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방문 1위 日, ‘재벌가 단골’ 오사카 연말 명소 호텔 가보니

권효정 여행플러스 기자(kwon.hyojeong@mktour.kr) 2023. 12.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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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 최정점 ‘버틀러 서비스’ 원조 호텔
전 객실 미도스지 일루미네이션 명소
정통 일식 데판야끼로 미식 여행
오사카 도심 배경으로 욕조 인생샷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로열스위트 욕실 / 사진=권효정 기자
여행플랫폼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한 여행지는 일본 오사카였다. 간사이 지역 허브 도시이자 서일본 최대 도시 오사카는 오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다. 오사카는 2025 엑스포 준비로 한창이다.
로비 야외정원에서 바라본 호텔 외관 / 사진=권효정 기자
오사카 럭셔리 호텔의 등대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에 여행플러스가 직접 가봤다. 오사카의 샹젤리제라 불리는 미도스지 중심부에 있다. 미도스지는 연말 일루미네이션으로 유명한 거리다.
호텔 정문의 가드 인형 / 사진= 권효정 기자
2010년 10월 개장한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는 일본 최초이자 유일한 세인트 레지스 호텔이다. 혼마치역 7번 출구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호텔 정문이 보인다. 도보 5분 거리에 신사이바시 명품거리에도 닿아 접근성이 좋다. 신사이바시는 우리나라 청담동 명품거리와 같은 곳이다. 총지배인을 포함해 한국인 직원 1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오사카를 올 때마다 찾는 단골 톱스타와 대기업 회장도 있다.
로비의 타이타닉호 모형 / 사진=권효정 기자
세인트 레지스는 당시 미국 사교계와 재계 거물인 존 제이콥 애스터 4세(John Jacob Astor IV, 1864~1912)가 설립했다. 이민자였던 증조부가 모피 무역과 부동산으로 성공해 당대 최고 부자가 된 애스터 가문은 존의 모친 캐롤라인 애스터(Caroline Astor)가 사교계 대모로 상류사회에서 존재감을 발산하며 명성을 이어나갔다. 캐롤라인 애스터의 막내아들 존 제이콥 애스터 4세는 상류층 인사들을 위해 당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최고급 호텔 ‘세인트 레지스’를 개관한다. 안타깝게도 존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으로 사망했지만 자손들이 사업을 이어나갔다. 이후 1999년 미국 호텔 체인인 스타우드에 인수됐고 스타우드가 2016년 메리어트에 합병되며 메리어트 브랜드가 됐다.
‘버틀러 서비스’ 근본 호텔​
호텔 외관 / 사진=권효정 기자
세인트 레지스는 미국 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 내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다. 국내에는 아직 없지만 전세계 부유층이 꾸준히 찾는 호텔이다. 인기 비결은 1904년 뉴욕에서 창업한 호텔이라는 역사와 버틀러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다.
도착층의 크리스털 나무 / 사진=권효정 기자
​전세계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 머물면 투숙객 누구나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바로 ‘버틀러 서비스’다. 대부분 호텔이 요즘 버틀러 서비스를 선보이지만 최초 시작점은 세인트 레지스 호텔이다. 120년 전 뉴욕 상류사회에 뿌리를 둔 전통​이다.
웰컴 드링크와 버틀러 박스를 안내하는 버틀러 / 사진=권효정 기자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역시 모든 투숙객에게 24시간 연중무휴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명 ‘개인 집사’다.​ 객실 내 버틀러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서비스 종류는 크게 5가지다. 음료 서비스, 체크인·아웃 시 짐 풀고 싸주기, 다림질, 구두닦이, 이메일 버틀러 등이 있다. 레스토랑 예약과 여행 코스 추천은 기본이다.

해외에서 한정된 시간에 놓인 투숙객의 시간을 아껴준다. 비즈니스 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침대 옆에 버틀러 박스 버튼을 누르면 1인당 하루 2벌씩 다림질한 옷을 비대면으로 주고받는다. 팬데믹 때 유용했던 서비스라고 한다. 컨시어지와 다른 점은 투숙객 요구를 밀착해서 응대한다는 점이다.

