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살던 빌라` 세입자가 매입하면 취득세 감면
"빌라 역전세 방지" 임대사업자 주택 1채까지 공공에 양도 길터줘
전세 또는 월세로 거주하던 60㎡ 이하 소형주택 매입시 올해 1년 한시적으로 취득세 최대 200만원을 감면받을 수 있고, 아파트 청약 때는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해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도록 바뀐다.
강화된 전세금반환 보증보험 여파로 '2차 빌라 역전세' 우려에 등록임대사업자의 경우 올 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지방주택공사에 소형 주택을 1인당 1가구까지 양도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정부는 4일 역전세 위험이 높은 다세대·다가구 주택 임차인 보호를 위해 '다세대·다가구 지원 3종 세트'를 시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우선 취득세 감면 대상이 되는 소형 주택은 60㎡ 이하, 취득가액 기준으로 수도권 3억원·지방 2억원 이하 주택이다. 다세대, 연립, 도시형생활주택 등이 해당되며 아파트는 제외된다.
이 집에 1년 이상 거주한 무주택 임차인이 생애최초주택으로 집을 사면 취득세를 깎아준다.
소형 주택을 매입해도 아파트 청약 때는 무주택자 지위를 유지하며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선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역전세 문제 등으로 거래가 잘 안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책임있는 문제 해결 위해 공공이 나서 매입임대 1만호 정도 공급하면서 다세대·다가구 세입자의 경우 1년 이상 거주한 이들을 대상으로 파격적인 방식으로 집을 구입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전세 상황을 고려해 등록임대사업자가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올해 한시적으로 LH와 지역주택공사에 소형 주택을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양도 대상 소형 주택은 60㎡ 이하, 취득가액 기준으로 수도권 3억원·지방 2억원 이하 주택이며 역시 아파트는 제외다.
등록임대주택을 3가구 이상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1가구를 공공에 매각할 수 있다.
임대사업자가 내놓는 물량을 받아야 하는 LH와 지역주택공사는 올해 구축 다세대·다가구 주택 1만호 이상을 매입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등록임대주택사업자는 여러 주택 갖고 있는데 역전세 발생시 집을 팔지 않으면 전세자금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도 있다"며 "등록임대사업자가 한채 팔면 과태료를 받거나 기존에 받은 세제혜택 뱉어내야 하는데 한채 정도는 LH 등에 팔 수 있도록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임대 공급 목표는 작년 10만7000호에서 올해 11만5000호 이상으로 늘렸다. 매입임대 목표 물량은 지난해 3만5000호에서 올해 4만호 이상으로 늘릴 계획인데, 확대 물량은 모두 구축으로 충당한다. 전세임대는 3만7000호에서 4만호로 늘린다.
올해 LH 임대주택 임대료는 동결하는 동시에, 지역주택공사의 경우 매입임대주택 재산세 부담을 낮춰 임대료 동결을 유도하기로 했다.
등록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허위 가입 방지를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확정일자 정보를 기초로 임대차계약 진위를 확인하는 절차는 보강하기로 했다.
일명 '반값아파트'로 불리며 청년, 신혼부부 선호도가 높은 토지임대부 주택과 지분적립형 주택에 대한 세제 지원은 확대해 분양가와 임대료 인하를 유도한다.
국민주택규모 이하의 토지임대부 주택은 부가가치세 10%를 면제해 임대료를 낮추고, 지분적립형의 경우 공공주택사업자의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배제하고 3년간 재산세 25%를 감면해 분양가를 5~10% 낮출 계획이다.
중소기업 근무 청년의 전세자금 대출은 확대한다. 임차보증금 기준을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출 한도는 1억원에서 2억원으로 늘리고 연 1.5~2.4% 금리를 적용한다.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은 예년 수준으로 공급해 서민과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생아 특례대출을 포함한 디딤돌대출 내년 예산은 35조원 규모다.
이 외에도 수도권 등에 집 한 채를 가진 세대주가 인구 감소 지역의 주택 한 채를 더 살 경우 1주택자로 인정해 재산세와 종부세, 양도세 등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꾼다. 인구 감소 지역 부활을 위해 추진하는 '세컨드 홈' 제도로, 구체적인 적용가액이나 적용 지역 등은 추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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