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돈' 앞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황금종이' 조정래 작가가 던지는 질

2024. 1. 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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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 '황금종이', 인간의 탐욕 '돈'에 대한 문제 쓰고 싶었어
- 여러 가지 포기해야 하는 젊은 세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 '운동권 출신' 이태하의 초심, 현실 정치권에서도 실현됐어야
- '운동권 청산이 시대정신'? 언어의 낭비.. 한동훈, 겸손하길
- 실패도 많지만 그들이 있었기에 잘 되기도.. 청산 이유 없어
- 차기작은 마지막 작품 될 듯.. 자기 탐구에 이야기 쓸 것
- 문학이란 내 인생 자체.. 인생을 바쳐도 좋을 만큼 가치 있어
- 스마트폰에 빠진 사람들 많지만, 책은 또 책의 역할 있어
- 희망은 삶을 추동하는 가장 큰 힘.. 새해에도 희망 갖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조정래 작가


◎ 진행자 > 뉴스하이킥 신년특집 4부 이어가겠습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이번에는 한국 문학계의 거장 한 분을 모셨습니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한국 현대사 3부작이라고 이야기 하죠. 이 책을 쓰신 우리 조정래 선생님께서 이번에 ‘황금종이’라는 소설로 돌아오셨습니다. 어떤 내용 다루고 있는지 어떤 말씀을 우리 사회에 하고 싶으셨던 것인지 스튜디오로 모셔서 직접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조정래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건강 어떠세요?


◎ 조정래 > 좋습니다.


◎ 진행자 > 다행입니다. 건강하셔야 됩니다.


◎ 조정래 > 네.


◎ 진행자 > 우리 청취자 여러분께도 한번 직접 인사말씀 한번 해 주시죠. 새해 인사.


◎ 조정래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 진행자 > 선생님 뉴스하이킥 첫 출연이신데 혹시 라디오 방송 특히 시사방송 들으실 시간이 있으세요?


◎ 조정래 > 집사람이 가끔 틀어놔서 저도 함께 몇 번 들었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김초혜 시인님. 아이고 감사합니다. 등단이 올해 2024년이니까 54년, 50년 넘게 활동을 한다, 이거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꾸준히 그리고 굉장히 본인 스스로를 글 감옥에 가둬서 굉장히 딱 짜여진 시간에 맞춰서 글을 쓴다라고 유명하시잖아요. 그게 50년 이상을 글을 쓸 수 있게 하는 비결인가요? 어떤 건가요?


◎ 조정래 > 직업에 충실하고자 하는 욕구 의지 뭐 그게 전부 다죠.


◎ 진행자 > 청교도세요.


◎ 조정래 > 그러지 않고서야 남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쓸 수 없지 않습니까?


◎ 진행자 > 프로페셔널 직업의식. 요즘도 글을 보통 아침에 이전에 제가 다른 인터뷰나 글에서 보면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작업실로 출근을 해서 딱 글을 쓰고 또 정해진 시간에 퇴근하고 요즘은 글 쓰실 때 하루 일과가 어떠세요? 그러면.


◎ 조정래 > 50년 동안 계속돼 온 것처럼 아침 9시에 서재 들어가서 일과 시작하고 12시 반에 점심 먹고 1시간 산책하고 오후 작업하고 저녁 먹고 또 작업하고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쓸 때는 새벽 2~3시까지. 요즘은 늙었으니까 체력 안배를 위해서 하루 저녁 작업은 안 하고 오후 6시에 끝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젊은 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조금 무섭다.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직업에 저 정도 충실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면 글 쓰는 거 말고 관심사가 있으세요? 다른 관심사가.


◎ 조정래 > 세상에 대한 전체 세상만사에 대한 이야기가 다 작가의 작품의 소재이기 때문에 관심을 끝없이 기울여야죠. 그래야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가 있지 않습니까? 끝없이 깨어 있는 영혼을 갖지 않으면 안 되죠.


◎ 진행자 > 끝없이 깨어 있는 영혼, 아이고 세상만사가 관심사시네요.


◎ 조정래 > 그럼요.


