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전기차 주행의 즐거움 ‘BMW i5’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2024. 1. 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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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에서 전동화 전환은 숙명처럼 여겨진다. 자동차로 인한 자원 고갈을 늦추고, 심각한 환경 문제에 맞설 대안을 당장 내놔야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탄소중립이다. 이를 위해 업계는 자동차 제작부터 판매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없애는 일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고급차 브랜드 BMW는 맞춤형 파워트레인 전략 ‘파워 오브 초이스’ 아래 일찍이 전동화 기술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BMW 야심작 ‘i’ 브랜드가 올해로 벌써 13년이나 됐다.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내실을 다져온 i는 업계 최신 전동화 흐름의 지표로 여겨질 정도로 인지도를 쌓아 왔다.

BMW 전동화의 새로운 결실 ‘i5’는 완성형 전기차로 꼽힌다. 실제로 타보면 운전자와 동승객에 대한 배려가 극진해 만족도가 상당하다.

외형은 8세대 5시리즈와 같다. 5시리즈 특유의 역동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외관이다. 밖에선 불빛을 두른 키드니 그릴이 i5 존재감을 부각시킨다.
안으로 들어오면 화사하게 꾸며진 공간이 눈을 즐겁게 만든다. 운전석 전면에 너른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놓아 시인성을 한층 높였다. 인터랙션 바도 화사함을 배가 시킨다. 계기판 하단과 대시보드를 가로질러 양쪽 도어 패널까지 펼쳐지는 조명은 신형 7시리즈에서 그대로 옮겨왔다. 센터 콘솔에는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해 ‘여백의 미’도 살렸다. 실내 곳곳에는 메리노 가죽을 사용해 부드러운 촉감을 선사한다.

압권은 공간이다. 거주성이 확보돼 차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무척 편안해졌다. 이전 7세대보다 전장은 95㎜, 너비 30㎜, 높이 35㎜씩 늘어났다. 앞뒤 바퀴의 축간 거리도 20㎜ 길어져 뒷좌석이 더욱 넓게 느껴졌다. 상위 7시리즈 두 세대 전 모델에 버금가는 제원이다. 경쟁 모델과 비교하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전장이 120㎜, 제네시스 G80보다는 65㎜ 더 길다. 특히 뒷좌석에 여유가 생겨 한층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골프백 4개가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트렁크 공간(490리터)도 깊고 넓게 설계됐다.

탑승객을 배려한 ‘에어콘솔 게이밍 플랫폼’은 차별화 요소다.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연동한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휴대폰 게임처럼 처리 반응 속도도 빨랐다.

성능은 더 화려하다. 초반 움직임은 BMW 고성능 M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i5는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는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6초면 충분하다.

i5는 도로를 착착 휘감으면서 빠르고 힘차게 치고 나가는 특유의 주행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가평으로 향하는 눈길에서도 일정했다. 평탄한 아스팔트에서는 적수를 찾기 힘들 만큼 강력한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가속뿐만 아니라 감속 모두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특히 험로 주행에서 경로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성질이 강해져 안전하게 차체를 이끌었다. 후륜구동을 기반으로 하는 i5는 확실히 민첩하고 섬세한 조향에 유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BMW가 보장하는 운전의 재미야 익숙하지만 전기차 효율성에 있어선 파악이 필요했다. i5 e드라이브 40는 1회 충전 주행 거리가 384㎞다. 공인 인증 전비는 4.1㎞. 서울에서 대전을 겨우 왕복할 수 있는 정도다. 국내 전비 인증기준이 워낙 까다로운 탓에 손해를 봤다고는 하지만 실체가 궁금했다.

i5를 몰면서 가장 감탄한 부분은 실제 전비였다. 서울 강남에서 경기 가평까지 왕복 약 130㎞를 주행한 후 확인한 전비는 1㎾h당 6.4㎞. 제원을 훌쩍 넘는 효율성을 과시했다. 이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약 520㎞ 넘는 주행이 가능한 셈이다. 최고 전비를 파악하기 위해 급가속을 최소화한 점도 도움이 됐지만, 회생제동 기능과 뛰어난 배터리 열관리 시스템 덕분에 2.2톤의 전기차가 엄청난 전비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부당한 인증 아쉬움을 달래줄 결과였다.
신차는 다른 모델들에 비해서 완속 충전 시간이 짧은 편이다. 8시간 반이면 충전이 해결 된다. 급속 시에는 30분 내에 배터리 용량을 80%까지 채운다. BMW코리아가 올해 공유형 충전기 1000개를 전국에 설치할 계획이라 충전 걱정도 덜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커튼식의 에어백, ABS, 전자 제어 서스펜션,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후측방 사각 지대 경고 등 풍부한 기본 안전 사양들도 들어가 운전에 도움을 준다.

뉴 i5 e드라이브 40 가격은 9390만~1억170만 원이다.

가평=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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