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이석희 SK온 CEO, 꿈의 배터리 `전고체` 조기양산 묘수 찾을까?

박한나 2023. 12.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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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제품 생산일정 2025년으로 1년 앞당겨
하이닉스·인텔서 생산성 향상 경험 풍부
SK온이 지난 3월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공개한 전고체배터리 개발품. SK온 제공.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SK온이 최근 전고체 배터리인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의 시제품 생산 일정을 기존 2026년에서 2025년 초기로 앞당겼습니다. 차세대 배터리의 개발과 상용화가 늦어지면 미래 먹거리 선점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걸까요?"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적이면서도 적은 용량으로 1000㎞ 이상의 전기차 주행거리를 구현할 수 있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리튬이온배터리의 4대 구성요소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가운데 유일한 액체인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것으로, 모든 소재가 고체라는 의미다.

전고체 배터리가 차세대 배터리 중 가장 주목 받는 이유는 안정성이다. 현재 대중화된 리튬이온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다 보니 높은 리튬이온전도도로 인해 온도 변화에 따라 배터리가 팽창하거나 외부 충격에 의해 발화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모든 소재가 고체인 전고체 배터리는 변형돼도 화재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 데다 별도의 냉각장치 등을 줄일 수 있다. 이는 전기차의 경량화와 높은 주행거리를 가능하게 한다. 황화물계, 고분자계, 산화물계의 전고체 배터리 모두 활발히 연구가 이뤄지는 이유다.

SK온은 현재 일종의 하이브리드 유형인 고분자-산화물 복합계와 황화물계라는 두 가지 종류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당초 두 종류 모두 2026년 초기 단계의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바 있다.

최근 SK온은 전고체 배터리의 로드맵 일정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SK온은 내부적으로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의 시제품 생산 일정을 1년 앞당겼다.

지난 8월 단국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박희정 교수 연구팀과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전고체 배터리에 적용 가능한 '산화물계 신(新)고체전해질' 개발에 성공한 데다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건설 중인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가 내년 상반기 중에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온 관계자는 "차세대 배터리의 연구 개발에 내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프리미엄 제품인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독보적인 영향력을 구축한 만큼 이제는 그 역량을 미래 먹거리인 전고체 배터리의 연구개발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SK온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사령탑인 이석희 SK온 사장은 취임 후 구성원들과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대외 환경이 어려울수록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첨단 기술 제조업에서 이기는 환경이란 탄탄한 연구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조업 전문가답게 차세대 배터리 조기 양산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2000년부터 2010년까지 11년간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이었던 인텔에서 활동하며 당시 최고 기술자에게 주는 인텔기술상을 세 차례나 받았으며, SK하이닉스에서는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에 기여하며 SK하이닉스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으로도 평가받는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로드맵을 앞당기는 곳은 SK온만이 아니다. 삼성SDI는 이달 4일 조직개편에서 중대형 전지사업부 직속으로 'ASB(All Solid Battery·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2027년이라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업체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차세대 배터리의 상용화 로드맵을 느슨하게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 다가온 것"이라며 "2024~2025년에 다가갈수록 전고체 배터리의 경쟁력 있는 기술에 대한 시장의 요구나 실적 압박 등이 강해질 텐데 상용화 여부와 관계없이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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