◎ 진행자 > 그러니까요. 저도 태백산맥이 한참 나올 때 89년도에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책이 읽고 싶어 죽겠는 거예요. 근데 공부도 해야 되고 그때 89년 90년에 걸쳐서 책이 쭉 태백산맥에 완간되셨잖아요. 그래서 시험이 끝나자마자 중간 중간에 몰래몰래 읽다가 학력고사 세대인데요. 학력고사가 끝나자마자 몰아서 읽고 다음 편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했던 기억이 아주 새롭습니다.


◎ 조정래 > 저 때문에 시험이 1점이 깎였을지도 모르죠. 방해받아서.


◎ 진행자 > 조금 더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사실 시간상으로는 교과서 한 페이지를 덜 읽었을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강한 동기부여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현대사를 너무 생생하게,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았던 아리랑,


◎ 조정래 > 제가 태백산맥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농담으로 손흥민 선수가 너무 축구를 멋있게 예술적으로 잘해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을 선물로 보내주고 싶었는데 그거 읽다가 연습 등한시하면서 골을 잘 못 넣을까봐 은퇴한 다음에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그럴 만합니다. 그럴 만합니다. 이게 3부작으로 해서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근현대사 3부작이잖아요. 1500만 부가 넘는 판매 부수가 나왔습니다. 저는 숫자 자체도 굉장히 경이적이지만 한국인들의 마음을 가슴과 머리를 다 휘어잡은 거잖아요. 그 비결은 뭘까요?


◎ 조정래 > 비결이 따로 있을 수가 없고 우리는 분단됐기 때문에 남북한이 서로가 정치 세력에 의해서 진실을 알지 못하게 은폐하고 암장하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근데 작가가 알면서 그 사실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직무유기죠. 작가는 정의로움을 향하여 끝없이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살아 있는 퍼덕거리는 생선과 같아야 되니까. 그래서 그걸 쫓아서 하다 보니까 모르는 걸 알게 되는, 그리고 속았다는 어떤 역사에 대한 정권에 대한 권력에 대한 배신감, 이런 것들이 대중적으로 뭉쳐져 가지고 제 책을 많이 읽어준 결과가 그걸 겁니다.


◎ 진행자 > 대학 들어가서까지 태백산맥을 쭉 읽으면서 워낙 등장인물이 많잖아요. 몇 명입니까? 등장인물이.


◎ 조정래 > 어떤 평론가가 세었는데 270명쯤 된다고 합니다. 저는 몇 명인지 모릅니다. 필요에 따라서 지어서 살렸으니까.


◎ 진행자 > 근데 그중에서 막 대학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면서 두 사람을 저는 굉장히 인상 깊게 봤는데, 소위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김범우의 고뇌, 그 다음에 마지막 장면에서 어둠 속으로 역사투쟁으로 들어가는 그 어둠 속으로 들어가는 하대치의 결단과 용기, 이게 평생을 생각나게 하는 두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가장 태백산맥에서 깨물어서 안 아픈 자식이 없겠습니다만 저는 그 두 캐릭터가 가장 제 삶을 좌우했는데, 선생님이 가장.


◎ 조정래 > 저도 그렇고.


◎ 진행자 > 아 그러세요.


◎ 조정래 > 김범우를 설정한 이유는 그런 과도기적 갈등을 일으키는 정치 상황 속에서 과연 진정한 지식인은 무슨 고민을 할까, 전체에게 묻는 질문이고, 그리고 그걸 통해서 역사의 비운으로 사라져간 김구 선생을 살려내는 분단 역사 속에서 가장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김구 선생 한 분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의 진실을 옹호하고 싶었고, 그리고 통일의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데 가장 역할을 하는 깡패 염상구, 그가 여러 가지 나쁜 일을 하면서 그거에 버금가는 선행도 하는, 형의 목을 내림으로써 평화통일을 이렇게 하는 거야 하는 걸 보여주는


◎ 진행자 > 염상진과 염상구.


◎ 조정래 >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하대치, 민중의 표상인 영원한 역사의 주인이어야 하는 민중들의 모습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길로 만들면서 소설을 끝낸 거죠.


◎ 진행자 > 그 마지막 장면이 이걸 어떻게 수습을 하실까 막 걱정을 했는데 하대치 어둠 속으로 간다. 역사 투쟁으로 들어가는구나. 민중이 역사 투쟁을 하는구나.


