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공식·명절특수 깨진 韓 영화, '범죄도시3'·'서울의 봄'이 살렸다 [연말결산]

최하나 기자 2023. 12. 2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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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한국 영화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흥행공식은 이제 옛말, 한국 영화의 위기가 온몸으로 체감된 2023년이다.


◆명절 특수는 옛말, ‘교섭’→‘거미집’ 흥행 참패

올해 극장가에서는 연휴 특수를 노리고 중대형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과 ‘유령’(감독 이해영)이 개봉했다.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 ‘리틀 포레스트’의 임순례 감독과 배우 황정민 현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교섭’과 ‘독전’의 이해영 감독의 신작 ‘유령’의 2파전으로 예상됐지만, 두 작품 모두 설연휴 특수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앞서 개봉된 ‘아바타: 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과 ‘더 퍼스트 슬램덩크’(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선전으로 ‘교섭’과 ‘유령’의 흥행세를 끌어내렸고, 결국 두 작품 모두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설연휴뿐만 아니라 추석 극장가 상황도 여의치 않았다. 이번 추석 극장가에서는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 ‘보스톤 1947’(감독 강제규),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이 스타 캐스팅과 메가폰을 앞세워 호기롭게 출사표를 던졌으나 ‘천박사 퇴마 연구소’만 누적 관객수 191만 명을 넘기며 겨우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다. 특히 김지운 감독과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의 재회로 화제를 모은 ‘거미집’은 누적 관객수 31만 명에서 그쳐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다만 추석 연휴 끝물이었던 지난 10월 3일 개봉된 영화 ‘30일’(감독 남대중)이 예상외 선전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30일’은 손익분기점인 160만 고지를 넘어 최종 스코어 누적 관객수 216만 명을 기록해 간신히 한국 영화의 면을 세웠다.


◆ 흥행 공식 깨진 여름 극장가, 연이은 대작 영화 흥행 실패 충격

올해 여름 극장가는 연이은 대작 영화의 흥행 실패로 한국 영화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올해에는 7월 26일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를 시작으로 8월 2일 ‘더 문’(감독 김용화)과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8월 9일 ‘콘크리트 유토피아’(감독 엄태화), 8월 15일 ‘보호자’(감독 정우성)와 ‘달짝지근해: 7510’(감독 이한)까지 총 6개의 영화가 1주일 차이로 개봉하며 한국 영화 텐트폴 대전이 펼쳐졌다. 이 가운데 ‘밀수’ ‘더 문’ ‘비공식작전’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스타 감독과 배우 캐스팅, 초호화 스케일 등 흥행 공식을 모두 갖춘 영화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본격적인 여름 텐트폴 대전이 펼쳐진 뒤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걸었다. ‘밀수’(누적 관객수 514만 명)와 ‘콘크리트 유토피아’(누적 관객수 384만 명)만이 손익 분기점을 넘기면서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각각 제작비 350억 원, 200억 원이 투입됐던 ‘더 문’(누적 관객수 51만 명)과 ‘비공식작전’(누적 관객수 105만 명)이 손익분기점에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으로 흥행에 실패해 충격을 더했다. ‘달짝지근해: 7510’(누적 관객수 138만 명)과 ‘보호자’(누적 관객수 138만 명) 역시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채 극장가에서 퇴장해야 했다.

특히 올해 여름 텐트폴 대전은 지난여름 텐트폴 영화였던 영화 ‘한산: 용의출현’(감독 김한민, 누적 관객수 726만 명), ‘헌트’(감독 이정재, 누적 관객수 435만 명), ‘비상선언’(감독 한재림, 누적 관객수 205만 명), ‘외계+인’ 1부(감독 최동훈, 누적 관객수 154만 명)가 동원한 관객수보다 줄어들어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가 얼마나 낮아져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여름 텐트폴 대전은 이제 충무로에 스타 감독과 배우 캐스팅, 화려한 스케일의 흥행 공식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재확인케 했다. 코로나 19 기간 동안 달라진 관람 문화에 따른 한국 영화와 관객들과의 괴리감을 좁혀나가야 할지에 대한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범죄도시3’ 시리즈 쌍천만, 올해 최고의 한국 영화 ‘서울의 봄’ 흥행이 말하는 것

한국 영화의 위기가 그 어느때보다 피부로 와닿았던 2023년이지만, 그럼에도 아직 희망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지난 5월 개봉된 영화 ‘범죄도시3’(감독 이상용)가 누적 관객수 1068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2편에 이어 연이어 천만 고지를 넘어서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범죄도시3’의 흥행은 ‘범죄도시’ 시리즈에 관객들이 기대하는 요소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했기 때문이다. 마동석표 통쾌한 액션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그리고 빌런의 존재감 등 시리즈의 미덕을 제대로 챙기며 흥행에 성공, 고사 직전에 몰린 한국 영화의 버팀목이 됐다.

올해 연말을 앞두고 영화 ‘서울의 봄’(감독 김성수)이 그야말로 극장가에 봄을 가져왔다. 영화는 한국 영화 최초로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은 많은 캐릭터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 전개와 이미 역사가 스포일러임에도 긴장감을 자아내는 뚝심 있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올해의 한국 영화라는 호평과 함께 극장가 흥행에 성공했다.

‘범죄도시3’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한국영화 탄생을 기대케 하는 ‘서울의 봄’이다. 숏폼 선호도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세태 속에서 장장 141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 있음에도 ‘서울의 봄’은 가뿐히 흥행에 성공했다. 결국 잘 만든 작품은 어떻게든 관객의 선택을 받는다는 단순하지만 어려운 명제를 ‘서울의 봄’이 증명한 것이다.

‘서울의 봄’이 되살려놓은 한국영화의 불씨는 20일 개봉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가 이어갈 전망이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에 이은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완결편인 ‘노량: 죽음의 바다’는 개봉 전부터 사전 예매량 27만 장을 돌파하면서 흥행 예열을 제대로 마친 상태다.

‘범죄도시3’ ‘서울의 봄’이 간신히 절벽 끝에서 간신히 끌어올려놓은 한국 영화가 ‘노량: 죽음의 바다’의 흥행과 함께 2024년에는 좀 더 따뜻한 한 해를 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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