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폭언·폭행… “마을버스 운전 두렵다”
보호칸막이 설치 29%뿐… 외부 위협 무방비
대책·지원 절실… 道 “시·군 요청땐 지원 검토”
#1. 지난 10월28일 안양 시내를 운행 중이던 40대 마을버스 운전기사 A씨는 술에 취한 손님 때문에 고초를 겪어야 했다. 오후 8시30분께 버스에 탄 손님이 술에 취한 채 A씨의 운행을 방해했기 때문. 이 손님은 A씨에게 욕설을 내뱉거나 비아냥 거렸고, 급기야 A씨와 몸싸움까지 벌이려 했다. 결국 이 같은 운행 방해는 경찰이 출동한 뒤에야 멈췄다.
#2. 지난 4월15일 구리시에서는 3차선 도로를 운행 중이던 70대 마을버스 운전기사 B씨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당시 B씨는 도로 위에 불법으로 정차하고 있던 승용차 때문에 지나갈 수 없게 되자 경적을 눌렀다가 폭행을 당해야 했다. 승용차 운전자 C씨는 버스로 올라와 다짜고짜 욕설을 퍼붓고 B씨를 폭행하기도 했다.
최근 마을버스 운전기사가 승객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운전기사 폭행은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지만, 경기도내 마을버스 3대 중 2대에는 보호칸막이(보호격벽)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경기도와 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도내 22개 시·군에서 운행 중인 마을버스는 총 2천831대이며, 마을버스 운전기사는 4천여명이다.
하지만 운전기사의 안전 확보를 위한 보호칸막이가 설치된 마을버스는 29%(843대)에 불과하다. 마을버스 1천988대는 외부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처럼 마을버스 내 칸막이 설치가 저조한 건 2006년 취객 등의 운전기사 폭행을 막기 위해 보호칸막이 설치를 의무화한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에는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5년간(2018~2022년)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운전기사 폭행 사건만 총 3천300건에 달하며,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운전기사 폭행 사건 건수는 연도별로 2018년 444건, 2019년 484건, 2020년 583건, 2021년 873건, 2022년 916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호원 경기도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에 취한 승객들로부터폭언·폭행을 당하는 마을버스 운전자들의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운전자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칸막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마을버스의 경우 각 시·군에서 인·면허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도에서 격벽 설치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면서도 “시·군에서 요청이 온다면 예산 지원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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