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욱 "솔로 탈출? 지금 삶 즐겁지만 외로울 때도 있어"

모신정 기자 2023. 12. 30.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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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 인 서울'서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 역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드라마 '도깨비', '라이프', '타인은 지옥이다', '구미호뎐' 등 유수의 히트작 드라마들을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이동욱이지만 본격 로맨스 영화의 주연은 꽤 오랜만이다. 

배우 이동욱이 임수정과 함께 주연을 맡은 영화 '싱글 인 서울'(박범수 감독)로 2023년을 살아가는 도시남녀들에게 사랑과 연애에 대한 작은 성찰을 제공한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싱글 인 서울'은 싱글의 삶을 고수하는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연애 젬병인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영화다.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개봉해 괄목할만한 흥행 성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로맨스 장르가 전무해지다시피 한 최근 영화들의 경향 속에서 '싱글 인 서울'은 로맨스 명가 명필름 제작 영화답게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마음이 뭉근하게 올라오는 쏠쏠한 재미를 지닌 작품이다. 서울 도심 속 숨겨진 핫플레이스들을 세련되게 담아낸 점과 서로를 향하는 연심을 잘 깨닫지 못하는 영호와 현진 두 남녀의 조금 늦은 속도의 밀당을 지켜보다 보면 추운 겨울날 따끈한 차 한잔을 마셨을 때 온몸에 퍼져 나가는 온기 같은 훈훈한 감정도 경험해 볼수 있다.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최근 스포츠한국과 인터뷰에 나선 이동욱은 한참 동안 싱글라이프의 장점을 열거하다가 "솔로 생활이 너무 편하고 좋지만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 나의 감정과 시간을 같이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계속 이 두 감정을 왔다갔다 한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은 제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일인 것 같다. 지금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마음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파워 인플루언서이자 인기 논술 강사 역할이다. 특별히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의도한 점이 있다면. 

▶ 논술강사로서의 영호가 보통의 직장인 같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강사분들의 영상을 살펴봤는데 천차만별이더라. 대부분 강사분들이 아이들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셨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많이 하시더라. 하지만 영호는 그분들과는 다르게 차별화했다. 그는 아이들이 좋은 학교에 간다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일상에서 싱글라이프를 강조하듯 강의할 때도 그런 모습이 드러나길 바랐다. 

- 임수정과는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에서 카메오로 먼저 호흡을 맞췄다. 당시 첫 호흡을 이룬 소감이 어땠나. 

▶ 그때 처음으로 임수정과 호흡을 이뤘다. 카메오 출연이었고 처음 호흡을 맞춘건데 느낌이 좋았다. 사실 카메오 출연은 잘해봐야 본전인데 낯선 현장에서 잠깐 연기하는 것이기에 '잘해야겠다'는 마음보다 민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헤어진 남녀가 오랜만에 만났을 때 설렘과 반가움을 표현해야 하는 미묘한 장면이었는데 임수정 씨가 굉장히 편하게 리액션 해줬다. 대사 사이의 제 호흡을 훌륭하게 지켜줬다. 그래서 편하게 연기하고 왔고 나중에 길게 연기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다. 이번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임수정 배우는 촬영하다가 컷 사인이 나면 귀여워지는 포인트가 있다. 혼자 멍하니 가만히 앉아 있곤 한다. 그래서 무슨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가만히 있었는데'라고 답한다. 극중 현진처럼 귀여운 모습이 있었다. 현장이 임수정 배우때문에 화기애애했다. 

- 임수정은 그동안 호흡한 다른 배우들보다 이동욱이 가장 멋있고 후광까지 비쳤다고 인터뷰했던데. 

