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성착취한 중학생들 실형…“교도소 무서워” 반성문에 판사 분노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2023. 12. 21. 16: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초등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성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녀 중학생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양(16)에게 징역 장기 2년8개월에 단기 2년2개월, B 군(16)에게 징역 장기 1년6개월에 단기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시스
초등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성 착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녀 중학생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1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양(16)에게 징역 장기 2년8개월에 단기 2년2개월, B 군(16)에게 징역 장기 1년6개월에 단기 1년을 각각 선고했다.

A 양은 지난 6월 7일 초등학생 C 양(12)이 자신을 험담한다고 생각해 서귀포시 한 놀이터 정자로 끌고 가 B 군 등 공범 3명과 번갈아 가며 발로 C 양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 일로 C 양은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C 양이 경찰과 부친에게 피해를 알리며 도움을 요청하자 A 양은 사흘 뒤인 10일 오전 2시경 공범 1명과 함께 C 양을 인근 한 테니스장으로 데리고 가 또다시 폭행했다.

당시 C 양이 “숨을 쉴 수 없다”고 호소했지만 A 양은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C 양을 협박해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휴대전화로 신체를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B 군은 지난 4월 11일과 12일 새벽 C 양을 불러내 서귀포시 한 공영주차장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 군은 동행한 공범에게도 C 양을 성폭행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B 군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 양은 C 양을 폭행한 것이 아니라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고 말해 살펴본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A 양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당시 범행 현장 목격자도 마찬가지로 A 양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양에 대해 “피고인 측 지인들이 제출한 탄원서를 보면 ‘피해자가 피해를 본 게 오로지 피고인의 행위 때문만은 아니고 피해자가 행실을 바르게 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하는데, 그런 사정이 있다고 할지라도 이런 범행을 하면 안 된다”며 “본인의 범행을 무겁거나 심각하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8월 첫 공판에서도 재판부는 그간 A 양이 50여 차례 제출한 반성문의 내용에 대해 꾸짖은 바 있다. 당시 진 부장판사는 “피해 아동의 고통에 대해선 별로 관심이 없고 90% 이상이 ‘교도소에 처음 와보니 너무 무섭고, 하루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등 모두 본인 입장”이라며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고 자신의 범행으로 상대방이 어땠을지를 생각해 보라”고 다그쳤다.

재판부는 이날 B 군에 대해선 “피고인은 피해자를 화장실로 데려가 간음했다. 상당히 무거운 범죄”라며 “피해자하고 두세 살 차이 안 나는 소년인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선처를 탄원한 사람이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 모두에 대해 “범행 자체가 너무 무겁고 피해도 상당하다”며 “아직 소년인 피고인들이 이런 범행에 이르게 된 데는 어른들의 책임도 상당히 크지만, 죄책이 너무 무거워 형사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사건 공범들은 앞서 소년부 송치 처분을 받았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