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건설이 뜬다] ①서울 한복판 ‘더 클래식 500′… “실버타운에서 출퇴근 해요”

조은임 기자 2024. 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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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최고급 실버타운’ 자리 지켜
600명 중 200명 출퇴근… ‘전문직’ 다수 입주
로비선 수시로 공연… 영화관람실 늘 북적여
평균 입주기간 10년 넘어 “만족도 높다”

노인 1000만시대. 노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가 등장하면서 노인을 바라보는 시각도 변화하고 있다. 주거 환경 변화도 예상된다. 실버타운이 대표적이다. 총 6회에 걸쳐 실버타운을 입체적으로 분석해봤다. [편집자주]

지난 3일 방문한 '더 클래식 500'의 1층 로비 전경. 이 곳에서는 연말 파티를 비롯해 각종 행사·공연이 진행된다./조은임 기자

“입주자 3분의 1은 이곳에서 매일 출퇴근을 합니다. 몇 년 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더 클래식 500′ 관계자)”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으로 나와 5분도 채 걸리지 않아 로비에 도착했다. 점심시간이 가까웠지만 주차장 출입구에서는 고급 자동차들이 끊임없이 나왔다. 입주민 전용 엘리베이터 역시 바쁘게 움직였다. 입주민들의 진출입이 잦았다. 이 곳의 입주민은 총 600명. 200여명은 여전히 경제활동을 위해 출퇴근을 한다. 나머지 입주민들도 서울에서 생활권을 유지하기 위해 이곳을 택했다고 한다. 올해로 문을 연 지 15년째. ‘더 클래식 500′이 최고급 시니어 레지던스로 위상을 공고히 지킬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서울 한복판에 위치한 ‘도심형’이기 때문이다.

실버타운 입주자들 다수는 ‘건강할 때 와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 단절을 막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목적만 있는 게 아니다. ‘즐거운 노년’을 위해 살던 곳 대신 실버타운을 택하는 것이다. 이곳 ‘더 클래식 500′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현재 2년을 대기해야 한다. ‘더 클래식 500′의 보증금은 9억원, 월 생활비(월 이용료와 공동관리비, 세대관리비, 식사 포함)는 2인 기준 480만원 수준이다.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의 층별배치도./조은임 기자

A동과 B동으로 나눠진 이곳에 들어온 증권사만 4곳이다.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이곳 입주자들의 상당수가 전문직 종사자, 기업인 등으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화려한 조명과 조각상으로 장식된 1층 로비에서는 종종 행사가 열린다. 연 1~2회 송년 패밀리 파티와 5월 가정의달 특별 공연 등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월 1회 로 소규모 연주회가 열리는 데 이는 다목적실에서 열리며, 입주민은 무료로 볼 수 있다. 층고가 높아 시원하게 뚫린 이 곳 로비 가장자리에는 인기있는 프랜차이즈 카페와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었다. ‘상위 1% 선택받은 소수에게 제공된다’는 브로셔의 문구를 그대로 재연한 듯 했다.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의 대표적인 건강관리 공간. (위) 물리치료·스트레칭이 진행되는 건강학교, (아래) 피트니스 시설./조은임 기자

‘더 클래식 500′은 건국대학교에서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애초 건국대는 건대입구역 초역세권에 ‘스타시티’ 상업지구를 조성하면서 ‘더 클래식 500′도 기획했다. 바로 맞은 편에 종합병원인 건국대학교 병원이 있다. 입주자들 상당수는 병원과의 접근성을 ‘더 클래식 500′을 택한 이유로 꼽았다. 이외에 치과와 피부과, 한의원이 ‘더 클래식 500′ 건물에 별도로 입점해 있다.

입주자 A(85세)씨는 “응급상황이 생기면 장정 2명이 와서 전용 차량에 실어 바로 건국대병원 응급실로 이송해준다”면서 “일반 아파트나 주택에 살았다면 누릴 수 없는 혜택”이라고 했다.

또 다른 입주자 B(82세)씨는 “무엇보다 병원이 가깝다는 점이 가장 안심이 됐다”면서 “우리 나이에 자립을 하고 자식들에게 신세를 안 지려면 무엇보다 건강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의 거주공간. (위) 침실, (아래) 거실, (오른쪽) 응급장치./조은임 기자

더 클래식 500′ 역시 입주민의 건강 관리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간호사가 24시간 상주하고 있으며, 물리치료사 2명이 주간에 머물고 있다. 체력 증진을 위해 별도로 마련된 ‘건강학교’ 공간은 ‘채움’과 ‘비움’으로 나눠져 회원별 체질에 맞는 관리가 가능했다. 피트니트 센터는 이곳에 위치한 ‘펜타즈 호텔’ 회원과 공동 사용한다. 덕분에 호텔급 시설을 갖췄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점심시간이 갓 지났을 시점이었지만 피트니스에서 맨손 운동을 하거나 기구로 운동을 하는 회원들이 적지 않았다.

회원들이 주로 머무는 거주공간에도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거실 한 쪽 벽면에 마련된 줄을 잡아 당기면 바로 관리실로 연결돼 응급조치가 시작된다. 거주공간은 185㎡(56평) 단일 평형이다.

‘식단 관리’도 철저히 한다. 월 관리비에는 20식이 포함돼 있다. ‘레스떼르 회원 전용식당’에서 제공 되는데 전문 영양사가 ‘집밥’만큼 정성을 들인다는 설명이다. 입주민들 대부분은 이 곳에서 점심을 배불리 먹고 아침, 저녁은 간단히 해결하고 있다. 회원 전용 카페 ‘마실’ 또한 입주민들의 이용이 잦은 곳이다. 그랜드 피아노가 배치돼 각종 연주행사도 이 곳에서 열린다.

회원 전용시설 중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영화 관람실이다. 매주 상영작이 공개되면 금방 자리가 찬다. 바로 옆 음악감상실도 즐겨 찾는 입주민들이 많다. 이외에 회원 전용 도서관과 당구장, 바둑시설 등 다양한 전용시설이 있었다. 입주민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동호회도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하모니 합창단과 댄스스포츠, 문향루(서예), 바둑 동호회가 대표적이다.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영어, 일본어, 도예, 그림그리기 등의 자체 교육도 이뤄지고 있다.

‘더 클래식 500′에 대한 입주민의 만족도는 거주 기간에서 알 수 있다. 이곳의 평균 입주기간은 10년 이상이다. 2009년 문을 열 때 60대의 나이에 입주해 현재 80세가 넘은 입주민도 있다.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광진구 '더 클래식 500' 내 영화관람실의 모습. (위)영화관람실, (아래)주간 상영작 알림표./조은임 기자
지난 3일 방문한 '더 클래식 500' 내 회원 전용 공간. (위)도서관, (아래)당구장./조은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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