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적 아닌 강조..'고거전' 이원종 "최수종표 사극 대미 장식하길" [인터뷰 종합]

장우영 2023. 12. 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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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장우영 기자] 21년 동안 ‘야인시대’ 구마적으로 불려왔던 배우 이원종. ‘고려 거란 전쟁’ 초반부 몰입도를 높이는 강조 역으로 열연하며 장렬한 최후를 맞고 퇴장,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김동준)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최수종)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이원종은 ‘고려 거란 전쟁’의 초반을 책임졌다. 극 중 강조 역으로 열연한 이원종은 1회부터 8회까지, ‘강조의 정변’부터 삼수채 전투 패배로 인한 장렬한 최후까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군주를 죽이고 권력을 찬탈한 역신이자 죽음으로 거란의 침략에 맞선 충신의 두 얼굴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이원종의 활약 속에 ‘고려 거란 전쟁’은 상승세를 탔다. 첫 방송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한 ‘고려 거란 전쟁’은 지난 10일 방송된 10화에서 10.0%를 찍으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했다. 양규(지승현)의 흥화진 분투, 강조의 장렬한 최후가 된 삼수채 전투 등이 스펙타클하게 그려졌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감정과 케미스트리가 그려지면서 ‘고려 거란 전쟁’은 상승기류를 제대로 탔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아쉽게 퇴장하게 된 이원종. 그는 13일 OSEN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사극(‘대왕세종’ 이후 첫 사극) 그것도 대하사극의 부활에 일조를 하게 되어서 기쁘다. ‘해신’ 이후 최수종 선배와 호흡을 같이 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용의 눈물’부터 ‘해신’, ‘왕과 비’, ‘대왕 세종’, 그리고 ‘고려 거란 전쟁’까지. 27년여 동안 다섯 작품의 대하 사극에 출연한 이원종. 그는 “대하 사극은 긴 호흡으로 우리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학교에서의 역사 교육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때론 자랑으로 아픔으로 때론 환희와 울분으로 자긍심을 갖게도 반성을 할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따라서 공영방송에서 반드시 해야할 프로그램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KBS1에서 꾸준히 해야 한다고 본다”는 소신을 전했다.

‘고려 거란 전쟁’에서 강조를 그리기 전까지, 고려사를 다룬 사극에서 강조는 ‘천추태후’에서 열연한 최재성이 있다. 이원종은 “솔직히 보질 못해서 비교할 순 없지만, 단순히 반역자로서 황제를 처단한 빌런이 아닌 인간적 고뇌와 충성심등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 애썼다”며 “자신을 서북면 도통사로 임명한 황실(황제)에겐 배반자로 여겨지겠지만 자신이 직접 황제가 되지 않고 전쟁에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충심을 의심할 수는 없겠다”고 설명했다.

극 초반을 책임지고 장렬하게 퇴장하는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던 ‘강조’지만 이원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제안을 받고 소설을 읽어봤고, 강조라는 인물에 많은 매력을 느꼈다. 짧고 굵은 등장도 마음에 들었다”며 “‘해신’, ‘왕건’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대하사극이 조선에 그것도 왕과 주변의 정치적 다툼을 주제로 다뤘다면 ‘고려 거란 전쟁’은 나라의 존폐와 관련된 전쟁을 다룬다는게 다르다 전쟁에서 지면 나라를 잃게 되거나 최소한 속국의 수모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절박함이 여느 때와 다르고 긴 세월동안 크고작은 전투에서 승패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매우 긴박하며 왕과 귀족 장군의 얘기뿐 아니라 민초들의 얘기를 다룬다는 점이 색다르다”고 말했다.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이원종은 ‘해신’에서 호흡을 맞춘 최수종과 재회했다. 이원종이 연기한 강조, 최수종이 연기한 강감찬이 극 중에서 만나는 장면은 적어서 두 사람의 호흡을 더 보고 싶었던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원종은 “‘해신’ 때 이미 너무 즐거운 추억을 나눴었기에 대사를 주고 받으며 뭉클하기까지 했다. 세월을 역행하는 젊음에 박수를 보내고, 최수종표 사극의 대미를 장식할 사극 중 하나가 되길 바란다. 몇 번 안되는 장면에서 부딪치며 농담과 치열함이 뒤섞이며 짜릿함을 맛보았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현종 역으로 열연 중인 김동준과는 ‘천명’에서 만난 바 있다. 10여년이 흐른 후 다시 만나게 된 김동준은 전역 후 ‘고려 거란 전쟁’으로 복귀했지만 극 초반 연기력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배우 선배로서 이원종은 “초반의 연기력 논란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 극 중 현종은 황제수업이 전혀 안 된 철부지 시절을 보내는 장면과 각종 위협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모습부터 시작해야 해서 연기 콘셉트를 잡다 보니 오해를 받은 듯하다. 동준이는 예전에 작품에서 만났을 때 보다 훨씬 진지하고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이제 곧 완성된 황제로서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당부했다.

이원종에게 있어 지승현과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강조와 양규로 극 중에서 만난 두 사람. 이원종은 “혼자 놔두고 온 것 같아 안쓰러울 정도로 애착이 가는 후배다. 극 중반을 책임져야 하는 부담도 있을텐데 열연을 해주고 있다. 현장에서 늘 갑옷을 입고 있어 어깨 푸는 방법 등 간단한 갑옷 스트레칭등을 전수해줬다. 대하사극에 잘 맞는 긴 호흡을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원종이 강조를 연기한 덕분에 ‘고려 거란 전쟁’은 극 초반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상승 기류에 오를 수 있었다. 역사가 스포일러라고, 장렬한 최후로 퇴장해 아쉬움이 진하지만 이원종의 열연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원종은 “개인적으로 게시판 등을 안 보는 편이다. 다만 제일 무서운 와이프의 평가가 있는데..대체적으로 A평점 정도 받은듯 하다”고 웃었다.

지난해에는 넷플릭스 ‘종이의 집 : 공동경제구역’에서 모스크바 역할로, 올해는 ‘고려 거란 전쟁’ 강조 역할로 열연하며 깊은 인상을 남긴 이원종이지만 그는 여전히 ‘야인시대’ 구마적으로 불리고 있다. 이원종은 “구마적은 내겐 자랑이자 낙인 같은 아픔이다. 구마적이란 캐릭터를 벗어나려 애 쓸 필요는 없겠지만 다양한 캐릭터가 떠오르는 배우가 되길 추구했는데 강조가 그 중 하나가 될 듯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원종이 퇴장했지만 ‘고려 거란 전쟁’은 달려 나가야 한다. 이원종은 “앞으로 지방으로 쫒기며 호족들과 갈등을 해결하고 황제로서 성군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하나씩 쌓아가는 현종과 바른 말을 서슴치 않고 조언하는 강감찬과 관계 그리고 전쟁을 통해 장렬한 죽음을 맞이하는 양규 등의 장수와 병졸들. 그러면서도 끝까지 싸우는 병졸과 민초들의 이야기가 회를 거듭할수록 재미를 더할 것이다.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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