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에 눈 37㎝… 달리던 KTX 유리창 30장 ‘쩍’

최종석 기자 2023. 12.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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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국 곳곳 한파 피해 속출

지난 주말 올겨울 최강 추위로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한파와 강풍, 폭설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달리던 KTX 유리창 30여 장에 금이 가고, 전국 주요 공항에서는 항공편 60편이 결항됐다.

금 간 KTX 외부 유리창 - 16일 오후 10시쯤 천안아산역에서 광명역으로 달리던 KTX-산천 열차의 외부 유리창 30여 장이 금이 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강원도 철원은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24도까지 떨어졌다. 독도는 이날 순간 풍속이 시속 105㎞를 기록했고, 전북 군산에는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눈이 내려 37㎝ 넘게 쌓였다. 제주도도 최고 25㎝ 이상 적설량을 기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10시 10분쯤 천안아산역에서 광명역으로 달리던 KTX산천 열차의 유리창 30여 장이 잘게 부서지거나 금이 가는 사고가 났다. 이 열차에는 당시 승객 788명이 탑승하고 있었지만 ‘이중창 구조’로 돼 있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코레일은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유리 2장이 사이에 공간을 두고 붙어 있는 이중창인데, 파손된 30여 장 모두 바깥쪽 유리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사고 당일 오후 9시 충남 천안 지역 기온은 영하 6.4도였다. 열차는 사고 당시 최고 시속 230㎞ 정도로 운행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강풍과 눈발에 섞여 있는 작은 자갈, 얼음 알갱이 등이 튀어 유리창이 연쇄적으로 부서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고 직후 안전을 위해 시속 170㎞로 감속 운행했다”고 말했다.

17일 아침 한때 전국 주요 공항의 활주로가 얼어붙으며 항공기 60편이 결항되기도 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제주공항(35편)과 청주공항(10편), 김포공항(8편) 등에서 항공편이 잇따라 결항했다.

폭설에 한파… 오늘 올겨울 들어 가장 춥다 - 한파와 강풍, 폭설이 한꺼번에 몰아친 17일 오전 광주광역시 서구 무진대로가 마비됐다. 왕복 8차선 도로가 하얗게 눈으로 덮였고, 오르막을 오르던 차량 1대는 빙판에 미끄러져 방향이 180도 돌아 멈춰 섰다. 전국적으로 18일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예상되고, 이번 추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연합뉴스

청주공항에서는 전날(16일) 밤 12시 46분쯤 항공편이 결항해 승객 386명의 발이 묶이는 일도 있었다. 청주공항은 승객들에게 담요 등을 긴급 지원했다. 청주공항 관계자는 “제설 작업을 계속했지만 내린 눈이 그대로 다시 얼어붙으면서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며 “오늘 10시쯤 제설 작업을 마무리해 운항을 재개했다”고 했다. 여객선도 한때 인천~백령도, 포항~울릉도 등 58개 항로에서 71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강풍 피해와 빙판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16일 오후 3시 51분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서는 강풍에 건물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나가 소방 당국이 현장을 통제했다. 인천에서만 이날 아침까지 강풍 피해가 30건 가까이 접수됐다.

17일 오전 2시 52분쯤 충남 서산시 고북면 서해안고속도로 상행선에서 5t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넘어졌다. 이 사고로 중앙분리대 파편이 튀면서 차량 4대가 잇따라 추돌, 40대 남성 운전자 한 명이 다쳤다. 앞서 16일 오후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해안고속도로에서도 SUV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50대 운전자와 동승자 등 2명이 다쳤다.

전국에서 수도 계량기 등 동파 피해도 있었다. 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오후 11시 현재 전국적으로 91건이 접수됐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중대본은 “지난 16일 발생한 저체온증 등 한랭 질환자는 6명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기상청은 “18일에도 북쪽에서 찬 바람이 강하게 들어와 기온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고, 바람 탓에 체감 기온은 영하 18도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18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도~영하 3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영상 4도로 예보됐다.

이번 추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관계자는 “한겨울 추위의 원인인 찬 대륙고기압이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맹렬한 추위는 계속될 것”이라며 “27일까지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17도에서 영상 2도 사이에 머물며 평년보다 추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간중간 눈 소식도 있어 “빙판길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기상청은 19일 밤부터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북 일부 지역에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충남은 20일, 전북은 20~21일, 전남은 20~22일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오전 10시부터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했다. 서울시는 16일부터 25구와 한파 종합지원상황실을 가동하고 24시간 비상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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