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도시락 싸주는 노예"… 유튜버에 누리꾼 갑론을박

박예진 인턴 기자 2023. 12. 14.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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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랑(예비 신랑)이 점심', '새벽 6시 도시락 싸는 주부' 등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는 여성의 요리 콘텐츠가 가부장체를 부추기고 여성의 역할을 남편 보조로 축소 시킨다며 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편 점심 만들기 유튜브, 뭐가 문제냐면요'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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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락 콘텐츠, 가부장제 부추겨
사랑으로 싸주는 것 "문제 되지 않아"
여성의 요리가 성역할로 국한되지 않기를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예진 인턴 기자 = '예랑(예비 신랑)이 점심', '새벽 6시 도시락 싸는 주부' 등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는 여성의 요리 콘텐츠가 가부장체를 부추기고 여성의 역할을 남편 보조로 축소 시킨다며 이에 대해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편 점심 만들기 유튜브, 뭐가 문제냐면요'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이 글은 지난 8월 한 시민 A씨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로, 최근 온라인상에서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글에서 A씨는 "'예랑이 점심' 콘텐츠 속 '자발적 사랑'과 '행복한 부부' 너머에는 다른 맥락이 숨어 있다"며 "부부의 사적인 사랑도 사회 구조 안에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아침 7시에 집을 나서는 남편에 맞춰 새벽 5시에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각종 제철 음식으로 채운 도시락은 사실 익히 봐왔던 '가부장제'의 단면이다"고 말하며 문제를 꼬집었다.

그는 "남성은 일과 존중, 여성은 요리와 정성이라는 단어로 애정을 표현하는 게 이상적인 부부 모델로 굳어진다면 사람들의 인식 속에 가부장제가 회귀할 것이다"며 "천사 혹은 참된 아내라는 말이 칭찬이 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이 채널을 보고 살뜰히 내조하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게 되지 않을까. 요리 실력에 대한 감탄이 좋은 아내 프레임에 여성을 가두고 내조하지 못하는 여성에게 죄의식을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라고 당부했다.

A씨는 맞벌이하는 여성이 남편의 도시락을 싸주는 콘텐츠에는 특히 더 격렬한 반응이 일었다고 세간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이 여성 노동권의 표어가 되는 현실에서 맞벌이 여성 배우자의 도시락이란 초과 노동의 초과 노동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며 "결국 여성의 밥상을 받는 남성이 최고라는 말, 결혼해서 '큰아기·큰아들'이 되는 남성은 언제나 돌봄과 가정일에 무지해도 된다는 시그널이 유튜브를 통해 침투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A씨의 글이 확산하면서 일부 온라인에서는 A씨의 글에서 언급된 유튜버를 향한 비하가 쏟아졌다. 한 여성 전용 커뮤니티에서는 "혼자서 시종 짓 하고 살아라", "밥 해주는 노예 자체", "무식한 애들은 백날 말해도 모른다. 시종을 자처한다", "가부장제 체제 선전에 앞장선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반면 문제가 없다는 누리꾼들도 있었다. "새벽 6시든 밤 6시든 서로 간에 합의가 됐다면 괜찮은 것 아니냐", "일방적으로 시킨다면 문제겠지만 사랑하는 마음에서 도시락을 싸주는 게 왜 문제가 되냐", "유튜버 부부의 상황을 알지도 못하면서 비하하는 것은 오지랖"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ejin061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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