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결혼의 정석’ 정유민 “10년 만의 첫 주연, 감격의 시간”[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3. 12. 15. 08:1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N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한이주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민. 사진 빅픽쳐엔터테인먼트



배우는 등장하면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가 있는 반면, 오랜시간 스스로를 단련해 지금의 자리에 오른 이도 있다. 배우 정유민의 경우 후자다. 2012년 영화 ‘음치클리닉’, 드라마 ‘몬스터’로 처음 이름을 알린 후 만 11년을 차근차근 성장했다.

최근 막을 내린 MBN의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은 정유민에게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물론 ‘꽃길만 걸어요’ ‘빨강 구두’ ‘빨간풍선’ 등의 작품에서 주연연기를 했지만, 자신의 이름이 여배우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많이 욕심을 낸 작품이었어요. 잘하고 싶었고 무게감을 짊어졌어요. 연기에 대해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느낀 점도 많았고, 기회를 받았기에 알아갈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있어 다행이었어요.”

MBN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한이주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민. 사진 빅픽쳐엔터테인먼트



그의 주인공 캐스팅은 방송가에서는 파격으로 여겨졌다. 그것도 그럴 것이 10년이 넘는 경력이 있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출세작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방송된 TV조선 ‘빨간 풍선’에서 주인공 조은강(서지혜)의 여동생 조은산 역으로 인상을 남긴 것이 최근 경력이었다. 그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빨간풍선’을 함께 했던 (배우) 선생님들과 제작사 대표님이 저를 잘 봐주셨어요. 작품이 끝나기 전에 제안을 받았었어요. 감사한 기회였고, 얼떨떨하고 신기했던 기억이 나요. 듣기에는 이미숙, 전노민, 반효정 선생님들이 나서주셨다고 했어요. 운이 좋았죠.”

원작이 있던 드라마는 여동생 그리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버림받았던 여주인공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회귀설정을 통해 1년 전 과거로 돌아오는 과정을 다뤘다. 회귀물, 복수극 거기에 첫 주연. 여러가지 부담이 어깨를 짓눌렀지만, 돌파해보리라 마음먹었다.

MBN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한이주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민 출연장면. 사진 MBN



“제게 ‘빨간풍선’ 은산이의 이미지가 남아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톤 앤드 매너’를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일단 머리를 풀었고, 대사를 할 때 말투와 분위기를 감독님과 상의하고 함께 주연을 맡은 서도국 역 성훈 오빠와도 이야기했어요.”

성훈과 거의 인사만 하고 바로 촬영했던 키스장면, 이민영과 전노민, 이미숙 등 베테랑 선배 연기자들과의 합 등 새롭게 체험한 것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주인공으로서 체력과 멘탈관리에도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도 큰 수확이다.

“드라마가 해외에도 공개된 작품이 많은데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방송 전에는 5만명이 늘었어요. 각 나라의 말로 된 댓글을 보는 재미도 있더라고요. 앞으로는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웃음)”

MBN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한이주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민 출연장면. 사진 MBN



데뷔 후 정유민은 2015년 ‘응답하라 1988’ 특별출연을 시작으로,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 2019년 ‘꽃길만 걸어요’, 2022년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이름을 알렸다. 물론 ‘빨간풍선’과 넷플릭스 ‘셀러브리티’에서의 활약이 지금을 만들었지만 지난 10년의 노력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지난 시간을 생각하면 좌절이나 절망의 순간도 있었어요. 힘든 순간도 있었고요. 하지만 그 순간은 하나의 상황이나 사건에 지나지 않아요. 진짜 연기를 하고 싶었던 마음으로 진정성을 잃지 않고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큰 역할이 반드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모든 역할이 값지고 소중합니다.”

그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독서하는 사진을 자주 올리곤 하는데, 실제 독서가 그의 슬럼프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됐다. 안 풀리는 상황에 절망하지 않고, 안 되는 상황의 원인을 분석하며 개선을 꾀했다. 책에 빠지면 시름도 잊혔고, 마음이나 지식의 부족한 부분도 채워졌다. 가끔 떠나는 여행도 큰 힘이 됐다.

MBN 드라마 ‘완벽한 결혼의 정석’에서 한이주 역을 연기한 배우 정유민. 사진 빅픽쳐엔터테인먼트



“주연을 맡고 엄청나게 달라졌다고 하기에는 모르겠어요. 단지 주변의 반응이나 SNS를 보고 조금 체감하는 거죠. 연기하고 작품을 해나가는 데는 비슷해요. 단지 10년 일을 하면서 함께 했던 분들의 칭찬이 굉장히 기뻤어요. 이번 작품에서도 따로 시간을 내서 연기를 알려주신 전노민 선생님이나 늘 힘을 주신 이미숙, 반효정 선생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마친 그는 새로운 작품을 찾고 3년제를 9년 만에 졸업한 후 석사로 다시 논문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예대에서의 성과를 준비하고 있다. 연기의 즐거움과 배움의 즐거움이 동시에 다가온다. 혹시 모르지 않나. 나중에 후학을 가르칠 정유민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아직은 10년, 아직은 젊은 나이. 정유민은 하고 싶은 것이 많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멜로 연기를 더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하면서도 정말 좋았거든요. 전문직, 일 잘하는 커리어 우먼의 이미지도 해보고 싶어요. 웃기는 것도요. 이제 조금 좋은 첫인상을 드렸다면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는 더 많이 채워서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