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로벌 테마파크 춘천 레고랜드 개장 2년 '빛과 그림자'

이상학 2023. 12. 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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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코로나 시국 비교적 성공 개장…지역 상생 확대"
지역사회 아쉬움…일자리 미흡·유적 보존 갈등 '진행형'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인 레고랜드 코리아(이하 레고랜드)가 개장한 지 2년째를 맞았지만, 빛과 그림자가 교차한다.

레고랜드는 북한강 지류 의암호 한가운데 섬인 하중도(91만6천여㎡)에 축구장 39개(28만여㎡) 규모로 들어섰다.

1968년 덴마크 빌룬드를 시작으로 영국과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이어 세계 10번째다.

레고랜드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와 가족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레고 브릭으로 지어진 40여개 놀이기구와 7개 클러스터(구역), 154실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레고랜드가 개장하기까지 각종 논란에 휩싸여 개장 시기만 7차례나 연기되다 11년 만인 지난해 5월 5일 어린이날에 맞춰 정식 개장했다.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규모 관광객 방문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으나 부족한 시설, 썰렁한 주변 환경, 연계 관광 미흡 등의 지적이 제기됐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레고랜드의 다양한 지역 상생 노력과 야간 개장 등 새로운 변화 시도가 긍정적인 시그널이 되고 있다.

각종 불만·논란 '실타래' 풀릴까…레고랜드 "비교적 성공적 개장"

레고랜드는 문을 열기 전까지 청동기시대 유물 발굴과 시행사의 자금 부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다 2018년 말 영국 멀린사 2천200억원, 당시 엘엘개발(현 강원중도개발공사) 800억원 등 3천억원을 투자했다.

영국 멀린사가 직접 개발하는 방식으로 총괄개발협약(MDA)이 체결돼 사업착공 11년 만에 마무리된 사업이다.

하지만, 개장을 전후해 레고랜드는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도유지 최장 100년 무상 임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와 공사 과정에서 나온 출토 유물 보존을 놓고 천막농성을 벌이는 시민단체 반발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5일 개장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개장한 춘천 레고랜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원특별자치도(이하 강원도)와 춘천시 등은 연간 약 200만 명이 찾아 생산 유발효과가 연간 5천9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개장 이후 누적 방문객은 올해 초까지 100만명 안팎에 불과했다.

파급효과를 기대했던 지역사회의 실망감에다 관광객 불만이 이어졌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시설 부족했고, 잦은 놀이기구 멈춤 사고에 짧은 파크 운영 시간, 부족한 이벤트 등이 뒤섞여 불만이 터져 나왔다.

춘천 레고랜드, 지난해 동절기 개장 후 첫 휴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간이용권을 팔고서 동절기 휴장을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볼거리,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 등도 잇따랐다.

개장으로 특수를 기대하면서 대대적인 교통 대체까지 세웠던 춘천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텅 빈 채로 셔틀형 시내버스가 운행되거나 값비싼 주차장 비용은 민원 거리였다.

강원도와 강원중도개발공사(GJC)가 지분 명목으로 3%의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불공정 계약 논란과 레고랜드 직원 1천여명 중 80%가량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져 일자리 창출에 대한 실망감도 가중됐다.

특히 주변 환경은 가장 큰 약점으로 꼽혔다.

애초 강원도가 레고랜드와 함께 짓기로 했던 주변 부대시설이 언제 지어질지 요연하다,

춘천 레고랜드 주변 공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레고랜드 테마파크 부지 주변에는 상가 및 판매시설, 컨벤션센터 등 민간 투자가 이뤄져야 하지만, 아직 허허벌판이다.

레고랜드 건설 조건으로 유물전시관 건립 등을 만들기로 했지만, 2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미뤄지고 있다.

