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초전도체 LK-99 논란…영국 과학자들이 꼽은 올해 과학이슈

박정연 기자 2023. 12. 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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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얀3호, 챗GPT, 위고비 등이 꼽혀
영국 가디언은 과학자들이 뽑은 '2023년 10대 과학뉴스'를 2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국 연구진이 상온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며 발표한 화합물 'LK-99'를 둘러싼 논란과 인도 달 착륙선 '찬드라얀 3호'의 달 남극 도달 등이 영국 과학자들이 꼽은 '올해의 10대 과학 뉴스'에 선정됐다.

영국 가디언은 23일(현지시간) 영국의 과학자들이 꼽은 올해의 과학 뉴스 10선을 보도했다.

● 세계 최초로 달 남극 도달한 인도 '찬드라얀 3호'

인도는 우주 선진국들조차 해내지 못한 달 남극 도달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7월 발사된 찬드라얀 3호는 7500만달러(약 977억2500만원)란 적은 비용으로 개발돼 우주항공계에 놀라움을 안겨줬다. 찬드라얀 3호는 달의 표면에서 유황을 발견하고 달의 토양이 좋은 단열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같은 달 우주항공계에선 여러 이벤트가 있었다. 중국은 세계 최초의 메탄 연료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우주 여행의 비용과 환경보호적 측면을 모두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또 암흑 물질을 탐사하기 위한 유클리드 위성이 발사가 시작됐다.

● 챗GPT 등장…비약적으로 발전한 인공지능(AI)

뛰어난 성능을 가진 인공지능(AI)도 10대 뉴스에 꼽혔다. 생성형 인공지능 챗GPT가 대표적이다. 2022년 후반 출시된 챗GPT는 2023년 입소문을 타며 사람들에게 널리 사용되기 시작됐다. 챗GPT는 접근성이 매우 좋을 뿐만 아니라 높은 정확도와 정교한 답변을 사람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챗GPT가 실생활에서 활용될 수 있는 AI의 시작점이라고 평가했다.

● 피타고라스 정리의 새로운 수학 증명 발견한 10대 소녀들

3월 미국 뉴올리언스 출신의 두 십대 소녀들이 피타고라스 정리에서 새로운 수학적 증명을 발견해 수학계에서 화제가 됐다. 칼체아 존슨과 네키야 존슨은 피타고라스 정리에 대한 삼각법적 증명을 도출해냈다. 사인 법칙과 무한 기하급수를 이용한 이들의 증명은 '대단한 창의력과 민첩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 DNA가 알려준 호모사피엔스의 '생각보다 이른 아프리카 대륙 이주'

진화인류학계에선 호모사피엔스의 새로운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분석해 이들이 25만년 전 유라시아 어딘가에서 호모사피엔스 계통으로 진화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앞서 학계에선 약 10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아프리카로 이주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 기록상 가장 뜨거웠던 한 해

기상학자들은 올해를 '가장 뜨거웠던 해'로 기록했다. 2016년 세워진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구가 달아오르면서 리비아에선 홍수가 도시를 휩쓸고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그리스와 캐나다에선 산불이 일었으며 열대성 사이클론인 '프레디'는 동아프리카를 강타했다. 극한기후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각국에선 녹색에너지 생산, AI 예보 기술 개발 등 대책 마련에 나서기 시작했다.

●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첫 치료제 승인

각종 난치병과 불치병에 대해 새로운 치료법의 단서로 여겨지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사용한 치료제 승인은 의생명학계를 뒤흔들었다. 지난달 영국 의약품규제당국(MHRA)이 겸상적혈구빈혈치료제인 '카스커비'의 사용을 승인한 데 이어 이달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같은 치료제를 승인했다. 과학계에선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치료제의 높은 비용과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잠재적인 부작용의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위고비', '마운자로'…GLP-1계열 비만치료제 열풍

획기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가진 비만치료제 열풍도 10대 과학 뉴스에 꼽혔다. 당뇨병 치료제로 사용되는 GLP-1 수용체를 사용한 비만치료제 '위고비'는 임상시험에서 참가자들의 체중을 15%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다. 경쟁작인 '마운자로'도 유사한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것으로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많은 부작용에 대해 검증 작업을 거쳤지만 갑상선암 발생 가능성 등 아직까지 모든 위험성이 해소되진 않았다고 전했다.

● 전세계 뒤흔든 '상온 초전도체 LK-99' 논란

한국 연구자들로 구성된 퀀텀에너지연구소와 한양대 공동연구팀이 발표한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도 주요 과학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 7월 논문 사전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관련 논문이 발표되면서 이윽고 각국 과학자들은 검증 작업에 나섰다. 8월까지 이어진 검증 실험에선 논문이 제시한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재현되지 못했고 현재 과학계는 LK-99가 중요한 초전도 특징을 갖지 못했다는 합의에 이른 상태다.

● 제초제·살충제가 불러일으킨 야생동물의 급격한 감소

제초제와 살충제의 남용이 불러일으킨 야생동물의 멸종은 기후변화와 함께 중요한 환경 문제로 지목됐다. 프랑스 몽펠리에대 연구진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9월 '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유럽 전역의 새들은 개체수가 5억5000만마리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 증가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 줄기세포 기반 인공배아 모델의 새로운 지평

인간 생명 탄생의 비밀과 함께 다양한 치료법의 단서가 될 줄기세포 기반 인공 배아모델의 발전도 10대 과학뉴스에 선정됐다. 6월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연구팀은 어떤 세포로도 발달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가 초기 착상을 거쳐 인간배아와 비슷한 구조로 발달할 수 있는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인간배아는 선천성 질환, 유산, 보조생식술(IVF)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어떤 배아모델도 자연적인 인간 배아와 동일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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