◎ 조정래 > 인간은 끝없이 인간을 위한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창출해내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 지혜로운 동물이다. 그걸 이야기하는 거죠.


◎ 진행자 > 제가 선생님의 뜻을 달리 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조정래 > 고맙습니다.


◎ 진행자 > 이번에 나온 책이 ‘황금종이’. ‘황금종이’ 이게 뭐지 했더니 돈, 돈 이야기입니다. 먼저 지금 책 잘 나가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요.


◎ 조정래 > 예, 베스트셀러 1위를 했습니다.


◎ 진행자 > 소설 전체?


◎ 조정래 > 네.


◎ 진행자 > 소설 1위면 전체 1입니다. 사실. 특별히 이전에는 사실 한국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해서 역사를 중심으로 해서 쭉 쓰셨는데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쓰게 된 선생님만의 생각 문제의식이 있으실 거 같아요.


◎ 조정래 > 인간이 도대체 무엇일까.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가 인간의 본성이 뭐길래 인간 세상에서는 끝없이 비극적 사건들이 터져야 되는가. 이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도 작가의 임무 중에 하나잖아요. 그래서 그걸 천착하다 보니까 인간의 본성은 탐욕이야. 끝없이 뭔가를 욕구하면서 갖고 싶은 욕심, 그러다 보니까 그게 돈이야. 목적은. 그리고 인간이 변호사시니까 잘 아시겠지만 법원 재판 사건의 90% 정도가 다 돈에 얽힌 사건들입니다.


◎ 진행자 > 대체로 돈 아니면 치정입니다. 형사 사건이.


◎ 조정래 > 이러니 그 문제에 대한 해결을 작가로 하지 않고는 안 되겠다 해서 쓴 것입니다.


◎ 진행자 > 보면 책 속에 나오는 구절을 몇 개 꼽아보면 대통령이 부자 되세요라고 덕담하고, 초등생 과반이 장래희망을 부자 또는 돈 많이 버는 유튜버 이런 게 나옵니다. 돈에 환장하고 미쳐 돌아가는 대한민국, 이런 구절. 지금의 대한민국이 탐욕 앞에 다 굴복했다 이렇게 지금 보시는 거예요?


◎ 조정래 > 너무 지나칠 정도로 물질을 숭상하고 돈을 신으로 모시는 우리 썩은 영혼을 우려하면서 이 소설을 썼습니다. 그렇게 하면 안 되겠죠.


◎ 진행자 > 여기 에피소드들도 보면 약간 익숙한 듯한 에피소드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태하 변호사가 맡고 있던 사건 이런 걸 통해 쭉 나오는데 어머니로부터 유산을 빼앗으려고 소송을 건 딸, 도박과 가상화폐에 투자에 빠진 남자, 유산이 줄어들까봐 아버지 만혼을 저지하는 자식들, 이게 하나하나 볼 때마다 이렇게 참 뭐라고 해야 되나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하는 생각이 솔직히 들어요. 이중에서 다 또 우문입니다.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이야기는 어떤 거였습니까? 선생님.


◎ 조정래 > 두 가지가 쓰면서 괴로웠는데 이태하의 친구가 쓸만한 사람이었는데 대기업 간부고 이성적이고 운동도 잘하고 하는 거의 남자로서 완벽성을 갖춘 남자가 거대한 돈에 휘말려서 식물인간으로 죽는 것을 쓰면서 이 사람을 이렇게 꼭 죽일 수밖에 없나,


