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의 단면'…남편 도시락 싸는 유튜버 놓고 '시끌'

이아름 인턴 2023. 12. 1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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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도시락을 만드는 주부 유튜버의 콘텐츠를 놓고 온라인 공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기사 댓글을 통해 "어떤 여성은 사회생활을 선호하기도 하고 어떤 여성은 남편에게 도시락 싸는 것을 선호하는 여성도 있다. 그렇다면 저런 유튜브 채널은 후자의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 여성과 콘텐츠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젠더 감수성만 긁고 싶은 마음에 기대어 쓴 매우 편협한 글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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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의 글 재조명
"여성의 요리 콘텐츠는 가부장제 회귀할 것"
누리꾼 "젠더 감수성만 긁는 편협한 글" 지적
[서울=뉴시스] 남편 도시락을 만드는 숏폼 콘텐츠 주부 유튜버들의 영상이다. ='유튜버 쑤, 유튜버 새벽6시 도시락싸는 주부' 갈무리)2023.12.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남편 도시락을 만드는 주부 유튜버의 콘텐츠를 놓고 온라인 공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콘텐츠가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편견을 만든다는 한 언론사 시민기자의 지적이 나오자, 유튜브 콘텐츠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지난 8월 보도된 '남편 점심 만들기 유튜브, 뭐가 문제냐면요'라는 제목의 기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가 작성한 해당 기사는 '주부의 남편 도시락 만들기 콘텐츠는 여성의 요리가 성역할로 국한되는 걸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시민 기자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행동이 다른 이에게 주는 파급력을 생각한다. 그러나 이 힘을 잘 들여다보면 '내조하는 여성'으로서의 가치를 치켜세우는 모순이 있다. '현모양처', '참된 여성'이라는 말이 칭찬 댓글로 달릴 때마다 여성의 요리가 바깥일 하는 남편을 보조하는 역할로 고정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지금에야 도시락이 1인 가구에 적합한 식사 방식이 되어 만드는 주체가 넓어졌지만 오랜 시간 동안 도시락과 뗄 수 없던 관계에 있던 주체는 여성이다. 여성의 요리 그리고 도시락에는 바깥일 하는 남편을 보필해 왔던 유구한 맥락이 있다"며 "부부의 사적인 사랑도 사회 구조 안에 있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는 남편에 맞춰 새벽 5시에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각종 제철 음식으로 채운 도시락은 사실 익히 봐왔던 '가부장제'의 단면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성은 일과 존중, 여성은 요리와 정성이라는 단어로 애정을 표현하는 게 이상적인 부부 모델로 굳어진다면 사람들의 인식 속에 가부장제가 회귀할 것이다. 천사 혹은 참된 아내라는 말이 칭찬이 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이 채널을 보고 살뜰히 내조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적었다.

해당 기사가 뒤늦게 여러 커뮤니티에서 공유되자 일부 누리꾼들은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누리꾼은 해당 기사 댓글을 통해 "어떤 여성은 사회생활을 선호하기도 하고 어떤 여성은 남편에게 도시락 싸는 것을 선호하는 여성도 있다. 그렇다면 저런 유튜브 채널은 후자의 사람들을 타겟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런 여성과 콘텐츠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젠더 감수성만 긁고 싶은 마음에 기대어 쓴 매우 편협한 글이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런 유튜브 콘텐츠는 주로 여성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 남편을 위해 도시락을 싸는 모습을 담는다. 대표적으로는 구독자 수 31만명에 달하는 유튜버 '쑤'가 있다. 주로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 형식) 통해 도시락 만들기 콘텐츠를 보여준다. 보기 좋은 부부의 모습과 유행어 '예랑이 점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여성이 남성의 도시락을 만드는 콘텐츠에 대한 불편한 시선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직장인 여성인 유튜버 A는 오전 6시에 기상해 남편 도시락을 만드는 콘텐츠를 만든다. 해당 영상의 댓글은 "부모님 알면 속 찢어지겠다. 고생해서 딸 키워놨더니 하는 짓이 고작 성인 남자 도시락 싸기라니", "본인도 출근하는데 대체 왜 남편 도시락을 싸는 거냐" 등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지적이 과도하다는 반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재하는 유튜브 공간에서 남편의 도시락을 싸는 모습 하나만을 가지고 '가부장제의 단면'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오히려 획일적인 사고를 강요하는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한 누리꾼은 댓글을 통해 "사회적 파장으로 인해 가부장적 사회로 회귀할까 봐 개인 생활을 검열해야 하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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