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후 4배 성장…AI가 만든 체험관광 큰 도움 됐죠"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12. 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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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플랫폼 겟유어가이드
요하네스 레크 CEO 인터뷰
전체 여행상품 80%
아직도 오프라인 거래
AI로 상품 기획
알고리즘도 고도화
체험형 상품 인기
獨유니콘 발돋움
번역 등은 AI가
사람은 품질관리

"상품 예약량을 기준으로 올해는 작년 대비 70% 성장했고,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서는 4배에 육박합니다."

세계적인 여행 플랫폼 겟유어가이드(Get your guide)의 요하네스 레크(Johannes Reck)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여행이라는 '경험'이 전 세계를 연결하는 정보기술(IT)·플랫폼과 만나 다시 전성기를 맞은 셈이다. 레크 CEO는 "회사 설립 이후 티켓(상품) 약 1억2000만장을 판매했는데,

특히 올해에만 4000만장을 팔았다"고 말했다. 겟유어가이드는 독일의 '유니콘' 여행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세계 각국 관광지의 다양한 액티비티를 예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세계적인 여행 정보 사이트인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와 '익스피디아(expedia)' 등과 글로벌 여행 시장을 놓고 경합하고 있다.

레크 CEO는 관광산업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도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관광·여행시장은) 온라인으로의 침투가 여전히 부족한 곳"이라면서 "관련 시장에서 전체 디지털 거래 비율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고 했다.

겟유어가이드 앱 화면

겟유어가이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여행상품 수십만 개를 제공하면서 특히 유럽 지역에서는 1위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겟유어가이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시장에 존재하는 온라인 여행 기업들과 차별화되는 서비스 덕분이다. 호텔과 항공권, 이동수단과 가이드 등 단순한 여행상품이 아닌 지역 전문가와 함께 관광 명소를 돌고 문화체험을 하는 등 '사용자 경험'을 중심에 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레크 CEO는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기술을 활용해) 여행을 하고 있고, 한국의 젊은 사람들도 여기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특히 이들은 여행에 있어 '경험'을 중요시한다"고 덧붙였다.

겟유어가이드는 지난 6월 1억9400만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유치했다. 테마섹홀딩스(Temasek Holdings)와 레이크스타(Lakestar LP) 등이 투자라운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렐리아캐피탈도 겟유어가이드에 일찍부터 투자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겟유어가이드의 기업가치를 2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겟유어가이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여행 일정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수많은 예약을 끌어내며 큰 호평을 받았다.

겟유어가이드 앱 화면

AI가 관광산업에서 일으킬 변화와 관련해 레크 CEO는 "우리는 AI를 이미 사용하고 있고, 미래의 일이 아니다"라며 입을 뗐다. 그는 "우리는 몇 년 전부터 이미 AI를 서비스에 도입해왔다"면서 "검색과 추천 알고리즘은 이미 AI에 의해 구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만든 여행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일부 작업을 인공지능으로 자동화한 결과 비용 절감 효과도 있었다고 한다. 레크 CEO는 "AI가 답변을 표준화하면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 실제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면서 "특히 회사가 글로벌 고객 기반과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면 AI는 매우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AI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갈까. 이에 대해 묻자 그는 "결국 모든 사람이 불필요해진다는 주장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더 생산적이게 돼 직업의 형태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실제로 AI를 도입하기 전까지는 콘텐츠 생성이나 번역과 같은 업무를 사람이 했다면 이제는 해당 영역을 인공지능이 담당하고, 사람은 제품 품질 관리(QA) 업무 등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요하네스 레크.

겟유어가이드는 전 세계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 사이에서 구조조정 광풍이 불 때 직원을 해고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시장이 반등해 많은 인력이 필요해졌을 때 비싼 돈을 주고 급하게 채용하지 않아도 됐고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냈기에 직원의 충성도가 높아졌다는 후문이다.

겟유어가이드는 주력 시장인 유럽을 넘어 아시아와 북미 지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한국 시장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챗GPT와 같은 AI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AI를 이용한 여행 플랫폼이나 AI 기반의 개인 맞춤 여행 서비스 등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레크 CEO는 올해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이에 대해 토론한 바 있다. 레크 CEO는 올가을 한국을 직접 찾았다. 그는 "한국은 이미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기 때문에 운전대를 재창조할 필요가 없다"면서도 "K팝 등 전 세계적으로 입소문 난 문화 현상과 관련해서는 더 많은 경험을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K바비큐가 잘 알려져 있지만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장소를 잘 알지 못하는 것처럼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이 연결(홍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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