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소일거리 탈피…탄소중립·자원순환까지 잡은 노인일자리

김진룡 기자 2023. 12. 29.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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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ESG센터 <1> 새로운 노인일자리의 등장 사회서비스형 선도 모델

- 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
- Eco Senior Group 글자 따와
- 전국 최초 친환경 일자리 창출

- 폐플라스틱·장난감·병뚜껑 모아
- 의류제조 사회적기업 등과 협업
- 올해 225명이 경제적 활동 성과
- 생산부터 판매까지 다방면 활약

“이 모든 제품이 폐플라스틱과 장난감으로 만들어졌다니 신기하네요.”

부산 동구에 위치한 우리동네 ESG센터 2호점에 전시된 업사이클링 제품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 제공


지난 22일 부산 동구 ‘우리동네 ESG센터’를 방문한 한 어르신이 폐플라스틱, 장난감, 병뚜껑 등을 재활용해 만든 제품을 살펴보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 어르신은 센터를 조성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의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사업 등을 통해 노인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노인 일자리 참여자들이 업사이클링 제품을 조립하는 모습.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 제공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사업은 정부가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유형 가운데 하나다. 보통 정부의 일자리 사업은 ▷공공형 ▷민간형 ▷사회서비스형 등으로 나뉜다. 공공형은 기초연금수급자 대상으로 공익 증진을 위한 사회 참여 활동을 지원한다. 민간형은 취업알선형과 시니어인턴십 등으로 근로 조건에 따라 일을 하고 보수를 받는다. 사회서비스형은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영역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유형으로 일하면 한 달 평균 60시간(하루 3시간, 20일)을 일하고 72만 원을 받게 된다.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은 사회서비스형과 추진 배경과 목적이 유사하지만 임금에서 차이를 보인다.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은 노인 일자리 채용 기관에 지원금을 주고, 사회서비스형에서 정한 시간보다 추가로 일하면 그만큼 보수도 더 받는다. 보건복지부가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지난해부터 2년간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했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는 지난해부터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금정구)과 2호점(동구)을 설립했다. 그리고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사업 등을 활용해 올해 기준 센터 1호점과 2호점에서 225명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다.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이란 가치가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부상하는 가운데,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 등 노인 일자리까지 결합한 모델이 우리동네 ESG센터다.

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본부 관계자는 “기존 노인 일자리가 단순히 어르신에게 소일거리를 맡겨왔다면, 센터와 연계한 사회서비스형 선도모델은 노인 일자리가 지역 사회의 탄소중립과 자원순환을 실천하는 전국 최초 사례다. 앞으로도 친환경적이면서 지역 사회에 환원될 수 있는 노인 일자리를 계속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동네 ESG센터 ‘거북이공장’

원래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경영 철학이다. 우리동네 ESG센터의 ESG는 기존 의미와 함께 발전된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를 확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에코 시니어 그룹(Eco Senior Group)’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사회적기업 ‘코끼리공장’이 우리동네 ESG센터 1호점, 2호점을 각각 위탁 운영하고 있다.

금정구의 1호점에서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주로 폐플라스틱 장난감 병뚜껑 등을 수거해 세척하고 종류나 색상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이후 코끼리공장의 파쇄 공장으로 이동해 작은 조각으로 만드는 원료화 작업 등 거쳐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업체로 넘겨진다.

2호점에서는 조립되지 않은 상태의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받아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장갑 안전조끼 가방 조명 재생판재 화분 등의 제품을 만들고 판매까지 한다. 이렇게 탄생한 업사이클링 제품의 브랜드명이 ‘거북이공장’이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느리지만 성실하게, 우직하고 꾸준하게 거북이처럼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2호점에는 업사이클링 제품 제조 공간 외에도 어린이가 참여할 수 있는 체험장, 거북이공장 제품 진열대 등이 마련돼 있다. 코끼리공장 관계자는 “거북이공장 제품의 판매 수익금 30%를 노인 복지 기금으로 편성해 노인 일자리 처우 개선에 쓰고 있다. 우리동네 ESG센터가 노인 일자리를 활용해 다시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순환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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