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가면 소식을 전해줘요~맛집 소식, 폭식 조심”[투어테인먼트]

강석봉 기자 2023. 12. 1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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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짜장 원조, 탕수육은 덤…진미반점
‘식객’이 반한 전주콩나물국밥의 대명사…삼백집
동창이 밝았느냐, 동창이 모였느냐…동창회관
“물먹은 갈비, 너희가 이 맛을 알아~”…남노갈비집
특제 재료로 지은 밥으로 만든 약용비빔밥…갑기회관
‘왁자지껄’ 가맥집의 원조…전일슈퍼
‘금강산도 식후경’의 정석…한옥마을전망대카페
이름만 알아도 스토리가 탁!…추탄1438
여름비에 씻긴 세상은 수채화로 그리면 제격이다. 겨울눈에 싸인 몽환은 수묵화에 담으면 그만한 것도 없다. 세상의 빛은 그렇게 간사하건만, 세상을 사는 그 입맛은 왜 이리 우직한지…전주 여행에 나서면 말풍선에 떠오른 상상화에 차오르는 침샘을 막아설 재간이 없다. 전주에는 조점래피순대와 현대옥만 있지 않다. “배 터져 죽어보자”고 달려든 전주미식투어, 그 결전의 현장으로…

물짜장 원조, 탕수육은 덤…‘화상’ 진미반점


(사진 위 오른쪽) 빨간 물짜장, (아래 가운데)탕수육, (아래 왼쪽)하얀 물짜장. 사진제공|트래블팀


물짜장은 짜장의 변주 중 전주가 원조인 특별한 짜장이다. 그중 진미반점이 가장 먼저 만들어 냈다. 반짜장·우짜 등도 있지만 전주를 찾은 짜장 애호가가 즐겨 찾는 메뉴는 물짜장으로 현지에는 30년 단골까지 있을 정도다.

진미는 전주 객사 맞은편 골목에 있다. 식당 밖의 전경에 중국집 노포의 포스가 느껴진다. 짜장, 짬뽕, 볶음밥 등 식사류는 물론 탕수육도 별미다. 소스가 살짝 묻혀 나오는데, 오히려 감칠맛은 커졌다.

물짜장은 안 매운 하얀 국물과 매운 빨간 국물의 두 종류가 있다. 이름은 짜장인데 짬뽕과 우동, 울면 사이의 어느 지점에 있는 맛이 난다. 해산물이 듬뿍 들어가 있다. 물짜장을 숙취 해장용으로 즐기는 사람도 있다.

‘식객’이 반한 전주콩나물국밥의 대명사…삼백집


삼백집은 콩나물 해장국과 더불어 선지 해장국도 유명하다. 사진제공|트래블팀


전주콩나물국밥 맛집 ‘삼백집’은 스파르타 전사 ‘300’이 연상된다. 그간 알려진 유명세로 인해 프랜차이즈로도 명성을 얻고 있다.

당초 삼백집은 전주 시내 영화의거리에 위치한 70여 년 전통의 콩나물국밥 전문점이다. 간판 없는 콩나물국밥 집었지만, 아무리 손님이 몰려들어도 하루 삼백 그릇만 판매했기 때문에 삼백집이라 불리게 됐다.

뚝배기에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우려낸 육수가 일품이며, 신선한 무농약 콩나물과 갓 지은 고슬고슬한 밥이 함께 담겨 팔팔 끓여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먹해장으로 그만이다. 먹기 직전까지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의 콩나물국은 해장은 물론 한 끼 식사로도 부족함이 없다. 선지 해장국도 찾는 사람이 많다.

삼백집의 유명세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도 한 자리를 차지했다. 더불어 tvN ‘수요미식회’에서도 맛집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동창이 밝았느냐, 동창이 모였느냐…동창회관서 먹고 노세


동창회관 양념갈비구이인 동창갈비. 사진|강석봉 기자


동창회관은 전주의 돼지양념구이 맛집으로 오래된 노포다. 전주 거주 중년들에게 초등학교 졸업식 날 갔던 곳으로 기억되는 곳이기도 하다. 그만큼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본점은 송천동에 있는데, 객리단길(객사길)에 있는 분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984년 문을 열었다. 동창갈비는 뼈가 붙어있는 갈비이고, 동창고기는 뼈 없는 고기를 말한다. 겉보기엔 양념을 안 한 것 같아도 양념이 베어져 있다. 양념갈비의 소스 맛보다 돼지고기의 육향이 살아 있다. 여기에 불맛이 더해졌으니 먹다 보면 어느새 한 판 고기는 사라지고 없을 지경이다. 한마디로 둘이 먹다가 하나 죽어도 모를 맛이다. 후식으로 나온 소면의 양도 푸짐하다.

“물먹은 갈비, 너희가 이 맛을 알아~”…남노갈비집


물갈비의 대명사 남노갈비. 사진제공|트래블팀


물갈비 전문점 ‘남노갈비집’은 전주 남노송동에서 시작된 매콤한 갈비 전골 요릿집이다. 1972년 전주 남노송동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남노갈비집’의 대표 메뉴 남노물갈비는 양념돼지갈비에 아삭한 콩나물과 당면을 얹어 자작하게 끓여서 먹는 전주식 갈비 전골이다. 고기의 지방을 제거해 국물이 담백하고 갈비와 콩나물과 어우러져 깊은 맛이 난다. 일반 갈비와는 또 다른 갈비요리다.

