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황소 모드' 황희찬, 리그 3호 도움→블랙팬서 세리머니 도왔다... 울버햄튼, 에버튼에 3-0 완승 '3연승 질주'

박재호 기자 2023. 12. 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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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황희찬. /AFPBBNews=뉴스1
득점 후 기뻐하는 울버햄튼 선수들.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울버햄튼 선수들이 3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3~2024시즌 EPL 20라운드에서 3-0으로 완승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종횡무진 활약한 황희찬(27)이 리그 3호 도움을 올렸다.

울버햄튼은 3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시즌 첫 3연승을 질주한 울버햄튼은 승점 28(8승4무8패)로 정규리그 11위에 자리했다. 재정 규정 위반으로 승점 10이 삭감된 에버튼은 승점 16(8승2무10패)로 17위에 머물렀다.

직전 브렌트포드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린 뒤 전반 추가시간 허리통증으로 교체돼 부상 우려를 자아냈던 황희찬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8분 마테우스 쿠냐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3호 도움이자,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황희찬은 경기 내내 종횡무진 움직였다. 특유의 빠른 침투와 박스 내 간결한 볼 터치, 슛 페인팅 모션 등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다만 골대 강타와 오프사이드 불운이 겹치며 득점 사냥은 무산됐다. 이날 슈팅을 세 차례 때려 유효슈팅 2회를 기록했다. 키패스와 드리블 돌파도 각각 한 차례 올렸다. 볼 경합에서 4회나 승리하며 황소다운 저력을 보여줬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황희찬에게 울버햄튼 선수 중 4번째로 높은 평점 7.5를 부여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의 평가도 비슷했다. 팀 내 4번째 평점인 7.6을 줬다.

황희찬. /AFPBBNews=뉴스1
울버햄튼 선발 라인업.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울버햄튼 선수들의 유니폼.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울버햄튼은 3-4-2-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마테우스 쿠냐, 좌우 측면 공격수에 각각 파블로 사라비아, 황희찬이 섰다. 중원은 아마두 오나나와 제임스 가너가 형성했고 측면 미드필더에 드와이트 맥닐, 잭 해리슨이 포진했다. 스리백은 크레이그 도슨, 막시밀리언 킬먼, 토티 고메스가 형성했다. 윙백은 아이트 누리, 넬송 세메두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세 사가 꼈다.

에버튼은 5-4-1 전형으로 맞섰다. 최전방에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출격하고 측면 미드필더에 드와이트 맥닐, 잭 해리슨이 나섰다. 중원은 아마두 오나나와 제임스 가너가 꾸렸다. 파이브백은 마이클 킨, 제임스 타코우스키, 재러드 브랜스웨이트, 네이선 패터슨, 비탈리 미콜렌코가 포진했다. 골문은 조던 픽포드가 지켰다.

황희찬은 시작부터 수비를 괴롭혔다. 전반 2분 동료의 전진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한 뒤 수비수를 완벽히 접고 크로스를 올렸지만 받아주는 공격수가 없었다.

황희찬의 황소다운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 전반 7분 울버햄튼의 역습 상황에서 황희찬이 놀라운 속도로 침투했다. 쿠냐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황희찬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이 됐지만 슈팅 타이밍을 놓친 사이 수비가 달라붙어 기회가 무산됐다.

계속 몰아붙인 울버햄튼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쿠냐가 올린 크로스를 도슨이 넘어지며 슈팅으로 연결했다. 이를 픽포드 골키퍼가 가까스로 막아냈지만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이를 틈타 킬먼이 왼발로 밀어 넣어 마무리했다.

황희찬. /AFPBBNews=뉴스1
황희찬. /AFPBBNews=뉴스1
황희찬.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후반에도 공세를 이어간 울버햄튼이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8분 사라비아가 황희찬의 전방 침투를 보고 전진패스를 뿌렸다. 황희찬이 페널티박스 오른편까지 돌파해 낮게 크로스했다. 반대편에서도 쇄도한 쿠냐가 수비를 떨쳐내고 논스톱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쿠냐는 골을 넣자마자 황희찬을 손으로 가리키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어 황희찬에게 달려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쿠냐는 팬들 앞에서 양팔로 엑스자를 그리는 '블랙팬서 세리머니'를 펼쳤다.