◎ 진행자 > 그건 선생님 마음이시죠. 저희들한테


◎ 조정래 > 그러나 인간이 그런 것이니까 하고 썼고 또 하나는 젊은 보통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대생 둘을 쓰면서 그들이 희망이 안 보이는 이 세상의 모습, 12번 13번 취업해서 취업이 안 되고 그래서 고액 알바를 가야 하는 애인도 버려야 하고 포기해야 하고 결혼도 포기하는 그 모습 오늘의 현실을 쓰면서 이게 과연 누구의 책임일 것인가 하는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작가로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 진행자 > 에피소드들을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바로 운동권 출신의 인권 변호사 이태하, 거기서 각종 사건들이 이태하 변호사한테 오는 거죠. 그리고 또 같은 운동권 출신이자 이태하의 선배 한지섭. 말하자면 이태하를 운동권으로 끌어들인 선배죠. 다 선배 잘못 만나서 운동했다 옛날에 농담처럼, 잘 만나서 운동한 거죠. 그 다음에 이태하 인권변호사 이태하의 고교 동창이자 대기업 임원인 박현규, 이 인물들을 통해서 말하자면 이전에 김범우, 염상진, 염상구 그 다음에 하대치가 각각 상징했던 하나의 상징들이 있잖아요. 이 인물들을 통해서는 어떤 말씀을 좀 하시고 싶으셨던 건가요?


◎ 조정래 > 지금 소설이 수없이 많이 나오는 에피소드들은 도저히 인간이 그래서는 안 되는 최악의 상황들의 이야기들이죠. 그것을 보고 나서 아비귀환처럼 흘러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서 제대로 사람답게 살아야 할 것이 아니냐 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소설적 구제를 시도한 문학적 구제를 시도한 게 바로 이태하 변호사 한지섭 그 두 사람입니다. 그들의 모습처럼 능히 능력으로 볼 때는 기존 기득권을 행사하고 안일하게 잘 살 수 있는 사람들이 자제하면서 욕심을 누르면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그 모습을 우리는 그렇게 사는 게 옳은 게 아닌가 하는 것을 독자들이 깨닫기를 바랐습니다.


◎ 진행자 > 근데 마지막 장면은 그런 화신인 이태하 변호사마저 큰 돈 앞에서 고민하면서 끝나요.


◎ 조정래 > 그게 바로 실존이잖아요. 그래서 독자들한테 이 질문하는 겁니다. 수수께끼를. 당신들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소설은 항상 미궁이고 끝에 여운을 남겨야 되잖아요.


◎ 진행자 > 왜 이렇게 어려운 질문을. 조정래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 조정래 > 저도 그걸 생각하면서 썼습니다. 선택은 독자들이 하시라. 정당한 수임료 10억을 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내가 발견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변호사도 발견할 것이다. 나는 자식을 유학 보내야 돼. 이 실존 앞에서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기가 막힌 거죠.


◎ 진행자 > 어렵습니다. 그리고 보면 한지섭 같은 경우는 운동권 출신으로 정계에 들어갑니다. 그러고 정계에 대해서 소위 여당야당 할 것 없이 소위 진보나 개혁을 표방하는 정당에서 정치 활동을 하다가 니들도 기득권이야라고 하면서 귀농을 하잖아요. 실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에 대한 선생님의 나름의 어떤 비판적인 시각,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말씀을 하시고 싶으셨던 건가요?


◎ 조정래 > 이태하가 가지고 있는 순수함, 진정성, 운동권의 헌신과 희생으로 박정희로부터 비롯된 군부독재 30년을 척결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운 그 공은 혁혁한 위대한 공은 우리 역사에서 영원히 지워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랬다면 그 초심을 그대로 가지고 그들이 새로운 정치 세력권을 만들어서 국회에 들어가서 그 실천을 운동권적 실천을 계속했다면 국민은 그들을 끝까지 지지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모아줬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30년을 계속했다면 과연 오늘 같이 이 나라가 엉망진창이겠느냐 하는 이야기를 다 숨겨놓고 독자들이 찾기를 바라는 겁니다.


◎ 진행자 > 제가 너무 먼저 찾았나.


◎ 조정래 > 그래서 그는 그들로부터 시쳇말로 왕따 당하고 또 한지섭도 그들을 버려버렸습니다. 니들은 다 쓰레기야 하고 버려버리면서 자기의 길을 가는 그 모습을 제가 그렸는데 물론 소설은 현실 고발이면서 이상이죠. 이상을 잊어버리면 소설이 될 수가 없지 않습니까.