▶ 저 또한 그랬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장화, 홍련', '내 아내의 모든 것' 때 팬이었다. 임수정과 연기하면서 단 한번도 불편한적이 없었다. 너무 좋은 배우와 함께 해 감사하다. 또 함께 연기해보고 싶다. 다시 함께 하게 된다면 로맨스 장르 말고 임수정 배우가 좋아하는 판타지 장르를 해보고 싶다. 감정과 감정이 대립하는 스릴러도 좋겠다.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불혹이 지난 나이에도 로맨스 장르나 멜로 장르에 주인공으로 활약할 정도로 항상 관리에 충실하다는 느낌이다. 최근에는 어린 팬들도 많이 유입되는 것 같던데. 

▶ 칭찬으로 듣겠다. 감사하다. 로맨스 장르는 배우를 향한 호감도가 있어야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나. 관객분들이 감정이입을 잘 해주셔야 하는 장르인데 아직까지 캐스팅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드린다. 이번 작품에서는 연기하며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도시 남자 캐릭터를 따로 준비했다기보다 시나리오에 충실했다. 

- 실제의 삶도 극중 영호가 즐기는 싱글 라이프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팬들과의 꾸준한 소통에 앞장 서는 것도 인상적이다. 아이돌 못지 않은 활발한 팬 활동을 펼치더라. 

▶ 가능하면 젊게 살아가고자 한다. 5~6년전부터 '현재를 살자'는 좌우명이 생겼다. 벌써 25년차 배우인데 계속 해서 과거의 영광이니 기억만 고집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데 장애가 되겠더라. 그때부터 현재를 살기로 했다. 트렌드를 읽고 이런 것도 중요하고 세상이 변하는 것에 잘 발 맞춰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생각 덕분인지 유튜브도 하고 예능도 하면서 핸들과 소통하고 버블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소통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점점 10대 팬들이 저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주고 한다. 그런 것도 신기하다. 버블 메시지를 하다 보면 중고생 팬들이 많아진다. 시험기간에 '응원해달라'고 하거나 '내년에 고등학교에 가는데 걱정된다' 이런 고민들도 털어놓는다. 제 출연작인 '도깨비'나 '구미호뎐' 같은 작품을 10대 친구들이 좋아해주더라. 실제 눈앞에서 설화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져서 지금 세대들이 좋아해준 것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지금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유리한 편인 것도 같다. 

- 팬들과의 소통에서도 꽤 트렌디한 걸로 알려져 있다. 버블이라던가 욱동이 캐릭터, 팝업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놀랍다. 

▶ 팬들을 상대하는 직업이기에 항상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나이에 욱동이 캐릭터를 만들고 팝업 스토어를 열고 했을 때 '사람들이 주책맞다고 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팬들이 좋아한다면 못할 것도 없잖나. 매번 과감한 시도들을 하는데 팬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에 하는 것이기에 팬들이 좋아해준다면 좋다. V앱도 배우들 중에 최초로 시도했었고 보이는 라디오를 진행한다거나 '이동욱의 온디에어'를 진행했던 것도 계속해서 대중들과 소통하고 싶어서였다. 배우들은 시간이 들수록 나이가 들어간다. 대중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다보니 젊은 팬들이 저를 알아봐주고 좋아해준다면 얼마나 큰 힘이 되겠나. 

- 극중 첫사랑 상대인 주옥 역 이솜과 영호가 서로 과거 사랑하던 시절에 대해 왜곡된 기억을 가진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해당 장면 촬영시 어떤 마음이 들었나. 

▶ 시나리오에서도 극장에서 볼 때도 많이 공감한 장면이다. 연애 뿐만 아니라 기억은 왜곡될 수 있는 것 같다. 모두 자신들이 좋은 방향으로 기억을 왜곡시킬 수 있지 않겠나. 그런 것들이 공감됐다. 제 지난 연애를 돌아봤을 때도 20대 초반 시절 영호처럼 바보 같고 어른스럽지 못하고 지질해 보이는 모습이 보일수 있었겠구나 싶더라. 다른 남자 관객들께도 여쭤보니 그 포인트가 많이 공감됐다고 하더라. 이솜 배우와는 사적 교류도 사전에 없었고 현장에서 매우 짧게 만나서 짧은 시간안에 촬영을 다 마쳐야 했다. 이솜 배우가 편하게 받아주고 리액션도 해주셔서 쉽게 잘 할 수 있었다. 이솜 배우는 슛만 들어가면 눈빛이 바뀌는 타입이더라. 