남노해물물갈비는 돼지갈비에 해산물과 콩나물을 넣어 시원한 국물이 구수함과 감칠 맛을 담았다. ‘라떼’부터 입맛을 다져온 중년층이 주로 찾는다. 남노불고기전골은 잘 손질된 돼지고기에 비법 소스로 맛을 내 맵지 않아, 아이들을 포함해 가족들도 자주 찾는다.

남노김치전골은 잘 익은 묵은지와 돼지고기에 남노물갈비 비법 양념을 넣어 시원한 국물 맛을 느낄 수 있는 전주식 김치전골이다. 남노부대찌개는 맛있는 햄과 소시지에 남노물갈비 비법양념을 얹은 부대찌개다.

특제 재료로 지은 밥으로 만든 약용비빔밥…갑기회관의 시그니처


갑기회관 김정옥 사장과 이 집의 독창적 메뉴인 약용비빔밥. 사진|강석봉 기자


갑기회관 비빔밥은 전주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는다. 이 집의 김정옥 사장은 1988년부터 팔복동에서 갑기원(갑기회관)을 운영하며 전주비빔밥 전통을 30년 넘게 지켜왔고 고추장과 약용비빔밥 개발 등 끊임없는 연구로 ‘전주음식 명인’으로 지정됐다.

약용비빔밥이 주메뉴인데 대추·도라지 등 이것저것 넣어 만든 이 집만의 신메뉴다. 원재료 맛이 뭉개지지 않도록 고추장을 조금만 넣기를 권하더라.

갑기회관의 시그니처는 육회다. 약용·육회비빔밥에 모두 들어간다. 두 메뉴의 차이는 밥에 있다. 육회비빔밥은 전주비빔밥의 전통을 따르고, 약용비빔밥엔 약재가 들어간다. 사장님은 특제 재료로 지은 밥으로 만든 약용비빔밥에 자부심이 대단하다.

‘왁자지껄’ 가맥집의 원조…전일슈퍼


가맥 전일슈퍼에선 병맥주만 판다. 아래 왼쪽부터 황태구이, 황태구이와 계란말이, 계란말이와 갑오징어·황태구이. 사진|강석봉 기자


전주하면 저녁 가맥집 나들이도 빼놓을 수 없다. ‘가맥’은 ‘가게 맥주’를 줄인 말이다. 직장인들이 퇴근길에 슈퍼 앞에서 맥주 한 잔으로 피로를 풀던 것이 지역 명물이 됐다. 안주는 대개 황태포와 계란말이가 기본이다. 대개 유명 가맥집은 원도심에 대략 10곳이 있다. 그 중 전일슈퍼, 초원슈퍼, 영동슈퍼가 유명 가맥집이다.

전일슈퍼는 1층의 번잡스러움과 가파른 계단을 통해 2층에 오르면 소담스러운 모임도 할 수 있다. 계란말이, 황태 등의 안주가 정겹다. 이중 마른 갑오징어 맛이 맥주 맛을 키운다.

‘금강산도 식후경’의 정석…한옥마을전망대카페


한옥마을전망대카페. 사진|트래블팀


한옥마을에서 가장 높은 전망을 볼 수 있는 한옥마을전망대카페는 현대건축과 한옥의 조합을 이룬 빌딩의 옥상이다. 전주한옥마을 공영주차장 바로 건너편에 있어서 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전망대카페와 더불어 전주를 대표하는 전주비빔밥· 떡갈비 등 맛집을 한 건물에서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 이 건물에 있는 한정식집 ‘기와’는 1층에 전주비빔밥과 냉면, 2층은 보리굴비정식과 기와 비빔밥 한상, 기와 특선 한정식을 즐길 수 있다.

한옥마을전망대카페이 건물 7층에 있어 ‘금강산도 식후경’의 전형이 됐다.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로 입안도 즐겁다. 이중 산딸기 수제 요거트는 인기 메뉴다.

이름만 알아도 스토리가 탁!…추탄1438


카페 추탄1438은 커피와 디저트는 물론 공연장 무료 제공으로 지역 문화향상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진|강석봉 기자


전주의 뷰 좋은 대형카페 중 추탄1438은 이름부터 이색적이다. 뷰는 시야를 열고 스토리는 마음을 열게 만든다.

추탄1438은 전주 팔복동 추천대에 있다. 추탄 이경동 선생이 낙향해 노년을 보낸 곳으로 1899년 그의 후손인 이정호가 추탄을 기리며 정자를 세우고 추천대라는 현판을 내걸었다. 추탄1438은 이경동 선생을 기억하게 하고, 전주천과 삼천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인 이곳에 그의 호와 출생연도를 따서 카페 이름을 지었다.​

​무엇보다 이 공간은 예술인들에게 열려있다. 허락을 득할 필요 없이 공연을 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한 공간일 수도 있겠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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