레고랜드 측은 테마파크 개발 초기 계획했던 하중도 전체 개발 계획 중에 레고랜드만 오픈을 한 상황을 고려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주변 부지가 개발이 안 된 상황에서 관광객 유도에 한계가 있는 데다 개장 당시 코로나19 여파가 적지 않게 미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앞으로 레고랜드가 지역 경기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최근 레고랜드와 연계한 트롤리 버스 운행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계 방안을 마련해 지역의 관광지로 안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 춘천 트롤리버스 [레고랜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레고랜드 '글로컬'로 돌파구…활발한 지역 상생 협력 추진

각종 논란과 불만에 레고랜드는 시설을 개선하고 활발한 지역 상생 협력으로 테마파크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공을 들였다.

실제로 레고랜드는 지난해 개장 초기와 달리 올해 들어 놀이기구의 안전 운용률을 99%로 분석했다.

멈춤 사고가 거의 없었고, 파크 곳곳 40여개 이상의 대형 파라솔을 설치해 방문객 편의를 높인 데 이어 세계 레고랜드(10곳) 가운데 유일하게 야간 개장을 도입했다.

애초 오후 6시 폐장 시간을 지난 4월 28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주말과 공휴일에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했다.

이 결과 이 기간 3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춘천 레고랜드 야간 개장 [레고랜드 코리아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과 유사한 기후에서 운영되는 다른 국가 레고랜드의 겨울철 휴장과 달리 주말 및 공휴일에 맞춰 운영하는 '춘천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겨울방학과 봄 방학, 설날 연휴 등 겨울 시즌 국내 여행문화의 시즌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또 올해 동남아 단체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도 지난해보다 약 350배 이상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한국 음식 트랜드에 맞춰 치맥(치킨과 맥주)이나 전통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한국맛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무더운 여름휴가 시즌에는 물놀이 시설인 워터쇼 '워터 메이즈'를 만들어 2023년 7월 14일부터 9월 2일까지 운영하기도 했다.

춘천 레고랜드 [레고랜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1시간당 최대 200명만 수용할 수 있지만, 해당 기간 4만명 이상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새로운 즐길 거리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레고랜드는 지난달 기준으로 만족도가 지난해보다 약 3% 상승한 94%를 보였고, 전 분기와 비교해서도 3.3%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개장 초기 아쉬운 지역 상생 부분도 이순규 신임대표가 취임하면서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기업'을 만들었다.

올해 초 레고랜드가 자리한 근화동 일대 2천장의 연탄 봉사를 시작으로 소외계층, 한부모 가정 등에 2천명 이상을 초청하는 등 다양한 기부활동을 진행했다.

이순규 대표와 직원들 연탄 봉사 [레고랜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에는 초록우산 강원지역본부와 공동으로 도내 취약계층 아동에게 2억원 상당의 겨울용품 10여종을 기부해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행사 및 기부활동을 이어가는 등 20곳 이상 참여해 사회공헌활동이 지난해보다 200% 향상했다.

이밖에 근화동과 협업으로 레고랜드 임직원이 직접 제작한 생리대 파우치를 만들어 기부하고, '세대공감 나눔릴레이' 참여를 통해 2년째 쌀 500kg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공헌 활동 행보를 이어갔다.

근화동 주민과 나눔 릴레이 [레고랜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국내 첫 글로벌 테마파크이자 강원도와 춘천을 대표하는 테마파크라는 명성에 걸맞은 해결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강원도와 춘천시가 도심을 순환하는 관광 트램 등 관광콘텐츠 개발에 나섰고 유람선을 띄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레고랜드의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 현재 외통수인 춘천대교 반대편 서면을 연결하는 교량 건설도 추진 중이다.

지역사회도 레고랜드의 노력을 통해 잠시 반짝이는 별똥별이 아닌 한국 관광의 별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순규 레고랜드 대표는 31일 "레고랜드가 문을 열고 2년째 많은 의견을 수용하고자 노력했고, 실제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며 "레고랜드가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하도록 주변 하중도 개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이순규 레고랜드 사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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