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뜯어보기] 스튜디오삼익, PER 29배에 가구 시장 보릿고개지만…
중소형 공모주 투자 열풍에 흥행 수월할 듯
온라인 가구 유통기업 스튜디오삼익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나선다. 스튜디오삼익은 앞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나, 고평가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직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직상장을 택했음에도 여전히 고평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주력인 홈 퍼니싱(Home Furnishing·집 꾸미기) 사업이 살아나고 있어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그래도 성장성을 증명해야 할 전망이다.
그와 별개로 수요예측만 넘긴다면 IPO 완주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중·소형주의 흥행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최근 공모주 청약을 받은 중·소형주 블루엠텍, 케이엔에스, 와이바이오로직스 모두 1000대 1 안팎의 일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상장 첫날 시초가가 150% 이상을 찍었다. 스튜디오삼익도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대 700억원대라 현재 분위기에선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스튜디오삼익은 상장 주관사로 DB금융투자를 선정하고, 새해 IPO 절차를 밟는다. 85만주를 모집한다. 구주매출 없이 신주 모집 100%로 진행한다. 스튜디오삼익은 다음달 5일부터 11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같은달 15일부터 16일까지 청약을 받는다.
스튜디오삼익의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1만4500원에서 1만6500원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약 123억원에서 140억원이다. 예정 상장 주식 수(총 439만4264주)를 고려할 때 시가총액은 637억원에서 725억원으로 추산된다.
스튜디오삼익은 희망 공모가 밴드를 비교 기업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순이익/시가총액) 28.88배를 토대로 정했다. 비교 기업별 PER은 ▲시디즈 14.79배 ▲지누스 22.14배 ▲오하임앤컴퍼니 49.71배 등이다. 오하임앤컴퍼니가 비교 기업군에 추가되면서 내구소비재 업체 평균 PER(13.04배)보다 스튜디오삼익의 기업가치가 높게 책정됐다.
스튜디오삼익은 평균 PER 28.88배에 올해 3분기 말 순이익을 연 단위로 환산한 31억2300만원을 곱한 뒤, 상장 주식 수로 나눠 주당 평가액 2만526원을 산출했다. 여기에 할인율 19.62~29.36%를 적용했다.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할인율(23.02~34.28%)보다 5%포인트가량 낮다. 그만큼 공모가를 높게 잡았다는 의미다. 다만 지난해 IBKS제13호스팩과 합병 상장을 추진할 때 처음 제시한 시가총액 1120억원보다는 눈높이를 낮췄다.
온라인 홈 퍼니싱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샘과 현대리바트를 비롯한 대형 홈 퍼니싱 기업뿐만 아니라 SSG닷컴, 쿠팡 등 전자상거래 기업도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국내 온라인 홈 퍼니싱 시장 규모는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2.42%로 예측돼, 해외 시장 성장률(11%)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디오삼익은 성장에 자신감을 보였다. 최정석 스튜디오삼익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엔데믹(풍토병화) 기간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동안에도 실적이 플러스(+·흑자)를 유지했고, 올해 들어서도 빠르게 매출 등이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설립된 스튜디오삼익은 ▲삼익가구 ▲스칸디아(SCANDIA) ▲죽산목공소 ▲스튜디오슬립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온라인 가구 유통 전문기업이다. 자체 개발한 제품들을 국내외 약 50여개 협력업체를 통해 제작해 자사몰과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을 통해 팔고 있다.
스튜디오삼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711억원,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12.8% 증가했다. 지난달 월 매출도 88억원을 올리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평균 월 매출(79억원)을 웃돌았다.
가격 경쟁력도 앞세웠다. 스튜디오삼익의 주력 제품인 수납침대 가격은 20만원대로 경쟁사 평균(40만원대)보다 반값 수준이다. 스튜디오삼익은 제품 유통 단계를 ‘제조사 → 배송 위탁업체 → 지방 간선 물류업체 → 배송·설치’로 2단계가량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스튜디오삼익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신사옥의 시설을 개보수하고, 사업 규모 확대에 발맞춰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또 신규 출시한 고급 매트리스 브랜드 ‘스튜디오슬립’을 비롯한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IBK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에서 빌린 장기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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