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역을 빛이 연결된 도시로…‘킬러 야경’도 적극 개발

이유진 기자 2024. 1. 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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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불야성으로 <상> 몸집 키우는 부산 야간관광

- 무지갯빛 해상교량 시티투어버스 등
- 전국 제1의 야간관광 도시로 발돋움

- 해운대·광안리 외 내세울 명소 적어
- 수영강·용두산·황령산 등 콘텐츠 개발

- 부평야시장~자갈치 ‘달빛 트레킹’도
- 개별적 프로그램은 상설화 전환 추진

부산을 찾은 관광객이 밤에 즐길 수 있는 활동에는 뭐가 있을까. 국제신문 취재진은 관광객 입장에서 부산의 밤을 즐기기 위해 부산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영도 광안리 해운대 송도 등 관광지 곳곳을 돌아봤다. 코스 중간에는 부산대교 부산항대교 남항대교 광안대교 등 해상 교량의 야경도 감상할 수 있었다. 국내 최고 야간관광지로 떠오른 부산은 국제명소형 야간관광특화도시로의 발돋움을 꿈꾼다.

부산 중구 용두산공원의 부산타워 전망대에서 미디어아트(불꽃 매핑쇼)로 내려다 본 원도심 야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부산 곳곳 누비는 야간투어버스

지난달 29일 부산시티투어버스 출발 시간(오후 7시) 10분 전에 도착한 부산역 인근 정류장은 탑승객으로 북적였다. 사전 예약을 통해 운영되는 야경투어버스는 수·목·금·토·일요일 매일 1회(11~3월 오후 7시 출발, 4~10월 오후 7시 30분 출발) 운행한다. 이날 예약을 하지 못한 외국인 관광객 2명은 결국 발길을 돌렸다.

시티투어버스를 운영하는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야경투어버스는 매일 만석일 정도로 인기를 끈다. 부산역에서 출발해 부산 대표 관광지를 2시간30분 만에 효율적으로 둘러볼 수 있어 뚜벅이 관광객에게 각광받는다. 투어버스가 출발하기 전 운전기사는 부산의 야간관광브랜드 ‘별 바다 부산’과 야경투어버스의 별칭 ‘브리지 투어버스’에 관해 소개했다. 부산의 밤과 어울리는 형형색색의 해상 교량을 만나볼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날 2층짜리 야경투어버스는 탑승객 40명을 태우고 만석으로 출발했다.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야경투어버스의 모습. 한국관광공사 제공


버스가 차이나타운을 지나자 영화 ‘올드보이’에 등장한 만두 맛집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라는 방송이 나왔다. 이어 버스가 부산항대교에 진입하자 탑승객의 탄성이 “와~”하고 터져 나왔다. 무지갯빛으로 변신한 다리와 바다, 도시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찰나를 놓칠세라 탑승객도 휴대폰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 두 곳에서는 포토타임도 주어졌다. 2019~2020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마린시티도 지났다.

인천에서 지인과 부산야경투어를 온 김경희(50대) 씨는 “부산 관광지의 야경을 비교적 빠른 시간에 편하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광안대교와 부산항대교도 인상 깊었지만 조명이 켜진 송도구름산책로를 거닐며 바다 산책을 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아쉽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울에서 아내와 함께 부산 여행을 온 백민규(40대) 씨는 “브리지 투어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으나 15분 내외의 포토타임을 제외하면 관광지를 스쳐 지나간 느낌이라 온전히 즐기기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용두산·수영강 야간명소로 육성

지역의 야경 랜드마크가 될 황령산 봉수전망대 조감도. 국제신문 DB


부산은 이미 야간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국제명소형 야간관광특화도시로 선정돼 다양한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야간관광 실태조사에서 국내 관광객이 뽑은 최고 야간관광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존의 해운대 광안리 일원의 야경 외에 내세울 만한 글로벌 야간관광 콘텐츠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바다에 집중된 야경에서 벗어나 산과 도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황령산 봉수전망대 사업도 추진된다.

부산시는 야간관광특화도시 사업을 통해 중구 용두산공원과 해운대구 수영강(APEC나루공원) 일원을 야간명소로 키우기 위한 콘텐츠 구축에도 집중한다. 이 두 곳은 모두 관광특구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야간에 즐길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부산 야간관광브랜드 ‘별 바다 부산’을 활용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했다. 특히 올해는 부산 옛도심인 용두산공원을 MZ세대 취향에 맞게 ‘용두산 미디어 파크’로 탈바꿈시켰다. 미디어파사드(프로젝션 매핑)를 활용해 볼거리를 마련하고, 메타버스와 증강현실(AR) 게임 등 즐길거리도 확충했다. 이와 더불어 인근 부산근현대역사관 등 야간에 즐길 수 있는 시설도 개방해 관광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부평야시장부터 자갈치·국제시장 등 야간 원도심을 산책하는 ‘달빛 트레킹’도 추진한다.

수영강 일원에서는 음악회 콘서트 등의 공연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지난해에는 ▷나이트리버 페스타(캔들라이트, 리버사이드 디제잉파티) ▷스트릿나이트 부산(스케이드보드 대회) ▷미드나잇 디너크루즈 ▷아기상어 밤놀이터(야간레저 체험) 등 개별적인 프로그램 위주로 열렸다면 올해는 상설 프로그램을 열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 반년간 추진된 야간관광특화도시 사업에 대한 성적표도 올해 초 나올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관광특구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야간관광지로 육성해 주변 상권까지 활성화하고자 한다”며 “싱가포르 홍콩 방콕 일본 등 해외 사례를 검토해 글로벌 관광객을 끌어들일 상설 야간관광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해운대 광안리에 국한된 야경명소를 확장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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