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 화재, 숨진 아빠가 두 딸 모두 구했다

이상환 기자 2023. 12. 27.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숨진 30대 가장이 두 딸을 모두 구한 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전날 화재로 숨진 박모 씨(33)를 부검한 결과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에 의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세 딸 먼저 던지고 둘째 안고 뛰어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로 숨진 30대 가장이 두 딸을 모두 구한 후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으로부터 전날 화재로 숨진 박모 씨(33)를 부검한 결과 ‘추락에 의한 여러 둔력 손상’에 의해 사망했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씨는 아래층에서 난 불이 위로 빠르게 번지자 베란다로 나가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가족들과 탈출을 시도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가 2세 딸을 먼저 1층 재활용 종이 포대 위로 던지고 난 뒤 7개월 된 딸을 안은 채 뛰어내렸다”며 “이어 아내 정모 씨가 뛰어내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당초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 씨가 2세 딸을 아래로 던진 뒤 박 씨보다 먼저 뛰어내린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정 씨 진술 등을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정 씨와 두 딸은 목숨을 건졌지만 박 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끝내 숨졌다.

박 씨는 서울 소재 대학 약대를 졸업한 후 약사로 일해 왔다. 박 씨의 대학 동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심성이 착해 여러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다가가 도와주던, 배울 점이 많은 친구였다”면서 “수업 중에 교수님이 급성 발작을 일으켰는데 박 씨가 가장 먼저 나서서 부축하기도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화재를 최초로 신고한 후 비상계단 11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임모 씨(38)의 사인은 화재 연기 흡입으로 나타났다.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