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아, 가지 마라. 배움으로 나이 들고 싶다" … 익산 성인문해교육 작품의 감동사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가정을 챙기기 위해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70~80대의 늦깎이 학생들이 쓴 시화와 편지글이 한 권의 책으로 발간돼 주변에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전북 익산시가 이번에 발간한 책은 늦깎이 학생들의 감동적인 작품을 모아 '반짝반짝 내 인생'이라는 작품집으로 엮은 230쪽의 분량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월아, 빨리 가지 마라/ 내 마음이 바쁘다/
한글을 모르고 살아온 나/ 황혼에 접어들어 마음껏 배우고 싶다./
한글 공부 마음 놓고 하면서 배움으로 나이 들고 싶다/
청춘아, 내 청춘아, 조금만 천천히 가다오.'
-동산사회복지관 문해교실 1반 김영자(78)
'딸아!/ 학교에 다니니까 참 좋다/ 글을 몰라 힘들었다./
서울 같은 데 가면 길을 못 찾아 힘들었다./
엄마 애타는 맘 알고/ 글을 배우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딸아, 사랑한다!'
-무궁화야학교 초등2반 이종임(75)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가정을 챙기기 위해 배움의 기회를 놓쳤던 70~80대의 늦깎이 학생들이 쓴 시화와 편지글이 한 권의 책으로 발간돼 주변에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80평생 하던 일을 접고/ 드디어 내 공부하려고 보니/ 한쪽 눈이 멀어/ 칠판에 글자 하나 보이지 않네/
이제 막 공부하려니 글씨가 잘 안 보인다는 무궁화야학교 김옥례 어르신의 글에는 '퉁퉁 부은 손으로 글씨 쓰며/ 아무리 아프고 힘이 들어도 나는 배우네'라는 열정이 가득 담겨 있다.
전북 익산시가 이번에 발간한 책은 늦깎이 학생들의 감동적인 작품을 모아 '반짝반짝 내 인생'이라는 작품집으로 엮은 230쪽의 분량이다.
익산행복학교를 비롯한 무궁화야학교, 우리배움터한글교실, 부송종합사회복지관, 동산사회복지관 등 5개 기관 학생 195명 어르신의 주옥같은 인생작이 수록돼 있다.
학생들은 80세 안팎의 고령이다. 예컨대 익산행복학교의 12명 학생의 평균 나이는 83세에 이른다.
개학날 아침/ 하나 둘, 하나 둘/ 힘찬 발걸음/ 들뜬 내 마음.
김인숙 익산행복학교 문해교사는 "새로 받은 교과서 3권의 첫 페이지 문장을 아기새처럼 온 힘을 다해 복창하는 어르신의 모습에 감정이 울컥하며 올라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온 정성을 기울인 글자 한 자 한 자에는 어르신들의 인생이 녹아 있다. 글의 제목부터 아름답다.
꽃보다 예쁜 한글공부, 받침 글자는 어려워, 즐거운 공부, 배움으로 만난 새로운 경험과 세상, 신나는 내 인생 등 어르신들의 초긍정 마인드가 담겨 있다.
작품집에는 어릴 적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일과 가정을 챙기느라 바빠서, 단순히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었던 저마다의 사연과 서러움이 가득 담겨 있다. 딸처럼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이 작품 속에 진솔하게 담겨 있어 주변에 큰 감동을 준다.
올해는 한글‧초등과정을 비롯하여 스마트폰 활용교실, 왕초보기초영어교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의 학습자들이 참여하여 배움의 즐거움을 한층 더 다채롭게 표현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발간사에서 "배움에 대한 열정과 행복을 다양한 작품으로 표현해 주신 학습자 어르신들에게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며 "이번 작품집은 다양한 사연부터 평범한 일상의 감정까지 손수 한 글자, 한 글자씩 글과 그림으로 녹여 담아내고 있어 매우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쟁 계속하겠다"는 이스라엘 총리에 분노한 인질 가족들 "지금 당장!!"
- 尹대통령, '카르텔 혁파'·'킬러문항 배제' 등 성과 자찬
- 與 '김건희 특검' 거부 가닥 "총선 교란 악법…노무현도 거부권 행사"
- 홍익표 "'김건희 특검법' 입장이 한동훈 바로미터"
- 이준석 탈당 D-1, 시험대에 오른 한동훈의 정치력
- "대법 근기법 판단, '크런치모드' 지옥 열 것" 우려
- "'김건희 명품백', '한동훈 설전' 아닌 '뉴' 서사를 어필해야 한다"
- 대법, 연장노동 기준 주당 시간으로…"하루 24시간 노동 가능"
- 정부 이·팔 관련 '홍해파병' 가능성에 시민사회 "결사반대"
- 민주당 "尹 '이 새끼' 발언 사실…욕쟁이·거짓말쟁이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