◎ 진행자 > 그런데 또 한편으로 보자면 시사적인 문제지만 요 굉장히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또 여기에서 다른 쪽 면에서 보자. 최근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소위 운동권 특권 정치의 청산이 지금의 강력한 시대정신이다. 시대정신이다라고까지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 명암이 있고 평가받고 조정래 선생님께서 비판해야 될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운동권 특권 정치의 청산이 지금의 시대정신 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 조정래 > 그것은 언어의 과장이고 언어의 낭비죠. 언어를 아무렇게나 구사할 수 있습니다. 자유입니다. 그러나 표적이 정확하지 않게 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죠. 운동권은 그렇게 청산의 대상이 무조건 될 이유가 없고 운동권이 기대하는 만큼 하지 못했지만 현실 정치에서 실패한 게 많지만 그래도 또 그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쓰레기 치우듯이 매도하는 건 있을 수도 없는 것이니까 그 양반도 말을 약간 정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 정치를 시작하시는 분이 이렇게 막말하듯이 하면 대중의 신뢰 얻기 어렵죠. 조금 겸손하길 바랍니다.


◎ 진행자 > 겸손하길 바란다. 알겠습니다. 다시 돈 얘기로 돌아와서요.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인간에게 실존인 동시에 부조리다. 그냥 돈이 무조건 이건 탐욕이야 종교적으로 종교적 시각에서 그렇게 보지 않으셨어요? 실존이다라고 보세요.


◎ 조정래 > 돈은 절대 필요한 것이죠. 우리가 돈을 갖지 못하면 우리에게 우리가 돈에게 교환가치권을 부여하면서 돈은 바로 신으로 둔갑했습니다. 돈 없으면 아무것도 교환이 안 되잖아요. 그럼 굶어 죽는 거예요. 바로. 그러므로 가장 소중한 물건 중에 하나인데 그것을 어떻게 내 능력에 적절하게 내 신분에 맞도록 갖는가 하는 것이 숙제거든요. 그것이 실존이고 그리고 그 돈이 탐욕을 너무 부림으로써 인간을 망치는 데까지 가버릴 때 그건 부조리가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돈은 인간의 실존이자 부조리다, 이것이 이 소설의 주제입니다.


◎ 진행자 > 받아들일 걸 받아들이되 너무


◎ 조정래 > 구분을 할 줄 알아야 한다.


◎ 진행자 > 선을 넘어가면 안 된다.


◎ 조정래 > 자기 분수에 맞도록 자족, 만족을 스스로 하면서


◎ 진행자 > 근데 그게 개인의 자족과 만족으로 이게 가능한 거냐, 지금 선생님께서 우리 시대가 탐욕의 시대가 됐다. 여기에 대해서 개탄하셨고 우리 시대를 탐욕의 시대를 만들어낸 데 있어서 소위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도 그 결과에 대한 자기책임 자기비판이 있어야 된다 있어야 됩니다라는 말씀을 주셨는데.


◎ 조정래 > 누구야 한지섭이나 이태하가 보여주는 바 그것이 바른 삶이라고 저는 이야기하고 싶은 거예요. 운동권 선배를 위해서 1억도 선뜻 내주고.


◎ 진행자 > 그렇죠.


◎ 조정래 > 모든 기득권을 다 버려버리고 시골 내려가서 땅을 파면서 장학재단을 만들고 싶어 하고 이주노동자들에게 자기와 똑같은 거처를 마련해 주는 이런 게 얼마나 아름다운 성직자 모습보다 더 아름다운 거 아닙니까.


◎ 진행자 > 개인의 그런 결단도 필요하겠지만 물론 소설이니까 또 캐릭터를 중심으로 해서 하시겠지만, 사회 구조가 또 그런 걸 보장할 수 있는 지나치게 배금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나 제도 이런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 조정래 > 사회적 분위기는 지식인들이 만들어서


◎ 진행자 > 지식인들의 역할이다.


◎ 조정래 > 지식인들과 함께 종교인들이 만들어서 그것이 끝없이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걸 듣지 않는 건 대중이고 또 제도도 욕심을 많이 부리지 말라고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도 또 안 받아들입니다. 각기 개인들이 사는 삶의 방식과 의식들이 이상에 너무 미치지 못하고 물신주의에 빠져 있는 그것이 큰 숙제입니다.


