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비싼데…" 분양가 내년에 더오르나

이미연 2023. 12. 1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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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양 성적·입지·가격 경쟁력에 따라 온도차 극명
분양가 인상·이자 부담 등 청약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전망
사진 연합뉴스

올해 분양시장은 경직된 흐름으로 시작했지만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1.3 부동산대책' 규제 완화 영향으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호전되며 분양시장의 매수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내년에는 분양 시장은 신축 아파트 공급 부족 이슈와 높아지는 분양가 등의 여파로 내 집 마련 수요층의 조급함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단 고금리 기조와 대출축소로 인해 자금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여부, 적정 분양가 등에 따른 수요 집중과 입지 및 상품성 등을 고루 갖춘 흔히 '돈 될 만한 곳'에 몰리는 선별청약 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는 전국에서 23만1549가구(예정물량 포함)가 공급됐다. 이는 2010년 17만2670가구 이후 13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분양실적은 7만4723가구로 2022년(16만5436가구) 같은 기간 대비 45% 수준에 그쳤다.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흐름 악화와 원자잿값 및 인건비 인상 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 압력이 커짐에 따라 건설사들의 분양 지연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반면 3분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지고 청약 시장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4분기에만 연간 총 공급량의 절반에 가까운 10만5190가구가 집중됐다. 다만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의 위축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연말 분양예정 물량이 내년으로 이월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미분양 누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대구와 울산 등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공급 재개에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12.3대 1로 전년(7.5대 1) 대비 소폭 상승하며 두 자릿수를 회복했지만 지역별 청약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모습을 보였다. 평균 청약경쟁률이 전국 평균을 상회한 지역이 2022년 8곳에서 올해는 3곳에 불과했고, 1대 1 청약경쟁률에 못 미친 미달 지역은 2곳에서 3곳으로 확대됐다.

서울은 평균 청약경쟁률이 59.5대 1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청약열기가 가장 뜨거웠다. 규제지역 추첨제 확대와 1.3대책 영향으로 강남3구(강남, 송파, 서초) 및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금융, 세금, 청약제도 등의 기준 완화로 청약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

또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 허용(LTV 0%→30%)과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선(12억원 한도) 등의 폐지 여파로 청약 당첨자의 자금 조달 부담 또한 줄며 2022년에 비해 고조된 청약 흐름을 나타냈다. 지방에서도 충북, 대전 등은 산업단지 인접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성적이 좋았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신축 아파트 공급 진도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대기 수요가 꾸준한 인기지역은 서둘러 청약 기회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고금리 장기화로 수요층의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만큼 단지별 분양가 적정성과 입지 및 상품의 특장점 유무에 따라 선별청약 경향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해 전국 평균 아파트 분양가는 3.3㎡당 1806만원으로 작년보다 285만원이나 올랐다. 규제지역 해제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이 서울 강남3구 및 용산구로 축소된 데 이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대상에서도 벗어나면서 분양가 제동장치가 사라진 영향이 크다.

내년에는 '2030 국토교통 탄소중립 로드맵'에 의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됨에 따라 건축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제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값 변동성이 커지며 추가적인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의 3.3㎡당 평균 아파트 분양가격은 3529만원으로 작년(3476만원)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강 이북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몰렸음에도 마포, 성동, 동대문구 등에서 전용면적 84㎡ 기준 13억~14억원대로 분양가가 책정되며 높은 분양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제주의 평균 분양가격은 2447만원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고 △광주 2131만원 △부산 1952만원 △경기 1885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울산과 대구 등은 위축된 분양경기가 반영되며 작년보다 분양가격이 낮아졌다.

내년 분양시장은 서울 등 일부 선호지역 내에서도 입지와 단지별 분양가 수준에 따라 청약 온도차가 심화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구 '청담르엘', 서초구 '아크로리츠카운티', 송파구 '잠실래미안아이파크' 등 분양일정이 연기됐던 강남3구 정비사업지 대어들이 몰려온다. 분양가상한제 적용과 추첨제 확대로 청약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사비 증액과 사업주체간 내홍 등으로 분양일정이 표류되는 단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변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이 결정됨에 따라 매매시장 가격 추이를 고려해 분양시기를 조율하는 단지들이 늘면서 공급시기는 유동적일 가능성이 높다.

무주택 신혼부부 및 청년층은 도심지 주변 공공분양 아파트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에는 뉴:홈 사전청약분 1만호가 공급 예정이며,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을 비롯해 부부 개별 특별공급 신청 허용 등 공공분양 특별공급 기준 완화로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 책임연구원은 "공급시장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연착륙을 위해 정부가 노력을 거듭하고 있지만, 내년에도 금융 및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될 여지가 커 비수도권 사업지 또는 리스크에 취약한 건설사들의 부실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며 "공급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이행력과 내년 총선 결과에 따른 주택정책 방향 또한 분양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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