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제 수상 전투함 추진기(CPP)도 국내개발 해야

김관용 2023. 12. 2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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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13일 국내 최초로 독자 건조에 성공하여 해군에 인도한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국산화율 76% 달성이었다.

이는 사실상 국내 독자개발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건조된 해군의 구축함, 호위함, 지원함에 설치된 모든CPP는 기술협력생산으로 공급해 왔다.

금번 연안초계함 건조 시 그동안 외국기술에 의존해왔던 CPP에 대하여 잠수함 독자개발 추진시처럼 처음부터 사업추진전략에 포함하여 국내개발하기를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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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2021년 8월13일 국내 최초로 독자 건조에 성공하여 해군에 인도한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국산화율 76% 달성이었다. 잠수함 국내 독자 건조는 주력 수상 전투함보다 40여년 늦게 시작되었다. 당연히 국산화도 늦게 추진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창호함의 국산화율은 동년 7월 13일 해군에 인도된 대구급 호위함, 서울함의 80%와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잠수함이 늦게 독자건조를 추진하였지만 높은 국산화율을 기록한 것은 잠수함의 특성 때문이다. 잠수함은 건조국 해양환경에 맞게 자국만의 은밀한 성능이 구현되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해군 수뇌부의 강한 국산화 의지가 반영되었었다.

그런데 잠수함에 비하여 일찍 독자건조를 시도한 수상 전투함의 국산화율이 더딘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함정에 들어가는 장비·구성품·부품이 여러 국가에서 공통으로 운용하는 게 많아 반드시 우리 고유의 것을 만들겠다는 군의 의지가 낮게 반영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유독 독자개발을 하지 않고 수 십년간 해외 제작사와 기술협력생산을 하고도 국산화율에 포함시켜온 장비가 있는데, 이는 추진체계 CPP(Controlable Pitched Propeller·가변피치프로펠러)이다. 함정의 추진체계는 함기동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성능으로 고장시 해외 제작사의 기술자가 와서 수리할 때까지 함 가동이 중단되는 매우 중요한 장비이다. 해군의 대부분 함정에 설치되어온 추진체계는 고정 피치프로펠러와 가변피치프로펠러가 있는데, 가변피치프로펠러는 고정 피치프로펠러 대비 조타 성능, 연료소비율, 속도 제어 기능 등에서 우수하여 함정에 설치하는 비율이 높다.

함정의 장비·구성품·부품의 국내개발은 비교적 기술적 난이도가 낮고 돈이 되는 장비부터 추진된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쉽게 만들고 돈이 되어야 제작하겠다고 나서기 때문이다. CPP는 거의 모든 함정에 적용되는 핵심장비이지만 돈은 안되고 난이도가 높아 독자개발하려고 하는 기업이 거의없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해외 제작사와 기술협력생산으로 제작하여 조선소에 공급하였고, 이를 국산화율에 포함하곤 했었다. 이는 사실상 국내 독자개발이라고 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건조된 해군의 구축함, 호위함, 지원함에 설치된 모든CPP는 기술협력생산으로 공급해 왔다.

CPP 대안으로 한 때 500톤급 해군 고속함 PKX-A에 워터젯 추진체계를 설치했지만, 배를 갈지자로 항해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의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금번에 후속함으로 건조되는 500톤급 차기 연안초계함(OPV)에는 워터젯 대신 CPP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수 십척이 생산될 예정인 차기 연안초계함에 대한 개념설계를 끝냈고, 2024년에는 해군과 방사청이 선행연구와 더불어 함정건조 사업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과 신라금속에서 고정 피치프로펠러만 국내개발해 왔는데, CPP를 개발하지 않은 이유는 경제성이 적고 기술적 난이도가 높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상함에 비하여 설계 난이도가 높은 잠수함 추진기에 대하여도 국내 모 기업이 연구용역으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금번 연안초계함 건조 시 그동안 외국기술에 의존해왔던 CPP에 대하여 잠수함 독자개발 추진시처럼 처음부터 사업추진전략에 포함하여 국내개발하기를 권고한다. CPP 국내개발에 성공한다면 수상전투함 국내소요를 충족시킴은 물론 함정 가동율도 향상시키며, 나아가 방산 수출 시장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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