◎ 진행자 > 그럴 때일수록 사실은 우리 사회에 어떤 결정을 할 수 있는 재벌이나 또는 정치나 이런 쪽에서 사회적 가치를 우리 사회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무엇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해서 끊임없는 성찰과 올바른 리더십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황금종이’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고요. 보니까 차기작 구상을 이미 하고 계시다. 차기작은 어떤.


◎ 조정래 > 인생을 마감하는 작품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인데 인간으로서 자기 구제를 자기 탐구 하는 그런 작품으로 마감하려고 합니다.


◎ 진행자 > 자기 탐구.


◎ 조정래 > 그리고 열반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모습, 자기 발견을 완성시키는 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면서 소설을 끝내려고 합니다.


◎ 진행자 > 어느 인터뷰에서 제가 보니까 1기 2기 3기로 스스로 소설 시기를 구분을 하셨어요. 그러면 저는 3기로 나누신다면 3기는 이제 준비 중이신 거고요. 1기는 구체적인 역사.


◎ 조정래 > 처음에 시작했던 중단편 한 권짜리 장편까지가


◎ 진행자 > 거기까지 1기.


◎ 조정래 > 초반 전기, 중기가 이제 태백산, 아리랑, 한강의 시대.


◎ 진행자 > 역사의 시대.


◎ 조정래 > 네, 그 다음에 이제 이번이 3기.


◎ 진행자 > 그러면 ‘황금종이’는 3기의 첫 번째입니까?


◎ 조정래 > 예.


◎ 진행자 > 인간의 실존, 그 다음에 열반으로 가는 자기 탐구의 시간 그렇군요. 이게 구상이 점점 더 뭐라고 해야 되나 유니버스 범세계적이고 역사와 지역을 다 아우를 수 있는 쪽으로 가고 계신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인터뷰 후반부니까 선생님께 문학이란 무엇입니까?


◎ 조정래 > 저에게 문학은 제 인생 자체입니다. 그리고 한 번뿐인 인생을 바쳐도 좋을 만큼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 진행자 > 왜 그렇습니까?


◎ 조정래 > 그것이 가장 의미 있고 삶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간이 무엇인가를 찾게 해주는 가장 큰 일이기 때문에.


◎ 진행자 >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가치를 찾기 위해서. 그만큼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문학이라는 그것이 실물화 돼서 책이 나오는 건데 요즘 하도 책 안 읽는다. 전부 다 짤막한 동영상 보느라고 정신이 없다 이런 사회 비판들을, 사회 비평들을 많이 한단 말이죠. 지금의 이런 멀티미디어의 시대, 영상의 시대에도 불구하고 독서, 문학, 책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


◎ 조정래 > 책 안 읽는 시대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현상이고요. 이것은 스마트폰이라고 하는 괴상망측하고 요망한 기계가 나와 가지고 인간의 혼을 완전히 흔들어서 지금 마비시키는 시대이기 때문에 이런데 앞으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들은 상업주의에 취해가지고 끝없이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킨다고 합니다. 그럴수록 인간들은 스마트폰에 빠져가지고 허우적거리겠죠. 그러나 책은 또 책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별 걱정하지 않고 더 배고플 걸 각오하고 작가들이여 글 쓰는데 매진하라.


◎ 진행자 > 우리 작가들에게 큰 덕담을 해주셨는데 2024년 용띠해입니다. 푸른 용의 해라고 또 그러더라고요. 올해 새해를 맞이해서 앞으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나 계획 있으세요?


◎ 조정래 > 계속 건강하게 많은 책을 더 읽을 수 있도록 해주길 하늘에 바라고 있습니다.


◎ 진행자 > 건강부터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고요. 마지막으로 우리 청취자 분들에 ‘황금종이’ 소설 많이 읽어주십시오라고 하는 건 제가 말씀드리고요. 어르신으로서, 우리 사회 어르신으로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께 덕담 내지는 날카로운 한 말씀, 촌철살인 한 말씀 해주시죠.


◎ 조정래 > 괴롭고 외롭지 않은 인생은 없습니다. 그러나 희망은 우리의 삶을 추동하는 가장 큰 힘입니다. 새해에 새 희망들을 갖기 바랍니다.


◎ 진행자 > 이 탐욕의 시대에도 희망을 잃지 말라는 지금까지 한국 문학계의 거장 조정래 선생님과 함께했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조정래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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