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야경 닮은 화려한 맛의 향연, 서울 속 홍콩으로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2023. 12. 29.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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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킹마마의 음식. /사진=다이어리알
동서양의 매력을 고루 갖춘 홍콩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 허브이자 관광 도시로서 1980~90년대를 풍미한 영화 속 장면들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각인돼 있다. 지난 몇 년간 내부적인 부침을 겪기도 했으나 최근 홍콩관광청 주도하에 관광산업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홍보가 이루어지면서 내국인의 홍콩 여행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중장년층에게 홍콩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도시라면 젊은 세대에게 홍콩은 가장 핫한 외식 메뉴인 딤섬, 훠궈, 완탕면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자 밀크티와 차찬텡에서 즐기는 브런치, 그리고 멋진 야경을 발아래 놓은 수준급 칵테일 바가 즐비한 '맛의 도시'다. 이에 다채로운 문화적 배경을 담은 요리와 공간의 감성을 담아내며 홍콩 여행의 로망을 충족시켜 주는 국내 외식 공간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청킹마마

영화 중경삼림을 떠올리게 하는 청킹마마의 내부. /사진=다이어리알
미식의 매개체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시대가 되면서 소비자가 외식에서 추구하는 가치 역시 달라졌다. 과거에는 맛과 품질, 서비스, 위생이 외식업의 본질이었다면 최근에는 여기에 '공간의 기능'이 추가됐다. 특히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추세와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을 통해 개인의 일상이 콘텐츠가 되면서 소비자들은 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공간 경험을 요구하게 됐다.

최근 주목받은 외식 공간들은 미식의 기능을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에 각각의 세계관을 담고 이를 오감의 모든 요소가 어느 하나 소외받지 않도록 세밀하게 직조해낸다. 공간은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개체다. 특히 외식 공간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몇 시간 이상 머무는 곳인 만큼 그 시간 동안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와 아이덴티티를 오감으로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서울랜드 외식사업부는 이러한 공간 연출에 있어 탁월한 감각을 자랑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종각역 인근에 오픈한 '청킹마마'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소비자를 일상에서 완벽한 비일상의 세계로 초대한다. 공항 출국장처럼 꾸며놓은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하이브리드 차이니스 레스토랑'이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낮과 밤, 차와 식사와 술이 있는 모든 순간을 만족스럽게 향유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 '중경삼림'을 모티프로 꾸민 내부는 계단을 오르는 순간부터 단순히 '홍콩 스타일의 식당' 수준이 아니라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됐던 1994년 홍콩의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아 영화의 필름 조각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도록 한다. 상호 역시 영화의 영문 제목인 '청킹 익스프레스'에서 따온 것.

찌엔용유린기. /사진=다이어리알
홍콩 하면 떠오르는 레트로풍 네온 사인이 완성하는 공간의 색채, 벽에 붙은 영화의 스냅과 빛바랜 포스터, 영화 속에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소품인 어항과 파인애플 통조림, 창틀에 무심하게 놓인 마작 패 하나까지 집요한 디테일로 완성된 이곳은 고객이 머무는 곳이 단순히 물리적 장소가 아닌 서사를 완성하는 하나의 '장면'이 되도록 연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이 결합된 홍콩 외식 문화의 상징과도 같은 '차찬텡' 식당처럼 밝고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2층은 홍콩의 낮을, 중경삼림 속 감성적인 메시지를 보다 잔잔하게 녹여낸 3층은 홍콩의 밤을 콘셉트로 했다.

음식 또한 공간의 분위기와 결을 같이 하며 경험의 퍼즐을 완벽하게 맞춘다. 이곳의 메뉴는 청와대 수석 셰프 출신인 '찌엔용' 박건영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결과물로 식재료와 맛, 담음새 하나까지 콘셉트와 어우러지면서도 맛과 정성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황화위공심채볶음. /사진=다이어리알
2층에서는 다양한 단품 요리와 맥주, 칵테일, 홍콩식 디저트와 티 메뉴를 즐길 수 있어 문화적으로도 홍콩 현지와 닮아있다. 특히 홍콩 애문생 지역 뱃사람들이 술안주로 즐겨먹는 '베이퐁통 차우하이'는 다른 곳에서 만나보기 어려운 특색 메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 꽃게를 얇고 바삭하게 튀겨 홍콩식 매운 소스와 바삭한 식감을 더하는 마늘, 빵가루를 곁들여낸 메뉴로 만족스러운 게의 살밥과 이국적인 소스의 조화가 매력적이다.

한국 사람들도 즐겨 먹는 공심채 볶음에 변주를 준 '황화위 공심채'는 짭조름하고 꾸덕꾸덕한 식감의 조기와 함께 제공되는 점이 특색 있다. 이들 메뉴는 연태고량주 특유의 청량한 파인애플 향이 매력적인 '청킹마마 에일'과 함께 즐기면 그 맛이 배가된다.

3층에서는 뜨끈한 홍콩의 핫팟(Hot Pot), '훠궈'를 중심으로 선보이며 좋은 식재료 퀄리티를 기본으로 양고기와 소고기, 풍성한 채소와 사리가 제공되어 오감의 만족감을 밀도 있게 채운다.

◆창창

라즈지와 연두부튀김. /사진=다이어리알
홍콩 뒷골목 오래된 맛집 감성을 그대로 담은 캐주얼 중화요리 전문점. 창신동의 낡은 건물의 가치를 살려 홍콩의 밤거리 속 오래된 여관으로 표현한 공간으로 높은 절벽 아래 펼쳐진 전망은 이곳에 방문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공간의 바이브에 맞게 간단한 요리들을 술과 함께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으며 동파육, 라즈지, 쇠고기 우육면 등이 인기다.

◆꺼거

원앙볶음밥. /사진=다이어리알
홍콩 노포를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한 재미있는 인테리어의 공간으로 홍콩식 광둥성 지역 요리를 그대로 재현한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광둥식 치킨, 생에그누들과 마장 소스를 곁들인 '깨장 치킨 미엔'과 두 가지 맛의 '원앙 볶음밥' 등 캐주얼한 식사 메뉴가 인기며 두반장소스와 고추기름으로 매콤 새콤한 맛을 낸 오이무침은 반드시 곁들이로 시킬 것을 추천한다.

◆모트32

베이징덕. /사진=다이어리알
홍콩을 대표하는 모던 차이니스 레스토랑 모트32가 조선호텔과 파트너십을 통해 오픈한 서울 지점. 광둥식 전통 요리에 서양식 미감을 더한 세련된 요리를 선보이며 모든 메뉴는 홍콩 본점의 맨싱 리 총괄 셰프가 맡았다. 대표 메뉴로는 베이징 덕과 이베리코 바비큐, 다양한 딤섬, 풍부한 해산물을 곁들인 메뉴들로 특별한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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