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연말결산] 2023년 가요계 발칵 뒤집은 피프티피프티 '템퍼링 사태'

장다희 2023. 12. 1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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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가요계에 수많은 이슈가 있었지만 가장 크게 이슈가 됐던 건 아무래도 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의 템퍼링 사태다. 데뷔 6개월 차밖에 안 된 신인이 정산을 이유로 소속사에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하다니. 가요계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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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데뷔한 갓 신인인 피프티피프티는 누구?
피프티피프티는 지난 2021년 6월 스타크루이엔티 산하 레이블로 설립된 주식회사 어트랙트(대표 전홍준)가 런칭한 첫 걸그룹이다. 멤버는 키나를 비롯해 새나, 시오, 아란으로 구성돼 있었다.

피프티피프티는 지난 2월 24일 발매한 첫 번째 싱글 '더 비기닝: 큐피드(The Beginning: Cupid)'의 타이틀 곡 '큐피드(Cupid)'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으며 '중소돌의 기적'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갓 데뷔한 신인인데, 어떻게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 '큐피드'는 지난 4월 한 해외 틱톡 이용자가 노래 속도를 빠르게 조정한 '스페드 업(Sped Up)' 버전을 올려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해당 곡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곧바로 진입, 최고 순위 17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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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템퍼링(Tampering, 전속계약 중 사전 접촉) 전쟁 발발
곡 하나 잘 만나 글로벌 스타로 자리매김하나 했지만, 피프티피프티 멤버들은 지난 6월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들은 소속사가 정산자료 제공 의무, 멤버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 등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어트랙트는 "외부 세력이 멤버 강탈을 시도했다"며 템퍼링 의혹을 제기했고, "강탈 시도 사건 배후에 외주용역업체 더기버스 안성일과 워너뮤직코리아가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더기버스와 워너뮤직코리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템퍼링 의혹을 반박했다.

법원은 피프티피프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멤버들은 일단 어트랙트 소속 아티스트로 남게 됐으나 이후 법원의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해 즉시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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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나, 항고 취하서 제출→어트랙트 복귀→홀로 활동 시작
키나는 지난 10월 법률대리인을 변경하고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 취하서를 제출, 어트랙트로 복귀했다. 어트랙트는 키나를 받아줬고, 나머지 멤버 3명(새나, 시오, 아란)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키나는 어트랙트로 다시 돌아온 후 곧바로 활동을 시작했다. 피프티피프티는 올해 2023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에 '톱 듀오 그룹'과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올해 시상식은 비대면으로 진행됐지만 키나는 프라이빗 파티 참석을 위해 홀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으로 출국한 가운데 키나는 홀로 데뷔 1주년을 맞이했고, "부족했던 행동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손편지로 데뷔 1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가장 먼저 전하고 싶은 말은 내 부족했던 행동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냈을 팬들에게 죄송하고, 기약 없는 시간 속에서 나를 믿고 기다려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은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고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었다. 모든 순간에도 나를 일어나게 했던 건 팬에 대한 생각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앞으로 보답하는 마음으로 피프티피프티 키나로서 좋은 무대, 좋은 음악으로 다시 행복한 하루하루를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어트랙트는 키나를 주축으로 피프티피프티 2기 멤버를 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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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트랙트, 김앤장 선임→'큐피드' 저작권 등록 위법성 따진다
어트랙트가 더기버스 안성일의 '큐피드' 저작권 등록 절차 과정에서의 위법 행위에 대응하고자 새 법률 대리인을 선임했다. 어트랙트 측은 "'큐피드' 저작권 등록 절차상의 위법성이 매우 높은 문제라고 판단하였고, 이 부분을 특별히 다루고자 새로이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선임하여 법적 대응을 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어트랙트는 지난 6월 27일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를 업무방해, 전자기록등손괴, 사기 및 횡령,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 강남 경찰서에 형사 고소를 한 바 있다.

어트랙트가 선임한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은현호 변호사는 "'큐피드'의 저작권과 관련하여 기존에 더기버스와 관련자들에 대한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외주 용역계약 위반 등에 관한 사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저희는 저작권 지분 무단 등록 행위 등에 관한 사건을 준비하여 대응하게 될 예정이다"라고 밝히면서 "추후 피프티 피프티 멤버 키나의 창작적 기여분과 관련된 저작권 지분 무단 축소 행위에 대해서도 다룰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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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템퍼링 혼란 야기 제작자·연예인 퇴출해야"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와 대중문화예술인들의 상생 협력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제협은 최근 "대한민국 대중문화산업 발전을 위해 대중문화예술기획업자(이하 기획업자)와 대중문화예술인(이하 연예인)들 간의 대등한 관계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연제협은 연예인들이 영향력을 악용하며, 표준전속계약서의 허점을 이용해 기획업자에게 전속계약 해지 통보와 소송을 제기한다고 했다.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가 개정됐고,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제-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등 연예인의 인권과 권익을 보호하고 기획업자와 대등 당사자로서의 지위 강화와 대중문화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장치가 마련됐지만, 연예인이 법과 제도를 통해 보호받고 있으며 기획업자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그룹 피프티피프티의 사례도 이와 비슷한 경우라고 언급했다.

이에 연제협은 "기획업자와 연예인의 대등한 관계를 위해서는 현재의 산업 환경에 맞게 법과 제도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정부와 국회, 관련 기관 및 단체가 함께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을 진행 중이며, 관련 법 개정 및 제도 개선 방안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템퍼링으로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행태는 근절돼야 하며, 템퍼링으로 산업의 이미지를 저하시키고 혼란을 야기하는 모든 제작자와 연예인들은 퇴출돼야 한다"며 "템퍼링을 일으키는 제작자와 연예인을 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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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 생태계 '교란종'(악덕 기획업자) 활개→피프티피프티 사태, 템퍼링 방지법 시발점
사실 올 한 해 템퍼링 사태로 가요계를 발칵 뒤집은 건 피프티피프티뿐만이 아니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와 분쟁을 겪은 그룹 엑소(EXO) 유닛 그룹 첸백시(첸, 백현, 시우민)도 있었다.

첸백시는 SM의 불공정 계약과 정산 문제를 이유로 지난 6월 1일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 템퍼링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SM은 외부 세력이 첸백시에게 접근했다며 템퍼링 의혹을 제기했는데, 외부 세력으로 가수 MC몽이 언급됐다. 그러나 MC몽의 법률대리인은 "MC몽, SM과 첸백시 사이에 분쟁을 야기할 만한 어떠한 인위적인 개입도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MC몽이 일부 멤버들에게 사전 접촉을 시도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SM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템퍼링'은 최근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가요계에서 과거부터 암암리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피프티피프티, 첸백시 사태를 계기로 가요계 템퍼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일 뿐. 템퍼링을 막을 마땅한 대안이 아직도 없는데, 기획업자들은 이 부분을 이용해 연예인들을 암암리에 빼내거나, 빼낼 시도를 하고 있어 고질적으로 되풀이되고 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그룹 방탄소년단(BTS) 등 K팝 가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 이 분야가 국가적인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인데 아직도 템퍼링을 막는 대안이 없다니 그저 놀랍기 그지없다. 자칫 잘못하면 피프티피프티처럼 그룹·멤버가 통으로 날라갈 수도 있을 문제인데. 이젠 그 굴레를 끊어내야 한다.

피프티피프티가 쏘아 올린 '템퍼링 사태' 방지법 마련을 위한 논의가 이제서야 국회에서 이뤄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표준전속계약서를 현실에 맞게 고치고, 자유계약(FA) 제도를 검토하겠다는 대안을 내놨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어트랙트, 한국연예제작자협회,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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