일루미네이션 명소
욕조 인생샷까지
정문의 가드 인형 / 사진=권효정 기자
정문의 가드 인형이 먼저 반긴다. 연말 페스티브 시즌에만 등장하는 조형물이다. 1층은 도착층이고 12층은 체크인을 하는 로비층이다. 도착층에 들어서면 크리스털 나무가 눈길을 끈다.​ 전 세계 세인트 레지스에서 볼 수 있는 크리스털·다이아몬드 소재 예술품이다.
12층 로비의 모습 / 사진=권효정 기자
체크인을 위해 12층으로 향한다. 도착층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도착층은 저녁은 상징하고 로비는 해를 상징하며 인테리어를 꾸몄다.
체크인 데스크의 모습 / 사진=권효정 기자
체크인 데스크는 단 2개. 프라이빗하게 체크인을 진행한다. 앉기 전부터 직원이 이름을 먼저 부르면 반겨준다.
베이지톤 인테리어의 로비 / 사진=권효정 기자
로비층엔 일본식으로 지어진 하늘정원이 있다. 전체적으로 층고가 높았다. 차분한 베이지톤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어메니티와 헤어 드라이기 / 사진=권효정 기자
스위트룸 12개를 포함해 객실 수는 총 160개다. 입욕제와 다회용 어메니티를 제공한다. 드라이기는 뷰티 제품계의 에르메스인 100만 원대 ‘바이오프로그래밍’ 제품이다.
로열스위트룸 욕실 / 사진=권효정 기자
스위트룸 욕조에서는 도심을 보며 몸을 녹일 수 있다. 오사카 시티뷰와 함께 역대급 욕조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다도 세트는 물론 커피 머신도 갖췄다.
객실에서 바라본 야경 / 사진=권효정 기자
17~27층까지는 전부 객실층이다. 객실층이 17층부터라 기본 룸을 예약해도 전망은 보장한다.​ 오사카성은 물론 거대한 오사카 도시 뷰를 품는다. 연말엔 전 객실에서 일루미네이션을 볼 수 있다. 객실은 통창으로 마감해 개방감이 두드러진다.
마츠 스위트룸 / 사진=권효정 기자
​스위트룸 이외에 기본 객실 타입은 3개로 나뉜다. ▲디럭스룸(43㎡, 39실) ▲그랜드 디럭스룸(51㎡, 69실) ▲그랜드 디럭스 프리미어(46㎡, 40실)이다. 가장 기본 객실 크기가 43㎡ 이상으로 다른 호텔에 비해 넓다.
그랜드 디럭스룸 / 사진=권효정 기자
그랜드 디럭스룸은 침대가 시티뷰 통창을 마주하고 놓여있다. 각 객실은 50인치 이상의 HDTV, 대형 옷장, 대리석 욕실과 욕조를 갖췄다. 욕조에서 TV를 시청할 수 있다.
후지 스위트룸 거실 / 사진=권효정 기자
스위트룸은 방마다 테마가 있다. 가장 럭셔리한 로열 스위트(198㎡), 소나무를 테마로 만든 마츠 스위트(142㎡), 후지산을 콘셉트로 꾸민 후지 스위트(129㎡) 등이 있다.
로열 스위트룸 침실과 거실 / 사진=권효정 기자
가장 넓은 로열 스위트의 경우, 오사카 남서향을 품었다. W오사카와 하루카스300 전망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자타공인 오사카 최고 일루미네이션 명소로 꼽힌다.
피트니스 센터 / 사진=권효정 기자
저녁 식사 이후 객실로 돌아오면 잠들기 전 침대와 객실을 정리해주는 ‘턴다운 서비스’와 함께 클래식 음악이 틀어져있었다. 부대시설로는 매일 24시간 여는 피트니스가 있다. 객실 카드 키를 찍고 입장할 수 있다. 피트니스와 같은 층에는 스파시설을 운영 중이다.
