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광대병원 간호팀, 중환자실 환자 '섬망' 대폭 줄인 사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학술대회서 우수상 수상 '기염'

중환자실 환자의 '섬망' 예방 활동을 통해 섬망 발생률을 10% 이상 줄이고 간호지식도와 간호수행도는 크게 높였다는 한 대학병원 간호팀의 실증 자료가 나왔다.

의학용어인 '섬망(譫妄·delirium)'은 갑작스런 환경에 따라 중환자실 환자의 주의력 저하나 인지기능 저하, 비체계적인 사고 등이 발생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원광대병원 내과중환자실 이태신 책임간호사는 '중환자실 환자의 섬망 발생 감소 활동'과 관련한 올해 QI 활동 결과 초록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2023년 가을학술대회'에 제출한 후 구연발표를 통해 최근 우수상을 받았다.

▲원광대병원이 발표해 우수상을 받은 섬망 개선 효과 분석 ⓒ원광대병원 자료 캡처

원광대병원 성인 중환자실 5개 부서가 공동 진행한 자료에 따르면 중환자실 입원환자 1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섬망발생률은 23%였으며, 중환자실 간호사 141명을 대상으로 한 섬망 지식은 69.5점, 섬망 간호수행도는 3.7점이었다.

5개 부서는 이와 관련해 섬망발생률 10% 감소와 섬망지식도 75점 이상, 섬망간호수행도 4.0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목표를 정하고 개선활동에 착수했다.

섬망 원인과 증상, 간호관리, 예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근무를 시작할 때 환자에게 간호사 소개와 함께 달력과 시계를 보여주며 날짜와 시간에 대한 인식을 제공했다.

▲섬망 개선 전략과 활동 사례 ⓒ원광대병원 자료 캡처

또 가족사진과 편지, 환자에게 익숙한 물건을 침상 곁에 두고 환자 본인이 평소 장착하는 안경과 보청기를 가져오도록 해 화이트보드로 환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데 활용했다.

그 결과 한 달간 조사한 중환자들의 섬망발생률은 12%로 뚝 떨어졌고, 간호사들의 섬망지식과 섬망 간호수행도는 각각 84.1점과 4.2점으로 크게 상승했다. 5개 부서와 간호사들이 적극 나선 결과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간호사팀은 이와 관련해 섬망에 대한 중요성 인식을 향상하고 섬망예방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또 중환자실 매뉴얼에 섬망도구 측정방법과 예방활동의 표준화를 만들어 첨부해 간호사에게 교육을 할 필요가 있고, 섬망의 위험요인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중환자실뿐만 아니라 일반병동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광대병원 간호사팀은 섬망환자 관리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 간병인 등의 참여로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 내년에도 이런 주제로 QI 활동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원광대병원(병원장 서일영)은 최재창 행정처장을 비롯해 교직원 20명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의료질향상학회 2023년 가을학술대회에 참석했다.

원광대병원은 이날 열린 가을학술대회 주제별 구연 부문에서 ‘중환자실 환자의 섬망 발생 감소 활동’ 등 2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23년 한국의료질향상학회 가을학술대회에는 전국 병원에서 접수한 1258편의 QI 활동에 대한 초록 중 300편의 초록 당선자를 선정해 구연발표를 시행했다.

▲이태신 간호사가 '중환자실 환자의 섬망 발생 감소 활동'과 관련해 발표를 하고 있다. ⓒ원광대병원

원광대병원은 당선된 6편의 초록 중 5편의 QI 활동을 구연 발표해 그 중 2편의 QI 활동이 주제별 구연우수상에 당선된 것이다.

가을학술대회에 참석한 정찬숙 간호사는 "타 병원의 QI 활동을 직접 구연발표 또는 포스터로 접하면서 병원마다 의료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재창 행정처장은 "한국의료질향상학회의 가을학술대회는 안전하고 질 높은 의료환경을 만들어가는 의료기관들의 열정과 노력이 담긴 행사"라며 "빠르게 변화해가는 의료환경에서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환자안전이 무엇보다 소중하기에 의료질향상학회의 학술대회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기홍 기자(=익산)(arty1357@naver.com)]