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병합하더니 이번엔 5300억 유증이라니…분노한 대한전선 주주들

권오은 기자 2023. 12. 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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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선이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대한전선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4758억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에 사용할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작년 1월 무상감자를 마무리한 뒤 같은 해 3월에는 유상증자로 총 4889억원을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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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려있는 사람들이 ‘이제 괜찮아지겠지’ ‘바닥이겠지’ 위안하며 버티고 있는데… 거기다 기름 붓고 불을 붙여버리네요.”(대한전선 주주 A씨)

대한전선이 유상증자를 통해 5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성장 동력에 투자한다는 입장이지만, 호반그룹에 인수된 지 3년도 안 돼서 감자와 증자를 반복하며 주주들에게 손만 벌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6200만주를 발행해 525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발행가액은 내년 2월 22일 확정된다.

대한전선이 생산한 초고압 케이블이 충남 당진공장에서 출하를 앞두고 있다. /대한전선 제공

대한전선은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4758억원을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에 사용할 방침이다. 현재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 고대부두에 해저케이블 1공장을 짓고 있는데, 총 7200억원을 더 들여 2공장을 짓기로 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나머지 500억원은 미국 등 해외 생산거점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

대한전선의 유상증자 발표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15일 오후 2시 50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2010원(16.74%) 내린 1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 수가 대폭 늘어나면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을 우려한 주주들이 매물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 대한전선 주가는 지난 4월 고점 1만8000원을 찍고 내려와 1만1000원~1만2000원 수준에서 지지부진한 박스권 흐름을 지속해왔는데, 이 같은 상황에 유증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터졌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개인 주주 B씨는 “성장 가능성이 보여 ‘언젠가 (주가가) 회복하겠지’ 하고 들고 있었더니, (회사가 나를) 거지로 만들어 버렸다”며 “미련 버리고 손절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전선이 충남 당진시 고대부두에 조성 중인 해저케이블 공장. /대한전선 유튜브

대한전선은 2021년 5월 호반그룹의 품에 안긴 후 감자와 증자, 액면병합 등을 거듭하며 주주들의 피로감을 더해왔다. 먼저 같은 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보통주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실시했다. ‘재무구조 개선 및 자본 잉여금 확충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가 목적이었다.

대한전선은 작년 1월 무상감자를 마무리한 뒤 같은 해 3월에는 유상증자로 총 4889억원을 조달했다. 은행 차입금을 갚고 해저 케이블 1공장 공사 자금 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최대주주 호반산업을 비롯해 기존 주주 95.95%(초과 청약 포함)가 청약한 바 있다.

당시 대한전선이 신주 3억8800만주를 발행하며 주식 수는 12억3761만주로 급증했다. 대한전선은 이에 올해 5월 10대 1 액면병합을 했다. 이번엔 ‘과다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적정 주식 수를 유지하고 주가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게 이유였다. 대한전선 보통주 액면가가 1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고, 발행 주식 수는 1억2367만주로 줄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유상증자로 신주 6200만주를 찍기로 한 것이다.

대한전선은 증가하는 해저케이블 수요를 고려할 때 해저케이블 2공장 신설을 위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외에서 슈퍼그리드(광역 전력망)와 해상풍력 사업이 이어지고 있어, 대한전선은 전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이 2022년 약 6조원에서 2029년 28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저케이블 사업이 확장 추세이고, 본격적으로 성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2공장 건설이 필요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했다.

대한전선의 이번 유상증자는 KB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한다. 내년 2월 27일부터 28일까지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2024년 3월 4일부터 5일까지 일반공모를 진행하고, 같은달 21일 신주를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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