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최고 입지 '원베일리 상가' 고분양가에 공실 폭탄
[편집자주]은퇴 자산의 투자 단골일 뿐 아니라 금리·대출 규제시대에 효자상품이던 '수익형부동산'이 무너졌다. 2021년 하반기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빠르게 커지자 정부가 특례 보금자리론 등 아파트 지원을 강화해 비아파트 자산과의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
(1) 월세 받아도 '마이너스 수익률'… 건물주도 줄줄이 경매
(2) [르포] 강남 최고 입지 '원베일리 상가' 고분양가에 공실 폭탄
(3) 강남 주상복합 시행사 월이자 '40억'… 브리지론 10%대 급상승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정차하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나와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길을 5분 정도 걷다 보면 통유리가 눈에 띄는 초고층 건물이 보인다. 3.3㎡(평)당 평균 5653만원의 역대 최고 분양가로 화제를 모았던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의 단지 내 상가 '원베일리 스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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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는 지하 3층~지상 5층 300여개 호실로 조성됐다.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일반분양은 162호실. 고속터미널과 연결되고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과도 가까운 '더블 역세권'이라는 장점이 부각돼 3.3㎡당 최고 1억1000만원의 고분양가가 책정됐다. 위치와 층에 따라 다르나 ▲지하 1층(56개 호실) 2800만~4500만원 ▲1층(57개 호실) 7800만~1억1000만원 ▲2층(15개 호실) 5200만원 ▲4층(3개 호실) 4500만~4800만원 등이었다.
입찰 당시 지하 1층 소형 상가가 최고 6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총 계약률은 60%로 저조했다. 공실이 많은 상태가 지속되자 조합은 지난 10월 21~60㎡(이하 전용면적)로 구성된 각 층 보류지 6개 호실에 대해 8억6015만~14억3240만원 입찰을 진행했다. 법인을 포함 총 3명이 응찰해 최고가 82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공실은 22개 호실로 전체의 7%가량이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해당 상가 1층 47㎡는 현재 25억원에 매매를 기다리고 있다. 지하 1층 14㎡는 매매가가 9억8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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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고금리 여파로 분양시장이 침체돼 상가를 비롯한 상업용 부동산은 아파트보다 더 불황을 겪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상가 투자수익률은 지난해 3분기 1.39%에서 1년 만에 0.84%로 추락했다. 강남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0.49%포인트(p) 줄어든 0.69%에 그쳤다.
공실률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1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집합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9.4%를 기록한 뒤 올해 내내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일부 지역의 상권이 활성화됐으나 물가 상승과 고금리 여파로 임차인의 경비 상승, 손님 측면에서 지출 한계가 나타남에 따라 공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입주한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또한 5년이 넘도록 공실로 남은 상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락시영주택재건축조합은 지난 10월 올해 5번째 상가 보류지 매각에 나섰다. 6월 진행된 4차 최저 입찰가보다 2.7% 하락한 가격에 매물을 내놓았다.
분양을 앞둔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상가 4개동 중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과 맞닿은 '포레온 스테이션5'도 미분양 우려가 커진다. 연면적 6만1814㎡ 지하 3층~지상 4층으로 일반분양분 259호실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지하철역과 상가가 이어지는 초역세권 구조에 배후수요가 1만2000명 이상이라는 장점을 가졌지만 높은 임대료가 예상돼 전망이 어둡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고분양가와 이자 부담이 큰 신규 상가에 대한 관심이 작아져 지금처럼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에는 안정된 상권 내 우량 상가에 투자 쏠림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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