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300만원으로 출발해 시공평가 16위까지···'워크아웃' 태영건설은[집슐랭]

신미진 기자 2023. 12. 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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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009410)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의 '2023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16위를 기록했다.

태영건설의 매출은 한때 4조 원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2조 6051억 원으로 감소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 우발 채무 규모는 3조 5000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3.7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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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자본금 300만원으로 창업
1기 신도시 조성 참여로 사업 두각
1990년 '서울방송' 설립 등 다각화
2002년 아파트 '데시앙' 사세 키워
2023년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경기 부진에 2019년 실적 위기
PF 대출 만기 줄줄이 도래 결국 백기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태영건설 사옥. /연합뉴스
[서울경제]

태영건설(009410)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날 국토교통부의 '2023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16위를 기록했다.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으로 유명한 태영건설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종합 중견 건설사다. 1973년 창업주 윤세영 창업회장이 서울 마포구의 한 극장 사무실에서 자본금 300만 원을 가지고 차린 '태영개발'이 모태다.

1985년 '태영'으로 사명을 변경한 태영건설은 1기 신도시 조성 사업에 참여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1990년 국내 첫 민영방송 사업자로 선정돼 서울방송(현 SBS(034120))을 설립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이후 아파트 등 주택사업에서 도로·철도·항만 등을 건설하는 토목사업, 방송·의료시설 등을 짓는 건축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사세를 키워갔다.

2002년에는 아파트 브랜드 '데시앙'을 선보이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주택 시공을 강화해왔다. 주요 공사실적으로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국회 제2의원회관, SBS 목동방송센터, 창원 마산 야구장(창원 NC 파크) 등 건축과 경남 '양산 사송 데시앙'(4489가구), '대구 도남 데시앙'(2418가구),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1351가구) 등이 있다.

1990년 서울방송(현 SBS) 설립 기념식에 참석한 윤세영(오른쪽) 태영건설 창업회장. /사진 출처=태영건설

태영건설은 2019년 윤 창업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경영 키를 잡은 아들 윤석민 회장은 취임 이후 태영건설의 투자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지주사 TY(티와이)홀딩스를 설립했다. 윤 회장(25.2%)이 최대주주로 있는 티와이홀딩스(363280)는 지난 3분기 기준 태영건설의 지분 27.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과 SBS, 블루원, 에코비트 등을 주요 계열사로 두고 있으며 태영건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 안팎이다.

태영건설의 매출은 한때 4조 원에 육박했으나 지난해 2조 6051억 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8년 4582억 원에서 지난해 915억 원으로 줄었다. 건설경기 부진에 자잿값 인상 등 여파가 겹친 탓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자체개발 사업을 위한 대출금이 증가하며 부채도 빠르게 늘었다. 태영건설의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1조930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78.7%다. 이는 시공능력평가 35위 내 주요 대형·중견 건설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다.

전주에코시티데시앙. /사진 출처=태영건설

이에 올 상반기부터 시장에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1933년생인 윤 창업회장이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난지 5년 만에 복귀하는 등 정상화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내년 초부터 줄줄이 돌아오는 PF대출 만기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PF 우발 채무 규모는 3조 5000억 원으로 자기자본의 3.7배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미착공 또는 분양 개시 전 사업장이다. 당장 이날 432억 원 규모의 ‘성수동 오피스2 개발 사업’ 브리지론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워크아웃 절차를 성실히 이행해 나갈 것"이라며 "더욱 건실한 기업으로 탈바꿈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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