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교란종’ 달팽이크림…이제 군대PX 아닌 미국에서 승부수

정슬기 기자(seulgi@mk.co.kr) 2023. 12. 3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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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세상코스메틱, 해외공략 속도
2023년부터 달팽이크림 판매중단
美시장 개척해 해외비중 20% 목표
고운세상코스메틱 닥터지의 블랙스네일크림. [사진 출처 = 닥터지]
“내년부터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합니다. 미국에서 각·보·자(각질케어·보습·자외선 차단) 맞춤 제품을 주력으로 밀면서 꾸준히 투자해나간다면, 30만원짜리 럭셔리 화장품과 붙어도 이길 자신 있습니다.”

‘PX(군대 내 매점) 달팽이 크림’으로 유명해진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이주호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2024년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등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미국 뷰티 시장은 약 100조원에 달하는데, 최근 미국 젊은 소비자들은 피부 트러블 관리에 관심이 많아서 더마 코스메틱을 많이 찾고 있다”며 “미국 진출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진격해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의 60%가 해외에서 나오도록 포트폴리오를 짜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7년 이후 매해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해 2022년 매출 1971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도 2000억원 전후를 기록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같은해 3분기 기준 달팽이 크림으로 불리는 블랙 스네일 라인은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돌파했고, 스테디셀러 레드 블레미쉬 라인은 2000만개를 넘어섰다.

다만 해외 비중은 아직 13% 남짓에 불과하다. 이 대표는 “앞서 진출한 일본·동남아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미국에도 뛰어들어 해외 비중을 20%까지, 매출로 치자면 400억원이 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30년에는 10개 브랜드를 100개 국에서 운영하고, 연평균 10%씩 성장해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달팽이 크림으로 잘 알려진 블랙 스네일 크림을 비롯해 스테디셀러인 레드 블레미쉬, 선크림, 필링젤 등 4개 품목을 시험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 접점 확대 위한 영업 및 마케팅에 힘을 줄 예정이다. 일본에는 오프라인 매장 4000곳에 입점해 있는데, 이를 내년까지 1만개점으로 확대하고 온라인몰 큐텐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주호 대표. [사진 제공 = 고운세상코스메틱]
고운세상코스메틱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2023년 초부터 군대 PX에서 블랙 스네일 크림 등 5개 품목이 판매 중단된 영향이 크다. 정가 15만원에 육박하는 크림이 PX에서는 약 8000원에 팔리면서 시중가보다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해 시장 가격을 교란했다는 논란이 일자 계약을 자진해약한 것이다.

내년에는 브랜드도 2개 더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닥터지와 클린뷰티 브랜드인 비비드로우 2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 2월께 처음으로 색조 브랜드를 출시하고 베이스 메이크업과 립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최대한 모공을 덜 막으면서 피부가 숨 쉴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다이소와 손잡고 10대를 겨냥한 슬림 더마 브랜드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밖에 닥터지 브랜드 제품 중 좋은 성분을 가진 보습 라인인 더모이스처 배리어.D 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보습 효과로 유명한 피지오겔을 겨냥한 제품이다. 이 대표는 “온 가족이 닥터지 제품을 사용하도록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재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젊은 스타트업 대표들을 초청해 성장 프로세스를 알려주면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2~3년만에 성장한다”며 “전세계 뷰티 시장이 600조원인데 한국 시장에서 치고 박고 할 것 없이 빨리 브랜드 경쟁력을 키워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로 같이 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운세상 코스메틱은 피부과 전문의 안건영 박사가 2000년 설립한 회사로 2018년에 스위스 유통기업 미그로스에 인수됐다. 이 대표는 2014년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참여했고, 2022년 대표이사로 취임해 글로벌 뷰티 기업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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