황희찬의 원더골이 무산됐다. 후반 15분 황희찬이 활발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 수비수의 볼을 가로채 박스 안까지 드리블 돌파했다. 수비수를 특유의 접기로 제친 뒤 오른발로 감아찼지만 반대편 골대를 강타해 아쉬움을 삼켰다.

울버햄튼은 이어진 공격 상황에서 바로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후반 16분 쿠냐가 올린 크로스를 도슨이 왼발을 갖다 댔다. 방향이 바뀐 볼을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황희찬의 침투가 계속됐다. 후반 26분 황희찬은 침투에 이은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취소됐다.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황희찬이 사라비아의 전진 패스를 받아 골문까지 드리블 돌파 후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바로 부심은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었다.

이후 울버햄튼은 네투가 또 한번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잃지 않은 울버햄튼의 3-0 승리로 끝이 났다.

마테우스 쿠냐.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황희찬.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황희찬은 지난 2021년 8월 라이프치히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됐고 이듬해 1월 완전 이적해 세 시즌째 뛰고 있다. 지난 두 시즌은 아쉬움이 컸다. 활약이 살아 날만 하면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시즌 동안 공식전 63경기에 출전해 9골 4도움을 올렸다. 득점 면에서 기여도가 큰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득점포가 터지며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 '부상없는 황희찬은 월드클래스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황희찬은 올 시즌 리그 10골(3도움), 카라바오컵 1골로 공식전 11골을 기록 중이다. EPL 득점 부문 공동 6위에 올라있다. '대표팀 선배' 손흥민도 11골로 득점 4위다. 한국 선수가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인 EPL 득점 부문 탑10에 2명이나 이름을 올린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황희찬은 울버햄튼에서 최다 골과 공격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팀내 최다골 2위는 마테우스 쿠나로 6골, 3위 마리오 르미나로 4골이다. 그야말로 팀내에서 압도적인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황희찬. /AFPBBNews=뉴스1
시즌 초반 맹활약에 힘입어 황희찬은 울버햄튼 10월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황희찬은 윙어 페드루 네투, 수비수 크레이그 도슨과 후보에 올랐다. 득표율 45%를 차지한 황희찬은 네투를 불과 2% 차로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황희찬은 9월에도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지마 네투에 밀려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구단은 "황희찬은 인상적인 10월을 보냈다. 3경기 모두 팀을 도운 공로로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8월 샤사 칼라이지치, 9월 페드루 네투에 이어 올 시즌 이달의 선수 세 번째 수상자다"라고 설명했다. 황희찬은 10월 열린 3경기에서 모두 공격포인트(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황희찬의 활약에 힘입어 울버햄튼도 10월 무패 행진(1승2무)을 달렸다.

황희찬은 올 시즌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11월 A대표 소집 당시 '부상 없는 황희찬은 월드클래스다'란 말이 있다는 말에 웃으면서 "프로 생활을 해오며 정말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힘든 순간 속에서 많이 발전하면서 정답까지는 아니지만 어떻게 해야 제 몸이 맞는지 관리하는 법을 알게 됐다. 올 시즌엔 운이 좋게도 팀에 잘 적응하면서 기록도 좋아졌다. 최대한 길게 유지하고 싶다.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몸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질적 부상에 시달렸던 햄스트링은 현재는 아무 문제가 없는지 묻자 "완전히 괜찮다고 할 수 없지만 심해지지 않기 위해 계속 관리 중이다. 계속 다쳐서 의식이 되지만 현재는 긍정적이다"라고 답했다.

황희찬. /사진=울버햄튼 공식 SNS
황희찬(오른쪽). /AFPBBNews=뉴스1
황희찬은 지난 8월 20일 브라이튼전에서 올 시즌 리그 첫골을 신고했다. 이어 9월 4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호골을 넣었다. 그리고 9월 16일 리버풀전에서 3호골, 9월 31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4호골을 넣으며 강팀에도 강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맨시티전에서는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멋진 한방을 선사했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가 성적이 좋지 않은 울버햄튼을 상대로 승리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그는 "큰 존중을 갖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항상 울버햄튼에게 고전한 기억이 있다. 울버햄튼은 뛰어난 기량을 가지 선수들이 있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코리안 가이(The Korean Guy)가 있다"고 답했다. 여기서 '코리안 가이'는 황희찬을 뜻한다.