배우 이동욱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현진과 영호의 열린 결말로 막을 내리는데 좀 더 멜로나 로맨스 감정이 진하게 표현되지 않아 아쉬운 점은 없나. 

▶ 지금의 결말이 딱 맞는 것 같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고 끝이 난다면 그것대로 재미있겠지만 이 작품은 그 시점에서 결말을 맺는 것이 맞았다고 본다. 매우 현실적 결말이었다. 

- 서울의 핫플레이스들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이 영화의 장점이다. 가장 인상적인 장소가 있었다면. 

▶ 경복궁을 걸으며 낙엽이 지는 가을을 느껴본 것도 좋았는데 잠수교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서울에 태어나서 40념게 살았는데 잠수교글 걸어서 건너 본 적이 없더라. 낮은 한강 다리에서 올려다 보는 서울의 야경은 신기했다. 물 가까이에서 올려다 보는 한강의 아름다움도 좋더라. 

- 유재석의 유튜브 채널 '핑계고' 대상 후보에 올라있다.(해당 인터뷰는 '핑계고' 대상 발표 전 진행됐다)

▶ '핑계고' 중 제가 출연했던 회차의 조회수가 1위더라. 너무 감사하다. 저를 대상 후보에 올려주신 제작진과 시청자께 감사하다. 상을 노리는 것보다는 후보에 올라 너무 감사하다.

- 영호의 싱글라이프를 표현하려 참고한 서적이나 콘텐츠가 있나. 

▶ 제 스스로 완벽한 솔로 라이프인데 남의 것을 굳니 안봐도 됐다.(웃음)

- 언제까지 솔로 라이프를 고집할 생각인가. 

▶ 아직 잘 모르겠다. 솔로 생활이 너무 편하고 좋지만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 나의 감정과 시간을 같이 공유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계속 이 두 감정을 왔다갔다 한다.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는 것은 제 시간과 공간을 나누는 일인 것 같다. 지금은 혼자서 살아가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마음이 왔다갔다 하고 있다.(웃음) 다른 분들도 친구와 만나서 즐겁게 놀다가 혼자 집에 돌아 왔을 때 묘한 안락감 같은 걸 느끼지 않나.

- 이동욱의 싱글라이프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 저는 살림왕이다. 빨래도 잘 하고 청소도 잘 한다. 쉬는 날 빨래를 3번 할 때도 있다. 청소도 절대 미루면 안된다. 1주일에 한두번 이상은 꼭 하려 한다. 

- 연애세포가 바닥 났다고 최근 말한 적이 있는데. 

▶ 사실 영화속 상황이 배우 이동욱에게는 잘 경험할 수 없는 일들 아닌가. 제가 책을 내고 편집장님과 만나 연애할 일은 없잖나. 일터에서 저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상상해보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기는 한다. 하지만 현실에 오면 혼자 있는 게 편하다. 그러다 보니 연애세포가 죽었다고 진단할 수 밖에.(웃음)

- 비슷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절친 동료들이 많을 것 같다. 

▶ 제 주위에 혼자 사는 남자들이 너무 많다. 동료 중에는 공유 씨와 가끔 만나 술도 한잔 기울이고 최근에는 광고도 같이 해서 일적으로도 만날 수 있어 좋다. 자주는 못봐도 만나면 반갑고 편한 사이다. 

- 내년 계획이 있다면. 

▶ 2023년은 슬프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행복한 일도 많았던 해였다. 신작으로 영화 '하얼삔'과 드라마 '킬러들의 쇼핑목록'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에도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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