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노하우 25년 … 세계 시장 본격 도전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3. 12. 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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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
한국 핀테크 상장 1호, 내년 창립 25주년
'경리나라' 등 자금관리솔루션 수출 모색
1년 중 석달 해외 체류, 신시장 직접 챙겨
日 베트남 등 6개국 진출 … 내년엔 印尼
새 화두 'B2E 페이' 시장 집중 공략
AI 활용한 서비스, 전 계열사에 도입

"1년에 석 달 동안은 해외에 머물면서 한국의 정보기술(IT) 핀테크 기술을 수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에, 다른 지역에서는 영국과 멕시코에 법인을 세웠습니다. 2024년에는 인도네시아에도 법인을 둘 예정입니다."

대한민국 핀테크 상장 1호 기업 웹케시그룹(2019년 1월 코스닥)이 2024년을 글로벌 확대의 원년으로 삼았다. 석창규 웹케시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영신로에 있는 사옥에서 기자와 만나 "아직은 핀테크 자금 관리 기술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웹케시그룹은 창사 25주년을 맞는 내년에 △글로벌 성장 확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 △ B2E(기업 내 임직원) 페이 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를 화두로 잡았다.

웹케시그룹 계열은 크게 웹케시, 비즈플레이, 쿠콘으로 구분된다.

웹케시는 중소기업 경리 업무 솔루션 'AI경리나라'를 필두로 초대기업을 위한 자금 관리 솔루션 '인하우스뱅크', 중견·대기업을 위한 자금 관리 솔루션 '브랜치', 세무사를 위한 '위멤버스' 등을 선보인다.

비즈플레이는 bzp 경비지출관리, bzp 출장관리, 비플식권, 복지카드 등을 서비스한다. 법적 효력이 있는 전자증빙 기반의 경비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또 쿠콘은 국내 금융, 공공, 유통 등 500여 개 기관 정보를 수집해 이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에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한다. 공모주 실시간 조회, 신용·체크카드 본인 확인, 운전경력증명서 발급, 소유자 차량 정보 조회, 법인카드 정보 조회, 전자세금계산서 매입 내역 조회 등이 대표적이다. 고객사는 이를 활용해 자사 서비스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 핀테크 업계의 백화점인 셈이다.

이런 웹케시그룹이 세계로 뻗어 나가려고 하는 이유는 웹케시그룹의 핀테크 기술이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어서다. 석 회장은 "이미 퀵북에 비견할 수 있는 AI경리나라의 글로벌 버전인 '와북스(WABOOKS)'를 개발한 상태"라면서도 "동남아시아 국가는 특히 세금 신고 프로세스가 열악해 이를 한국 기술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창업 시절인 24년 전으로 돌아가 해외에 법인을 세우고 수출하려고 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 하나의 국가에 1년 정도만 몰입하면 어느 정도 안착시킬 자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핀테크 수출을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로 규정했다. 한국 핀테크 기술이 한국 시장에 제대로 뿌리내리면 전 세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특히 웹케시그룹은 캄보디아에 소프트웨어 사관학교인 '코리아 소프트웨어 인적 자원개발센터(KS-HRD센터)'를 설립했다.

석 회장은 내년 화두로 B2E 페이를 꼽았다. 웹케시그룹이 밀고 있는 서비스다. 일반 페이 서비스가 개인이 소비한 것을 개인이 결제하는 것이라면, B2E 페이는 직원이 소비한 것을 회사가 결제하고 관리하는 비즈니스다. 예를 들어 같은 대기업 계열사여도 각각 규정이 달라 A계열사 직원이 B계열사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카드를 사용하더라도 증빙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 회장은 "B2E 페이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며 "웹케시의 B2E 페이를 사용하면 별도 정산 과정이 생략돼 불필요한 행정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B2E 페이 애플리케이션(앱)을 쓰면 복지 혜택을 위한 자사몰을 설립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정된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와 연동하면 증빙을 자동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물리적 세계에서 화폐는 은행이, 카드사는 가맹점이 있어야 운영된다"면서도 "하지만 디지털 세계에서는 이런 점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자동차그룹과 정부 부처에서도 B2E 페이를 쓸 정도다. 이 같은 노력에 웹케시그룹 매출액은 2021년 1635억원에서 2022년 1715억원으로 올랐다. 또 다른 도전 과제는 생성형 AI 도입과 개발이다.

특히 그는 생성형 AI를 제3의 산업혁명으로 규정했다.

석 회장은 "1999년 7월 1일 국민은행이 인터넷뱅킹을 시작한 다음 날 사표를 냈다"며 "그전까지 모뎀과 통신을 활용해 폐쇄망으로 운영하던 은행 망이 열리는 것을 보고 곧 신세계가 펼쳐질 것을 직감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성형 AI가 IT 업계 판을 바꿀 것으로 전망했다.

석 회장은 1962년 부산에서 3남매 중 둘째이자 장남으로 태어나 문구 제조공장을 하던 부친 아래에서 사업을 익히며 자랐다. 하지만 부친이 별세한 후 억척스러운 장남으로 살았다. 대학에 입학한 뒤 떡볶이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졸업 후 들어간 곳은 전자금융의 선두 주자로 꼽힌 동남은행이었다. 동남은행은 월급봉투를 주지 않고 온라인으로 처리한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맞아 회사가 주택은행(현 국민은행)에 매각됐고,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퇴직금 1억원, 23㎡ 규모 사무실, 동료 8명과 함께 웹케시 전신인 피플앤커뮤니티를 1999년 창업했다.

석창규 회장 △1962년 부산 출생 △1988년 부산대 전산통계학과 졸업 △1988~1999년 동남은행 전자금융센터 컨설팅·프로젝트 매니저 △1999~2001년 피플앤커뮤니티 대표 △2001~2016년 웹케시 대표 △2016년 1월~ 웹케시그룹 회장

[이상덕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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