황희찬은 후반 20분 큐냐의 패스를 받아 결승골을 작렬시켰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히 부르지 않고 '코리안 가이'라고 칭한 것이 문제가 됐다. 황희찬은 어느덧 유럽에서 8년을 뛴 선수고 EPL에서만 3년째 뛰고 있는 베테랑이다. 특히 올해는 뛰어난 골 결정력으로 울버햄프턴의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경계 대상 1순위였다. 그런 황희찬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황희찬. /AFPBBNews=뉴스1
미국 BVM스포츠는 "경기 전 과르디올라 감독은 황희찬을 '한국 남자'로 불렀다. 이 사건은 유럽 축구의 소수자를 향한 만연한 편견을 뜻한다"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활약한 황희찬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전 결승골을 포함해 여러 차례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고, 그런 선수를 향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발언은 인종차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비판했다.

황희찬의 10월 8일 아스톤 빌라전 5호골을 넣었다. 당시 후반 8분 황희찬은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네투의 패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꽂아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의 선제골에도 2분 뒤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경기를 마쳤다.

이어 10월 21일 본머스전에서 사샤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2-1 승리에 기여했다. 황희찬은 아크서클에서 볼을 잡아 문전으로 쇄도하는 칼라이지치를 보고 전진 패스를 찔렀다. 칼라이지치는 깔끔하게 밀어 넣어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수 2명 사이로 길을 내준 황희찬의 정교한 패스가 돋보였다.

황희찬(왼쪽 두 번째)의 슈팅 모습. /AFPBBNews=뉴스1
황희찬. /AFPBBNews=뉴스1
10월 29일 뉴캐슬전에서 6호골을 성공시켰다. 1-2로 뒤진 후반 26분 동점골을 넣었다. 토티 고메스가 문전으로 파고드는 황희찬에게 전진 패스했다. 황희찬은 태클하는 수비수를 '환상의 접기'로 속인 뒤 왼발로 차넣어 골망을 갈랐다. 리그 6호골을 터트린 황희찬은 2021~2022시즌 EPL 입성 후 본인 시즌 최다골 기록을 다시 썼다. EPL 첫 시즌이던 2021~2022시즌 5골을 넣었고 지난 시즌 잦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3골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 정상 컨디션을 찾으며 '역대급' 시즌을 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골로 울버햄튼 역사상 최초로 홈 6경기 연속골에 넣은 선수가 됐다. 황희찬은 1877년 울버햄튼 창단 이후 처음으로 홈 6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리그 마지막 홈 경기인 에버튼 전에서 골을 시작으로 올 시즌 안방에서 치른 6경기 모두 골맛을 봤다. 당시 황희찬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울버햄튼 선수로서 이 기록을 세워 정말 큰 영광이다. 앞으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다"며 "골은 동료들과 호흡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좋은 호흡을 위해 우리는 열심히 훈련한다. 동료들은 나를 믿고 나도 동료들을 믿는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

기세를 이어간 황희찬은 11월 28일 풀럼전에서 리그 7호골을 터트리며 경기 최우수 선수에 선정됐다. 당시 황희찬은 박스 안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풀럼 수비수 두 명을 달고 헤더를 시도했다. 이때 황희찬이 풀럼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는데 비디오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황희찬은 자신있게 중앙으로 슛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그리고 지난 7일 열린 번리전에서 리그 8호골을 완성시켰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전반 42분 절묘한 페이크와 깔끔한 마무리로 골망을 흔들었다. 페널티박스 오른편에서 골키퍼 타이밍을 뺏은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올 시즌 황희찬은 홈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리그 10골 중 홈에서 6골을 넣었다. 영국 '더선'도 이를 주목했다. 매체는 "황희찬은 몰리뉴(홈 구장)를 너무 좋아한다. 홈에서 골을 넣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몰리뉴에서 계속 불타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황희찬은 내달 13일 개막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약 한 달 동안 울버햄튼을 떠난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따르면 황희찬은 다음 달 2일 울버햄튼을 떠나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지훈련 장소인 아부다지로 합류할 예정이다.

황희찬. /AFPBBNews=뉴스1
황희찬. /AFPBBNews=뉴스1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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