마츠 스위트룸 거실 / 사진=권효정 기자
호텔 측은 추후 짐을 대신 싸주는 버틀러 패킹 서비스는 꼭 받아볼 것을 추천했다. 타인이 대신 짐을 싸준다는 게 낯설 수도 있지만 얇은 종이로 옷 사이를 채우고, 각을 맞춰 정리해줘서 옷이 구겨지지 않는다. 체크아웃 전 분주함을 느낄 필요 없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일본식 하이엔드 데판야끼부터
프렌치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까지
정통 일본식 하이엔드 데판야끼 ‘와조’ / 사진=권효정 기자
식음업장은 총 4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자 조식당인 라 베두타(La Veduta), 정통 일본식 하이엔드 파인다이닝 데판야끼 와조(Teppanyaki Wajo), 더 세인트 레지스 바(The St. Regis Bar), 프렌치 레스토랑 뤼도르(Rue d‘Or)가 있다. 라 베두타와 세인트 레지스 바는 지난 10월 개보수를 마쳤다.
라 베두타는 간사이 지역 제철 식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인다.
지난 10월 개보수를 마친 ‘라 베두타’ / 사진=권효정 기자
조식의 경우, 메인 단품은 메뉴로 보며 주문하는 알라카르트(a la carte)형태로 여러 개 무제한으로 주문할 수 있고 세미 뷔페로 가져다 먹는 식이다. 메인은 일본식과 웨스턴 스타일 중 고를 수 있다.
2층 규모 프렌치 레스토랑 ‘뤼도르’ / 사진= 권효정 기자
프렌치 레스토랑 뤼도르는 2층 규모다. 1층에서는 캐주얼 프렌치 다이닝과 티타임을 위한 프렌치 베이커리를, 2층에서는 코스 요리와 파인 프렌치 다이닝을 만나볼 수 있다.
하루가 부족한 귀족 체험
세인트 레지스 바 / 사진=권효정 기자
세인트 레지스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세인트 레지스 바’를 놓치지 말 것. 시그니처 칵테일인 ‘블러디 메리’를 맛볼 것을 추천한다. 블러디 메리는 1934년 세인트 레지스 뉴욕의 바 ‘킹 콜’에서 바텐더 페르난도 페티오가 처음 만들었다.
세인트 레지스 바 / 사진=권효정 기자
‘피로 물든 메리 여왕’이라는 의미로 강렬한 빨간색이 특징이다. 보드카와 토마토 주스를 베이스로 한 칵테일이다. 블러디가 피를 의미해서 부정적이라고 판단한 당시 오너의 뜻에 따라 현재는 ‘레드 스내퍼’로 명칭을 바꿨다.
일본식으로 만든 ‘쇼군 메리’ / 사진=권효정 기자
​모든 세인트 레지스 호텔은 지역에 따라 재해석한 각기 다른 맛의 블러디 메리를 선보인다. ​오사카는 유자와 간장, 드라이 진을 더했고 고추냉이(와사비) 가루를 잔 가장자리에 얹어 일본식으로 만든 ‘쇼군 메리’라는 이름으로 제공한다. 객실마다 전세계 세인트 레지스 호텔의 ‘블러디 메리’를 소개한 책도 있다. 중간에 놓인 피아노에선 세계적인 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연주했다.
샴페인 세이버링 / 사진=권효정 기자
오후 5시에 열리는 세인트 레지스 바 입구에서 이브닝 리추얼(의식)도 빼놓을 수 없다. 미리 5분 전부터 와있을 것을 추천한다. 매일 저녁 샴페인을 따서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나눠준다.
샴페인 세이버링 / 사진=권효정 기자
‘샴페인 세이버링(Champagne Sabering)’이라고 하는데 로비 정원에서 칼로 샴페인 뚜껑을 따기 위해 병목을 자른다. 기원은 창업자인 애스터 가문이 미국 사교계 인사들을 대접하던 행사다. 호텔에서의 시간을 즐기니 하루가 다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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