완화효과가 있다. 즉 염증으로 인해 발생한 열과 통증에 좀 더 효과적이다.
이 두 약제의 차이를 잘 모르고 비염, 인후염, 편도염 등 염증이 있을 때 타이레놀만 드시고 ”왜 증상개선이 늦게 개선되나요?“라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다. 타이레놀은 염증을 완화시켜주지 못해 증상개선에 시간이 걸린다.
- 복용하는 사람에 따라 감기약 선택이 다른데.
크게 ▲연령 ▲기저질환 ▲임산부 등을 구분해 감기약을 추천한다. 우선 약물에 따라 정해진 연령이 있다. 따라서 약을 구매할 때 자신의 연령을 말해주는 것이 도움 된다.
기저질환자의 경우 위장과 간이 나쁜 사람이 많다. 위가 나쁜 사람들에게는 위장에 부담이 적은 생약성분의 한방감기약 또는 목캔디, 목 스프레이, 코 스프레이 등 증상에 맞게 우선 추천한다. 소염진통제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술을 자주 먹거나 간이 나쁜 분들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이 없는 제제들을 추천한다. 위와 간이 나쁘면서 인후통이 동반한 환자에게는 소염제가 포함된 목캔디 또는 목 스프레이, 위장에 부담이 적은 생약소염제를 추천한다.
- 임산부가 복용 가능한 종합감기약도 있나.
보통 감기 증상으로 두통, 근육통 오한이 발생하는데 임산부들에게는 우선 아세트아미노펜성분을 추천한다. 기침·가래에는 아세틸시스테인성분의 목감기약 또는 소염진통제나 요오드 등이 포함되지 않은 목 스프레이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 콧물감기에는 비충혈제거제가 없는 항히스타민제(페니라민, 세티리진, 디펜히드라민, 로라타딘 등)를 사용할 수 있다.
추가로 소염진통제의 경우 임신 3기 이후 복용 시 대동맥관 조기폐쇄를 일으킬 수 있다. 출산 후 신생아의 폐혈관 저항이 정상적으로 감소하지 않아 신생아 폐동맥 고혈압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더불어 태아의 신장기능을 떨어뜨려 태아의 소변량이 감소하고 양수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이밖에도 분만이 지연되거나 분만과정에서 지혈작용을 저해해 과다출혈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약 선택 시 약사에게 꼭 문의해야 한다.
- 진통제 복용 시 알코올 섭취 말고 다른 주의사항이 있는지.
해열진통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은 간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술과 같이 병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이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중장년층 이상 환자 중 퇴행성질환으로 정형외과에서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예를 들어 잇몸이 아프거나 머리가 아플 경우 약국에서 소염진통제를 추가로 복용하면 위장장애와 함께 소염진통제 과량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카페인 함량이 높은 식품을 감기약과 함께 복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감기약에도 카페인이 함유된 경우가 있어 가슴 두근거림, 불면증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자주 찾는 감기약인 판콜, 판피린, 콜대원에는 카페인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시중에는 다양한 감기약이 존재하는데. 상담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감기 증상에 맞게 올바른 약을 선택하고 복용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복약상담 시 ‘친구가 000 감기약이 좋다’고 해서 그 약을 달라는 분들을 종종 본다. 하지만 약은 증상에 따라 약사가 추천하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과거 목이 아파서 오신 분이 친구가 코감기약인 000이 감기에 좋다 하면서 달라고 한 경우가 있었다. 이때 ”친구는 잘 낫던데 나는 왜 효과가 없냐“고 물어봤다. 그 당시 제가 그냥 드렸다면 효과는 없고 목감기 증상이 심해졌을 것이다. 약사를 좀 더 믿고 본인의 증상을 상세히 설명해주면 좋겠다.
추가로 요즘 감기약을 추천받다보면 한약과립을 같이 주는 경우가 많다. 양약은 주로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반면 한약제제는 병의 원인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같이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로나19, 독감으로 인해 병원을 다니다가 잘 안 나아서 오시는 분들에게 증상에 맞는 한약제제를 같이 드리면 증상개선 속도가 빠르다.
헬스경향 이원국 기자 21guk@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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