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폰 따로 요금제 따로’ 자급제폰 뜬다…10명 중 3명 쓴다는데

정호준 기자(jeong.hojun@mk.co.kr) 2024. 1. 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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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사진 출처=연합뉴스]
직장인 전 모씨(30)는 최근 온라인 몰에서 아이폰을 자급제로 구매했다.

최신 아이폰은 공시지원금이 거의 없다보니 통신사 대리점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쇼핑몰에서 혜택을 받고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전 씨는 “가족 할인으로 묶여있어 자급제 구매 후 통신3사 요금제에 다시 가입했지만, 자급제로 구매해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하는 게 통신비가 제일 저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 모씨처럼 자급제 휴대폰을 구매한 다음 통신사 요금제에 따로 가입하거나,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제 국민 10명 중 3명은 휴대폰은 개별 구매한 후 요금제에 따로 가입하는 자급제 이용자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자급제 단말 이용률은 28.0%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6월 18.9%를 기록한 데 이어, 약 2년 만에 10%포인트 가까이 성장하면서 자급 단말 이용률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자급제 단말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단말기를 구매한 후 원하는 통신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사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크고, 통신사마다 선탑재되는 앱도 없다.

또한 단말기와 월 통신 요금이 분리되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가 매월 체감하는 통신 요금이 낮아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자급제 단말 이용률이 지속 상승하는 배경에는 알뜰폰의 인기가 컸다. 자급제 단말은 통신사 선택이 자유롭기 때문에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기준 자급제 단말 이용률은 이통3사가 17.2%, 알뜰폰이 91.9%였다.

2023년 10월 기준 휴대폰 알뜰폰 가입자 수(회선 수 기준)는 860만명으로, 2022년 대비 130만명 이상 증가하는 등 알뜰폰 사용자들이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 고물가와 높은 가계통신비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커지면서, ‘자급제+알뜰폰’ 조합을 통한 통신비 절약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또한 쿠팡, 11번가와 같은 온라인 쇼핑몰이 커지면서 이를 통한 자급제 단말 유통이 활성화된 것도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오프라인 대리점은 위축된 가운데 온라인 채널은 성장했다. 특히 아이폰 신제품 등은 출시에 맞춰 온라인 쇼핑몰에서 사전예약 하는 소비자도 많다.

한편 통신3사 입장에서는 자급제 비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이 긍정적이지 않다. 통신사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는 단말이기에 기존 통신사향 단말을 통한 가입보다 사용자 록인(lock-in)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 단말은 공시지원금 같은 가입자 확보 비용이 덜 들어서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자사 고객에 선탑재하는 앱이 없는 등 통신사 영향력은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급제 사용이 통신비 인하에 직접적으로 기여하진 않지만 소비자 선택권이 커져 고객 편익이 늘어난다. 이정순 과기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자급제 시장 성장은 단말기와 요금이 사실상 분리된다는 측면에서 알뜰폰 시장성장에도 긍정적이고 통신사 간 요금경쟁도 활성화된다”며 “비율도 지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촉진하는 중저가 단말이 늘어나면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와 결합할 경우 통신비 절약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에는 자급제로 이용할 수 있는 중저가 단말이 제한적이었다. 2023년 삼성전자는 국내서 80만원 이하 중저가 단말을 4종 출시했지만, 통신사 전용폰(퀀텀4·점프3) 2개를 제외하면 자급제로 이용할 수 있는 단말은 2종에 불과했다.

올해는 삼성전자가 상반기에만 4개의 중저가 단말을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통신사 전용이 아닌 자급제 단말이 확대될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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