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급하게 달려갔더니… 문 닫은 우체국에 ‘헛걸음’ [현장, 그곳&]
경인 262곳으로 늘어… 불편 호소, 우정본 “지자체 협조… 홍보 지속”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에 짬을 내서 오는데, 문을 아예 닫아버리면 어떡합니까?”
27일 낮 12시20분께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한 우체국. 우체국 내에서 ‘잠시 후 12시30분부터 1시30분까지 점심시간이 시작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30분이 되자 우체국 직원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둘 밖으로 나갔다. 우편을 보내려던 시민 한 명이 급하게 우체국 안으로 들어가자 직원이 나서 시민을 가로막았고, 둘 사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윤주영씨(56)는 “금융업무를 보기 위해 직장 점심시간에 맞춰 서둘러 왔는데 문이 닫혀 있어 난감하다”며 “이 시간대에 업무를 보지 않는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각 의왕시의 한 우체국도 상황은 마찬가지. 30분간 헛걸음을 한 시민만 15명에 달했다. 고향에 보낼 커다란 택배와 중요한 등기우편을 보내려던 시민들은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발만 동동 굴렀다. 우편을 보내기 위해 왔다는 시민 김성환씨(가명·50대)는 “날씨도 추운데, 30분동안 기다리고 있다”며 “국민신문고에 ‘우체국이 시민 불편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민원을 넣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경인지역 우체국의 점심시간 휴무제 운영대상이 확대되면서 시행 첫날 곳곳에서 시민들의 불편과 혼선이 잇따랐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점심시간 휴무제는 지난 2016년 공무원의 휴식권 보장과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도입됐다. 경인지역 우체국은 지난해 6월부터 4인 이하 직원이 근무하는 소규모 우체국에서 시행하다가 이날부터 5인 이하 우체국(57곳)으로 확대했다.
경인지역 우체국 375곳 가운데 262곳(69.8%)에 달하는 우체국에서 점심시간에 쉬게 됐고, 지점에 따라 점심 휴무 시간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점심시간 휴무에 대해 알지 못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졌고, 시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점심시간 교대 운영 중 도난 사고 등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점심시간 휴무제를 확대 시행하게 됐다”며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지자체 협조 등을 통해 점심시간 휴무 시간을 지속해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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