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 말리부 해안도로서 10여년간 58명 사고사

허경진 기자 2023. 12. 1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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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말리부 해안 도로. 〈사진=CNN〉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말리부 해안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지난 10여년 동안 58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현지시간 18일 CNN은 캘리포니아 서부 해안선을 따라 뻗어있는 1번 주도(州道)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PCH)의 명소 중 하나인 말리부 구간에서 2010년 이래 교통사고로 5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말리부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반짝이는 백사장으로 인기 관광지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비욘세와 레이디 가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줄리아 로버츠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곳에 집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말리부 주민이자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 '아이, 로봇' 등을 만든 제작자 미셸 셰인은 2010년 마을 옆을 지나는 PCH 도로변에서 당시 13세였던 딸 에밀리를 잃었습니다.

사고 당일 에밀리는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자신을 데리러 오기로 한 부모를 도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셰인은 당시 에밀리가 있는 곳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 "차 한 대가 내 옆을 지나쳐 마주 오는 차들 쪽으로 질주해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회상했습니다.

에밀리는 사고 차량에 치여 숨졌습니다.

셰인은 딸의 죽음을 계기로 이 도로 내에 중앙분리대 설치, 도로 옆 인도 조성, 과속차량 단속 등 변화가 나타나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 해안도로의 위험성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21마일(33.8㎞) 인 말리부'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에밀리의 사망을 계기로 주민과 지역사회 지도자들로 구성된 'PCH 태스크포스'가 결성됐지만, 그 이후에도 57명이 더 숨졌습니다.

사망사고가 특히 자주 발생한 커브 지역은 "죽은 자의 커브"(Dead Man's Curve)로 불립니다.

지난 10월에는 도로변에 차를 대놓고 산책에 나섰던 대학생 여성 4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이 도로의 제한 속도는 시속 45마일(72㎞)이지만 당시 사고를 낸 차량은 시속 104마일(167㎞)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3345건의 충돌 사고 가운데 과속이 865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말리부 해안도로 옆에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58개의 타이어를 흰색으로 칠한 뒤 희생자의 이름을 쓴 추모 공간이 마련돼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교통부는 자전거 도로 설치와 보행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교통안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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