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있는 ‘소년시대’, 미화하지 않고 그대로”…X세대 공감법 완성한 이명우PD[SS인터뷰]

유다연 2023. 12. 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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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우 PD. 사진 | 쿠팡플레이


[스포츠서울 | 유다연기자] “‘그때 그 시절’ 철부지들이 했던 행위를 미화시키지 않기 위해 애썼습니다.”

1989년 충남 부여가 배경인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는 X세대(1965~1979생)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안 맞고 사는 게 일생일대의 목표인 온양 지질이 병태(임시완 분)가 전학을 간 부여에서 ‘아산 백호’와 이름이 비슷해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한 이야기를 그렸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는 기성세대의 추억을 환기시키기 위해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썼다.

“제목처럼 ‘소년시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기성세대, 청년세대 할 것 없이 모두에게나 있는 ‘소년시대’를 담아 공감을 일으키려고 했죠. ‘소년시대’라는 제목과 달리 방송등급이 청소년 관람불가인 것도 주 시청층이 기성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드라마는 X세대의 추억을 미화한다. 진짜 ‘아산 백호’ 경태(이시우 분)가 17 대 1로 싸우는 장면을 세련되게 보여주거나 ‘부여의 소피 마르소’ 선화(강혜원 분)가 남성 시청자들의 추억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만드는 것 역시 의도된 연출이라는 게 이PD의 설명이다.

그간 시대극들이 영호남, 또는 서울이 배경이었지만 ‘소년시대’는 특이하게 충남 부여가 배경이다. 주요 출연진 중 부여가 고향인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이PD의 고향도 강원도 춘천이다.

“대한민국은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였는데 충남만 지리적으로 내륙이죠. 충청도 사투리가 주변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데다 다른 사투리보다 비교적 쉽게 느껴져 수월해 보인 것도 한몫 했습니다.”

‘소년시대’ 스틸컷. 사진 | 쿠팡플레이


드라마는 반듯한 이미지를 지닌 배우 임시완의 변신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임시완은 그간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 ‘미생’(2014), 영화 ‘변호인’(2013), ‘비상선언’(2022), ‘1947 보스톤’(2023) 등에서 바른 청년, 혹은 세련된 악역으로 이미지를 굳혔던 임시완은 이 작품에서 맞고 사는 온양 지질이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촌스러운 버섯머리 헤어 스타일에 구수한 온양 사투리를 구사하는 임시완의 모습에 시청자들도 열광했다.

“임시완은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입니다. 처음에는 워낙 곱고 아이돌 출신이라 제가 생각한 병태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임시완은 병태를 완벽하게 재연하려고 했죠. 박남정의 ‘널 그리며’에 나온 기역니은 춤도 임시완이 연습을 해야 하니 촬영을 좀 미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후 유명한 댄서 효진초이가 직접 현장에 와서 임시완의 안무 현장을 봐주는데 가요대전을 보는 줄 알았죠.”

‘열정’하면 이명우PD 자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자신이 연출한 드라마 OST작사에 직접 참여하곤 한다. ‘열혈사제’의 ‘파라다이스’(Paradise), ‘편의점 샛별이’(2020)의 ‘크레이지’(Crazy), 그리고 ‘소년시대’의 ‘이판사판’, ‘웬 아이 워즈 영’(When I Was Young), ‘깊은 밤에 우리’ 등에 작사가로 이름을 올렸다.

“OST는 양날의 검이에요. 과하게 들어가면 스토리의 본질을 망가뜨리곤 하죠. 음악이 충분히 이야기를 받쳐줄 수도 있지만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음악도 사랑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명우 PD. 사진 | 쿠팡플레이


이명우 PD는 지난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약 20년을 SBS에 몸 담았다. 2019년 ‘열혈사제’를 마지막으로 퇴사해 ‘더 스튜디오 엠’을 설립했다. 프리랜서 연출작으로는 SBS ‘편의점 샛별이’, 쿠팡플레이 ‘어느 날’(2021) 등을 연출했다.

“SBS에서 약 20년을 있다보니 지상파에 길들여졌죠. 하지만 회사를 나와 능동적인 시청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작품의 메시지나 표현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것에 최적화된 작품을 선택하는 게 제게는 도전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시청자들이 어떤 것에 반응하는지 알 기회였죠. 그런 경험을 통해 ‘소년시대’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소년시대’는 쿠팡플레이에서 두번째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PD는 쿠팡플레이의 장점은 연출의 자유라고 밝혔다.

“쿠팡플레이는 제게 창작의 자유를 줍니다. 책임도 뒤따르죠. 후배들이 작품이 흥행하지 못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데 그걸 두려워하기보다는 누구에게나 그런 시기가 있으니 거름이 되게 하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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