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밥’은 까치만 먹을까…달콤한 감 찾아온 귀한 손님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시골에는 정겨운 감나무가 앞뜰과 뒤뜰에 서너 그루씩 심겨 있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엔 시골에 주렁주렁 열린 연시가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고 나무에 매달린 채 온전히 겨울을 난다.
터줏대감 까치는 종종 감나무를 찾아온 새들에게 텃세를 부린다.
흰점찌르레기도 까치의 눈치를 살피면서 전깃줄로 피해 있다가 눈치껏 감나무로 날아들어 잘 익은 연시를 먹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희귀 나그네새 흰점찌르레기 감나무 찾아 ‘별식’ 즐겨
시골에는 정겨운 감나무가 앞뜰과 뒤뜰에 서너 그루씩 심겨 있다. 붉게 익은 연시는 늦가을의 정취를 불러오고 시린 겨울을 달랜다. 먹거리가 흔하지 않던 시절, 익지 않은 떫은 감을 장독 소금물에 담가놨다가 떫은맛이 사라지면 먹고는 했다. 침을 담근다고 했다.
어르신들은 감나무에는 절대 올라가지 말라고 항상 주의를 주었다. 감나무는 가지가 약해 잘 부러져 사고가 발생하는 일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나무 가지 위에는 감을 따기 위한 도구(갈고리가 달린 긴 대나무)가 걸쳐져 있고는 했다.
수확기에는 잘 익은 연시를 모두 따지 않고 일부러 몇 개를 남겨두어 새들에게 나눔을 베풀었다. ‘까치밥’이라고 했다. 지금은 까치가 천덕꾸러기가 됐지만, 옛날엔 동네에 사는 까치를 위해 이렇게 먹이를 남겨뒀다.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인다.
까치는 여전히 연시를 좋아한다. 먹을거리가 풍부한 요즘엔 시골에 주렁주렁 열린 연시가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고 나무에 매달린 채 온전히 겨울을 난다. 새들에겐 잔칫상이다. 연시를 쪼아먹기 위해 모여드는 새들의 모습은 정겹기도 하다.
지난 11월20일 인천시 강화도에서 연시를 쪼아 먹는 찌르레기를 목격하게 되었다. 그중 특이한 찌르레기가 눈에 들어왔다. 희귀 조류인 흰점찌르레기였다. 터줏대감 까치는 종종 감나무를 찾아온 새들에게 텃세를 부린다. 흰점찌르레기도 까치의 눈치를 살피면서 전깃줄로 피해 있다가 눈치껏 감나무로 날아들어 잘 익은 연시를 먹는다.
흰점찌르레기는 찌르레기보다 몸집이 작다. 겨울에는 부리가 검고, 몸은 남빛 광택이 도는 검은색이다. 흰색 점이 온몸에 분포돼 있으며 머리와 목의 흰 반점은 다른 부위보다 작고 조밀하다. 여름에는 몸색이 바뀐다. 부리는 노란색, 몸은 초록빛 또는 자줏 광택이 도는 검은색이다.
흰점찌르레기는 한 마리 또는 작은 무리로 찌르레기 무리에 섞여 이동한다. 군집성이 강하다. 들판, 농경지에서 먹이를 찾는데 잡식성이지만 나무 열매와 곤충을 주로 먹고, 나뭇가지나 전깃줄에 앉아 쉰다. 우리나라를 지나가는 나그네새이며 적은 수가 월동을 한다. 특히 중부와 남부지방에서 관찰되곤 한다.
모든 유형의 구멍에 둥지를 틀며 나무구멍, 전봇대, 건물구멍에 둥지를 짓는다. 카스피해 연안, 바이칼호 주변 등 유라시아에서 번식하고 북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북부, 중앙아시아에서 인도 북서부, 히말라야 서부, 중국 서부에서 월동한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 민주당 결국 분열…제3지대, 정치판 덮을 ‘빅텐트’ 될까
- “이재명 대통령·총선 다수 의석 막으려 범행”…당적 빠진 경찰 발표
- “삼겹살 비계는 1㎝ 이하”…사장님, 정부 지침입니다
- 김건희 특검 거부, 국민에 설명도 없다…국힘 쪽 “특단대책 필요”
- 국힘 쪽 ‘김구 비하’ ‘여성혐오’…민주 “한동훈 사과해야”
- 한동훈 “재판지연이 방탄 수단…재판기간 세비 반납 입법”
- 이재명 “증오정치 끝내야”…피습 8일 만에 첫 메시지 [영상]
- 2023년, 지구 역사상 가장 더웠다
- 윤 “재건축 아주 확 풀겠다…다주택 징벌적 과세 너무 잘못”
- 김정은 “대한민국은 주적…전쟁 피할 생각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