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컷] 격납고는 뜨거웠다, 국산 전투기 제작 현장 가보니

남강호 기자 2024. 1.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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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의 완벽한 비행을 위해 땀 흘리는 K방산의 역군들
날씨가 오락가락, 변화무쌍한 가운데도 시제기의 비행시험과 지상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26년 후반기 공군에 납품하기 위해 2,200소티(1소티=1회비행) 완료해야되는 비행시험을 위해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9일 한파속에서도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비행준비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그라운드 클리어!”

한파가 계속되던 지난해 12월 19일 새벽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격납고에서 이륙 준비를 마친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 시제 1호기가 라이트를 켜며 늠름한 모습을 뽐냈다. 이어 정비팀(1호기 그라운드 크루)의 ‘이상 없음’을 조종사에 보고한 뒤 요란한 굉음과 함께 이날 맡은 임무를 위해 인근 제3훈련 비행단으로 이동했다. 이동 간에도 활주로와 도로 등에서 정비팀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잠시 후 KF-21은 이륙했고, 음속에 가까운 고속의 속도로 지상 45m를 유지하며 비행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KF-21이 지난 19일 지상 45m 위를 음속에 가까운 고속의 속도로 날아가는 비행시험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전날 18일 오후 비행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던 정비팀은 나빠진 날씨에 비행이 취소되자 기체 아래에 달려있던 미티어공대공미사일 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다시 했다. 비행이 취소되자 지난 몇 시간의 정비는 다음날 새벽 임무를 위해 다시 점검이 시작됐다. 마지막 점검 후 늦은 밤이 되어서야 퇴근했고, 다음날 새벽 칼 같이 시간을 맞춰 격납고에 나타난 정비팀은 또 한번의 비행점검을 마쳤다.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8일 한파속에서도 비행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나빠진 날씨에 비행이 취소되자 기체 아래에 달려있던 미티어공대공미사일 등을 분리하는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지난 2022년 7월부터 시작된 KF-21 시제기의 최초 비행이 올해(2023년) 6월말 6대 모두 성공했다. KF-21의 성공적 비행으로 한국은 러시아, 미국, 스웨덴, 유럽(독일 등 4개국 컨소시엄), 일본, 중국, 프랑스 등 이른바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전차, 잠수함, 헬기 등 K-방산의 육해공 작전에 사용 될 또 하나의 무기가 생긴 것이다.

KF-21의 시제기 개발에는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을 포함한 수백여 개의 기관이 참여했다. 수만여 개의 표준 부품, 수천 개의 구조물과 배관, 수백 개의 전자 장비와 기계장치, 전기배선 등이 사용됐다. 부품 국산화율도 60~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8일 한파속에서도 비행준비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KF-21은 5세대 랩터의 일부 스텔스기 성능을 탑재했다. 특히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능동형 위상 배열)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KF-21의 AESA 레이더는 해외 기술 이전 없이 ADD와 KAI 그리고 한화시스템 등 국내 방산업체와 700여 개 중소 협력사가 협업을 통해 개발했다.

앞으로 KF-21은 추가 시험 비행을 통해 여러 환경에서의 전투기 특성을 검증 받게 된다. 또한 공중 급유와 외부 연료탱크 분리, 공대공 무장 발사 시험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후 공대공 무장 능력(2026년)과 공대지(2028년) 무장 능력을 시험하는 2단계 개발 계획을 거쳐 최종 마무리된다.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9일 한파속에서도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비행준비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눈이나 비가 오락가락, 변화무쌍한 날씨 속에서도 KF-21 시제기의 비행 시험과 지상 시험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26년 후반기 공군에 납품하기 위해 2,200소티(1소티=1회비행) 완료해야 되는 비행 시험을 위해 KAI 소속 직원들은 영하의 한겨울 날씨, 한파속에서도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비행 준비를 하는 모습에 가슴속 한구석이 뜨거워진다.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8일 한파속에서도 맡은 미션을 위해 KF-21의 비행준비를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1호기 정비팀 강성진 조장은 “업무가 이렇다 보니 최선을 다하는 것 뿐, 남들이 하지 않는 업종에 종사하다보니 보라매를 만들고 정비할 기회가 생기고 자부심이 생긴다”며 개발 업무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 옆에 있던 이민규 수석은 ”어쩔 수 없는 거죠. 해야 될 일이니까!”라며 “항상 이륙할 때 좋고 안전하게 착륙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9일 한파속에서도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이상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날씨가 오락가락, 변화무쌍한 가운데도 시제기의 비행시험과 지상시험은 계속되고 있다. 오는 2026년 후반기 공군에 납품하기 위해 2,200소티(1소티=1회비행) 완료해야되는 비행시험을 위해 카이 소속 직원들이 지난 19일 한파속에서도 새벽 찬 이슬을 맞으며 마지막 검검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이륙을 대기하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 시제기 1호.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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