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CEO들을 대통령 행사에 병풍 세우는 한국…미국·일본은? [김대영 칼럼]

김대영 기자(kdy@mk.co.kr) 2023. 12. 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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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빅테크 기업 CEO들은 연일 산업생태계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는 대중 앞에서 혁신 제품이나 최신 기술트랜드를 직접 소개한다.

이런 모습들은 최근의 한국의 재계 총수들 행보와는 전혀 다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같은 재계총수들도 손정의 회장처럼 대중 앞에 나서 우리 사회가 미래를 향하면서 생산적인 일하자고 역설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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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기업인은 新성장동력 찾기 집중
자사혁신 소개하며 국민에 미래메시지
韓기업인은 정치·사법 과잉에 시달려
부산 총수 동원은 韓정치 수준 보여줘
기업인, 국가발전에 제대로 활용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지난 6일 부산 중구 깡통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먹고 있는 모습.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 국제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를 마친 뒤 재계 총수들과 깡통 시장을 찾았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최근 해외 빅테크 기업 CEO들은 연일 산업생태계에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구글을 비롯해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CEO는 대중 앞에서 혁신 제품이나 최신 기술트랜드를 직접 소개한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작년 AI데이 때 “테슬라가 힘든 노동을 할 필요가 없는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비전을 밝혔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최근 도쿄에서 열린 ‘소프크뱅크 월드 2023’ 행사에서 직접 무대 위로 올랐다. AI기술 진보로 앞으로 20년 이내에는 전인류 지혜의 1만배를 넘는 ASI시대가 열린다고 예언했다. AI기술이 가져올 미래 생활상을 묘사하면서 AI혁명에서 일본이 앞서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일본국민에게 새로운 글로벌 기술 흐름을 소개해오고 있다.

이런 공룡기업들의 메시지엔 공통점이 있다. 갈수록 격동적으로 변해가고 치열한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자신들만의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의 생존전략은 국가경쟁력을 이끌어가는 발전동력이기도 하다.

이런 모습들은 최근의 한국의 재계 총수들 행보와는 전혀 다르다. 최근 재계 총수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실망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마련한 자리에 대거 달려갔다. 윤 대통령과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는 광경이 전국에 중계됐다. 당장 비판이 쏟아졌는데 비판의 요지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할 재계총수들 바쁜 시간을 ‘먹방’처럼 보이는 정치이벤트에 낭비시켰다는 거다. 이런 게 ‘딱’ 한국 정치 수준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2025년 오사카 엑스포 유치전에서 러시아를 92표 대 61표로 제쳤다. 그러나 우리처럼 떠들썩한 유치전을 펼치지 않았고 물밑에서 치밀하게 움직였다. 일본이라면 설사 유치전에 실패했더라도 바쁜 기업 총수들을 오사카 전통시장에 모아서 먹방장면을 연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뜩이나 한국 재계 총수들은 ‘툭’하면 압수수색에 재판을 겪다보니 오롯이 미래먹거리찾기에 ‘올인’할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몇몇 총수들은 아직까지도 한순간 잘못된 정치와의 인연으로 경영활동에 발목이 잡혀 있다. 정치과잉, 수사(사법)과잉, 과거에 속박된 트라우마에 계속 시달리며 과거에 엮여있다. 기업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과거로 회귀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해외에 나가 보면 한국 기업들이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실감하게 된다. 우수한 재계 인재들은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킹을 활용해 글로벌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 이들과 함께 뛰는 재계 총수들은 한국의 ‘1등 영업사원’이다. 그런만큼 재계 총수에게 국가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새로운 지식 확산과 지혜도 공유하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같은 재계총수들도 손정의 회장처럼 대중 앞에 나서 우리 사회가 미래를 향하면서 생산적인 일하자고 역설할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인과 기업인 사이에는 높거나 낮은 서열이 있을 수 없다. 서로의 역할과 기능이 다르지만 일류 대한민국을 향한 목표는 같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재계 총수들을 소홀히 대접하며 잘못 활용하고 있다. 지엽적인 일로 기업가 정신을 꺾어 놓았으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뒷다리를 붙들고 있다. 지금이라도 ‘재계 총수 활용 설명서’를 만들어 제대로 된 역할을 맡겨보자. 우리 시선을 미래로 향하게 하고 사회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놓을 것이다.

편집국 국차장 겸 디지털전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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