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밝아온 청룡의 해…우리 문화 속 '용'의 의미는?

문별님 작가 2024. 1. 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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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올해는 갑진년, 청룡의 해입니다. 


용은 예로부터 물과 생명을 다스리는 신성한 동물로, 최고 권력을 상징해왔는데요.


푸른 용의 의미, 이관호 한양대 박물관교육학과 겸임교수에게 더 들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갑진년, 청룡의 해가 시작됐습니다.


용 중에서도 푸른 용인데, 해마다 달라지는 십이지 동물의 색깔은 어떻게 정해지는 겁니까?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2024년은 용의 해이고, 이를 육갑으로 보면 '갑진년(甲辰年)'으로, 이를 방위와 관련하여 볼 때, '청룡'이 됩니다. 여기서 청룡의 의미는 천간·지지(육갑) 중 천간 즉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와 연관되어 방위신으로서의 의미가 있을 뿐, 다른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청룡의 생성 원리는 천간인 십간에서 갑(甲)은 연도의 끝수가 4이고, 십간에서 '갑을'은 청색, '병정'은 적색, '무기'는 황색, '경신'은 백색, '임계'는 흑색을 상징합니다.


즉 오방색을 말하는 거죠


따라서 2024년은 끝수가 4이기 때문에 갑(甲)이 되고, 여기서 갑의 색깔은 청색이며, 지지가 '진(辰)'이라서 '청룡'의 해라고 하는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십이지 동물 가운데 용은 유일하게 상상 속의 동물입니다.


그만큼 옛날 조상들이 특별하게 여겼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용은 십이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며, 신비의 동물로 물을 관장하는 수신이며, 왕을 상징하는 최고의 존재로, 60년 동안 갑진(甲辰;木), 병진(丙辰;火), 무진(戊辰;土), 경진(庚辰;金), 임진(壬辰;水) 등 다섯 번의 용띠 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12띠의 다섯 번째 동물인 용(龍)은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으로 볼 때, 오행은 목(木), 음양은 양(陽)에 해당하는 동물로 서양 별자리는 백양 좌에 해당합니다. 


한편, 용은 계절로는 3월 청명에서 4월 입하 전까지를 의미하고, 달로는 음력 3월, 시각으로는 오전 7시에서 9시, 방위로는 동남동(東南東)에 해당하는 방위신(方向神)이자 시간신(時間神)입니다. 


이러한 용띠는 일반적으로 기가 세고, 분노하며 후퇴할 줄을 모르며, 어떤 일에 매달리면 끝까지 일을 관철시키는 돌파력과 결단력이 있는 띠 동물로 오랜 역사를 통해 인간에게 좋은 일을 많이 한 성스러운 동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예로부터 왕은 용이 새겨진 '곤룡포'를 입기도 했는데요.


여기에도 특별한 상징이 있습니까?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용은 힘과 지혜와 순수함과 번성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권력의 상징으로 용을 왕의 휘장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용이 날아올라 하늘을 다스리는 노래'라는 뜻을 지닌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조선 건국과 관련하여 세종의 6대조 조상의 행적을 노래한 서사시입니다. 


여기서 용비어천가의 첫 구절 '海ㅎㆎ東ㄷㅗㅇ六륙龍ㄹㅛㅇ이 ㄴㆍㄹㆍ샤(해동육룡이나라샤)'는 세종의 여섯 조상을 용에 빗댄 것으로, 1445년 4월에 세종이 직접 지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용은 임금을 상징하기에 왕의 얼굴을 용안(龍顔), 앉는 평상을 용상(龍床), 옷을 용포(龍袍), 수레를 용가(龍駕) 또는 용거(龍車), 눈물을 용루(龍淚) 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한편 곤룡포의 용 발가락도 황제는 5개(五爪龍), 태자는 4개(四爪龍), 왕은 3개(三爪龍)로 정하여 권력을 서열화 하였습니다.


서현아 앵커

우리 조상들이 용을 특별한 존재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설화가 있을까요?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우리 민간에는 용에 관한 설화와 전설이 많이 있습니다.


옛날부터 꿈에 용을 보면 소원이 성취된다고 믿었으며, 특히 용은 권세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태몽일 경우 위인이 태어날 징조라고 믿었습니다.


특히 신라, 고려, 조선에 걸쳐 용은 호국의 상징으로 성스럽게 취급되었습니다. 


신라 문무왕은 죽어서 동해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고 해서 경주 동해 대왕암에 묻혔고요.


백제 서동요의 주인공인 무왕은 무속의 용과 과부 사이의 아들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또한, 고려 태조 왕건의 아버지는 할아버지인 작제건과 용왕 공주와의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그 형제들의 겨드랑이에는 용의 비늘이 돋아 있다고 하며, 조선을 세운 이태조도 꿈에서 본 황룡이 도와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집니니다.


한편 고려 충신 정몽주 선생도 용꿈으로 잉태했다는 이야기는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서현아 앵커

동양에서 용은 보통 물을 다스리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농사를 생업으로 살아온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서 물은 생명과도 같습니다.


특히 비나 천둥, 번개, 폭우 등은 불가항력의 두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삼면이 바다인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바다는 생명 그 자체였습니다.


따라서 물의 모습을 닮은 상상의 동물인 용을 수신으로 탄생시켰던 것입니다.


이런 우리나라와는 달리 서양에서의 용은 물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불의 상징이고 물속이 아니라 동굴에 사는 성서에 그려진 악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양에서의 영웅은 용 사냥을 해야 되는 그래야 아름다운 공주와 결혼할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자격을 얻는 그렇게 생각해서 동양과 서양의 용은 좀 생각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동양과 서양의 어떤 용의 의미가 다르다는 점도 참 흥미롭네요.


그렇다면 청룡의 해를 맞아 우리가 용에게 본받을 만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이관호 前 학예연구관 / 한양대 겸임교수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용은 물속과 하늘을 왕래하며 단비를 내려 오곡을 풍성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고대사회에서는 왕이나 성현(聖賢)들이 출현하는 곳이면 항상 용이 나타나는 상서로운 동물로 인식하는 등 만물을 생성하고 어울리게 하는 다양성과 변화를 포용하는 덕(德)의 상징물로 여겨왔습니다. 


따라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용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은 이러한 변화와 다양성의 포용과 수용이 아닐까 합니다.


아울러 그동안 우리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도 물러가고, 21세기 들어서 세 번째 맞는 2024년 용띠를 맞이해서 용의 상서로운 그러한 기운을 받아서 나라 안으로는 풍년이 들었으면 좋겠고요.


밖으로는 평화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운수대통의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서현아 앵커

다양성과 포용은 우리 사회가 당면해 있는, 가장 절실한 과제이기도 하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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