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스튜디오삼익, PER 29배에 가구 시장 보릿고개지만…

권오은 기자 2023. 12. 1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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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상단에 상장해도 시총 700억원대
중소형 공모주 투자 열풍에 흥행 수월할 듯

온라인 가구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스튜디오삼익은 앞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고평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직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직상장을 택했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주력인 홈 퍼니싱(Home Furnishing·집 꾸미기) 사업이 살아나고 있어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성장성을 증명해야 할 전망이다.

그와 별개로 수요예측만 넘긴다면 IPO 완주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중·소형주의 흥행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을 받은 중·소형주 블루엠텍, 케이엔에스, 와이바이오로직스 모두 1000대 1 안팎의 일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상장 첫날 시초가가 150% 이상을 찍었다. 스튜디오삼익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대 700억원대라 현재 분위기에선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스튜디오삼익의 브랜드 ‘스칸디아’. /홈페이지 캡처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스튜디오삼익은 상장 주관사로 DB금융투자를 선정하고, 새해 IPO 절차를 밟는다. 85만주를 모집한다. 구주매출 없이 신주 모집 100%로 진행한다. 스튜디오삼익은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달 15일부터 16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스튜디오삼익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1만4500원에서 1만6500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약 123억원에서 140억원이다. 예정 상장 주식 수(총 439만4264주)를 고려할 때 시가총액은 637억원에서 725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튜디오삼익은 희망 공모가 밴드를 비교 기업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순이익/시가총액) 28.88배를 토대로 정했다. 비교 기업별 PER은 ▲시디즈 14.79배 ▲지누스 22.14배 ▲오하임앤컴퍼니 49.71배 등이다. 오하임앤컴퍼니가 비교 기업군에 추가되면서 내구소비재 업체 평균 PER(13.04배)보다 스튜디오삼익의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됐다.

스튜디오삼익은 평균 PER 28.88배에 올해 3분기 말 순이익을 연 단위로 환산한 31억2300만원을 곱한 뒤, 상장 주식 수로 나눠 주당 평가액 2만526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할인율 19.62~29.36%를 적용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할인율(23.02~34.28%)보다 5%포인트가량 낮다. 그만큼 공모가를 높게 잡았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해 IBKS제13호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할 때 처음 제시한 시가총액 1120억원보다는 눈높이를 낮췄다.

온라인 홈 퍼니싱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를 비롯한 대형 홈 퍼니싱 기업뿐만 아니라 SSG닷컴, 쿠팡 등 전자상거래 기업도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국내 온라인 홈 퍼니싱 시장 규모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42%로 예측돼, 해외 시장 성장률(1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손민균

스튜디오삼익은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엔데믹(풍토병화) 기간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실적이 플러스(+·흑자)를 유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빠르게 매출 등이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스튜디오삼익은 ▲삼익가구 ▲스칸디아(SCANDIA) ▲죽산목공소 ▲스튜디오슬립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온라인 가구 유통 전문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제품들을 국내외 약 50여개 협력업체를 통해 제작해 자사몰과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을 통해 팔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711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12.8% 증가했다. 지난달 월 매출도 88억원을 올리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월 매출(79억원)을 웃돌았다.

가격 경쟁력도 앞세웠다. 스튜디오삼익의 주력 제품인 수납침대 가격은 20만원대로 경쟁사 평균(40만원대)보다 반값 수준이다. 스튜디오삼익은 제품 유통 단계를 ‘제조사 → 배송 위탁업체 → 지방 간선 물류업체 → 배송·설치’로 2단계가량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삼익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사옥의 시설을 개보수하고, 사업 규모 확대에 발맞춰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또 신규 출시한 고급 매트리스 브랜드 ‘스튜디오슬립’을 비롯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IBK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서 빌린 장기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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